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부시카의 인형 - 미국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87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니~~ 이럴수가!
출판일이 2008년 3월 25일, 벌써 1년이 된 책인데 올라온 리뷰가 하나도 없다니, 패트리샤 폴라코 매니아들, 다 어디로 가셨나요? ^^ 이러는 저도 자칭 패트리샤 폴라코 매니아인데 죄송합니다.ㅜㅜ  

패트리샤 폴라코의 책은 따뜻한 감동이 흐르는데, 이 책은 기존의 책과 패턴이 좀 다르네요. 감동보다는 유머가 있다고 해야 할까요? '바부시카'란 러시아 말로 '할머니'라는 뜻이니, 이 책 제목은 '할머니의 인형'이 되는 거네요. 자~ 같이 살펴볼까요.^^ 과일바구니를 들고 할머니 집에 놀러 간 나타샤, 할머니는 반겨주시만 할 일이 많아 같이 놀아주지는 못하네요.



할머니는 빨래하느라 바쁜데, 나타샤는 그네를 밀어달라 수레를 태워달라 난리예요. 나타샤가 원래 버릇없는 아이는 아닌데 기다리는 걸 유독 싫어한대요. 할머니가 염소 먹이를 줄때도, 염소 먹이는 나중에 주고 먼저 밥을 달라고 야단이네요. 인자한 할머니는 부드럽게 타일러요. 염소들은 직접 챙겨먹지 못하니 먼저 먹이를 줘야 한다고요.^^ 



할머니랑 점심을 먹다 선반 위의 인형을 보게 된 나타샤는 갖고 놀고 싶대요. 할머니가 어려서 갖고 놀던 인형인데, 딱 한 번밖에 안 놀았다네요. 왜, 날마다 갖고 놀지 않고 딱 한 번만 갖고 놀았을까요?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나타샤가 지금 갖고 놀면  딱 좋겠다며 내려 주었어요. 빙그레 미소를 머금고 가게에 갔다 올 때까지 인형이랑 놀고 있으라며 나가셨어요. 



할머니가 나가시자, 발딱 일어선 인형은 춤을 추더니 밖에 나가서 놀자고 소리 치네요. 깜짝 놀란 나타샤 얼결에 따라 나와 이리 뛰고 저리 뛰었어요. 더 이상 숨이 차서 달리지 못할 때까지. 하지만 인형은 계속 소리치며 더 놀자고 말해요. 

"일어나, 나타샤! 당장 일어나! 난 더 놀고 싶단 말이야!" 
나타샤가 그네를 밀어준다고 하자
"더 세게 밀어 줘, 난 더 높이 올라가고 싶어."
나타샤는 정말 지쳐버렸어요.
"더 밀어 줘, 나타샤, 더 밀어 줘, 더 높이 높이 밀어 달란 말이야!" 
나타샤가 엄소 수레에 태워준다고 달래자
"좋아, 나타샤. 대신 느릿느릿 가면 안 돼!
내가 그만 하랄 때까지 게속 끌어 줘야 해. 알았지? 그만 하랄 때까지야!" 

 

지친 나타샤는 화가 났지만 배고프다 밥 달라는 바부시카의 인형에게 밥을 차려 주었어요. 인형은 차를 엎지르고 수프를 주르륵 쏟더니 국수 가닥을 휙 집어 던지며 식탁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어요. 그리고는 옷이 더러워졌다며 나타샤에게 빨래를 시키고 다림질이 잘 못 됐다며 막 야단까지 쳤어요. 지치고 서러운 나타샤는 막 울었어요.
"난 아직 어린애란 말이야, 네가 그냥 인형이었으면 좋겠어." 



그때 할머니가 돌아왔고, 서러운 나타샤는 바부시카의 인형이 못되게 굴고 마구 부려먹었다고 일러 바쳤어요. 할머니 나쁜 꿈을 꾸었다며 달래주었지만, 정말 나쁜 꿈을 꾼 걸까요? 할머니는 인형을 아무때나 갖고 놀아도 된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나타샤는 다시는 안 갖고 논다고 도리질을 쳤어요.ㅋㅋ 할머니가 어려서 왜 딱 한 번만 가지고 놀았는지, 인형을 내려주며 왜 빙그레 웃었는지 그 비밀을 알게 됐어요.^^ 



할머니는 인형을 선반 위에 도로 올리며 인형에게 속삭였어요.
"너, 오늘 한바탕 신나게 잘 놀았나 보구나."
인형은 할머니에게 눈을 찡긋 하더니 다시 보통 인형으로 돌아갔고, 나타샤는 그때부터 착한 아이가 되었다네요.ㅋㅋㅋ 

패트리샤 폴라코는 자신의 추억들을 그림책을 풀어내는 작가라, 바부시카의 인형도 패트리샤의 추억 속에서 건져올린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어요. 폴라코도 어려서 떼쟁이였을까 살짝 의심을 해봤어요. 아니면 자신의 아이 중에 고집불통 떼쟁이가 있어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냈는지도 모르겠지만, 할머니를 내세워 부모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책이네요.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을 똑같이 하는 바부시카의 인형 때문에, 나타샤는 자기가 할머니늘 얼마나 곤란하고 힘들게 했는지 깨달았겠죠? 고집불통 떼쟁이 아이가 이 책을 본다면, 마치 거울 속의 자기를 보는 것처럼 깨달을 것 같아요. 자의식이 싹트기 시작하는 아이가 무조건 요구하고 보챌 때, 이 책을 슬쩍 읽어주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것 같아요. 화내거나 야단치지 않고 가만가만 타이르는 할머니의 태도는 엄마인 우리가 본받아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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