다시 봄이 올 거예요 -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 창비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월 11일 토요일 광주전남숲해설가협회 숲기행은, 세월호 천일순례 중 820일째 걷기에 동참했다.

숲협회 식구들께 드릴 따뜻한 백설기를 찾아 택시를 타고 광주여대 주차장으로 달렸다. 숲협회 상임대표와 사무국장, 꽃씨와 뚱딴지 팀장, 고구마깡샘과 회원 가족 등 16명이 모였다.

9시 광주여대 주차장에 모여 세월호 천일순례 조끼를 입고, 어등산 동자봉-산정약수터-석봉-호남대에 이르는 약 4킬로 산행을 시작했다. 우리지역 김광란구의원도 나와서 출발 전 단체사진을 찍어주고 어등산 입구까지 함께 했다.

재작년 6월부터 무릎이 아파 산행은 엄두를 못내는데 천일순례에 동참하고자 용기를 냈다. 떡 찾으러 갈때도 무릎이 아파 절룩거렸는데, 다행히 산행하면서 통증이 사라졌다.

마법의 붓으로 그려논 어등산의 설경에 와아~와아~ 황홀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무를 흔들어 눈을 뒤집어 써도 좋았고, 비닐썰매에 몸을 맡기고 뒹굴어도 좋았다. 눈세상은 애어른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즐겁고 신나는 모양이다.

눈쌓인 산을 오르며 나눠먹은 곶감과 육포도 맛났고, 함께먹은 점심은 식구라는 유대감을 더했다. 막걸리와 와인까지 준비한 손길에도 감동이다.

선발대를 따라 잡기 힘들 땐 숨을 고르며 걸음을 멈추고, 겨울눈과 눈맞추며 해찰했다. 애기를 업은 듯한 때죽나무 겨울눈을 루페로 들여다보고, 매달아야 될 잎의 형태와 크기에 따라 나뭇가지 굵기와 길이가 다른 것에도 주목했다. 자연의 섬세하고 오묘한 신비는 알면 알수록 경외감을 더한다.

전날 눈이 많이 왔는데도 의외로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등산객 중에는 세월호 노란조끼를 보고 앞치마가 예쁘다는 말도 했지만, 천일순례 의미를 알고는 좋은 일 한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소소한 일상에 찾아온 깜짝 이벤트 같은 설경을 만끽한 천일순례는 2시 30분 호남대본관 앞에서 마무리했다.

지극히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함께하지 못하는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생각하며, 안전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자는 작은 다짐으로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는다.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진실이 밝혀질 봄은... 그리 멀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