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책 읽는 가족>http://www.bookfamily.or.kr/html/index.php에
'배려'란 글을 올리고 댓글놀이를 했었다. ^^


채인선님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이란 책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아름다운 가치 24가지를 선정해
그 사례들을 사전 형식으로 수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이 눈높이에 적합한 사례라서 충분히 공감한다.



배려란,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손전화를 꺼 두는 것.
배려란, 화분을 햇빛이 드는 곳으로 옮겨 주는 것.  
          '이 화분은 발이 없으니까 내가 옮겨주어야지. 햇빛을 쬐고 싶을 테니까.'
배려란, 아기 동생이 곤하게 잠을 자고 있을때 떠들지 않고 조용조용 노는 것.
배려란, 텔레비전 켜기 전에 책을 읽고 있는 형에게 먼저 이렇게 묻는 것,
           "형, 나 텔레비전 봐도 돼? 내가 좋아하는 만화 영화가 곧 시자가거든."
배려란, 산책로에서 자전거가 지나갈 때 한쪽에 서서 길을 비텨주는 것.
배려란, 친구를 위해 걸음을 천천히 걷는 것, 걸으면서 같이 이야기하는 것.
배려란, 감기에 걸려 하루 종일 누워 있어야 하는 동생의 마음을 잘 살피는 것.  
           '놀러 나가고 싶지만 슬기가 잠들 때까지 옆에서 책이나 읽어야겠다.'
배려란, 밥 먹을 때 할머니께서 잘 드시는 음식을 할머니 가까이 놓아 드리는 것.
           '할머니는 눈이 어두워 앞에 놓아 드리지 않으면 잘 못 보시니까.'
배려란, 엄마가 전화 받으실 때 목소리를 낮추는 것.

-----이렇게 책에 나온 것들을 몇 개 읽어주고, 4학년 아이들과 같이 해 봤었죠.^^

배려란, 하나 남은 물건이 있는데 여럿이 사고 싶을 때 내가 안 사는 것.
이기심이란, 내가 아이스크림 사먹으면서 싼 걸 사먹고, 남은 돈을 다 갖는 것.
책임이란, 내가 방학 때 화분에 물주는 당번을 잘 하는 것.
기쁨이란, 내가 칭찬카드를 30장 받는 것.

배려란, 달리기에서 진 친구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
이기심이란, 엄마께서 친구 선물사라고 주신 돈을 싼 것 사고 나머지는 내가 짤라 먹는 것.
책임이란, 동생이 어지럽힌 것을 내가 정리하는 것.

시험이란, 친구 것을 보면 안 되는 복습, 100점 맞으면 기쁨 두배, 틀리면 후회 2배인 것.
기쁨이란, 우리반에서 나혼자 상장을 받는 것. 학년이 끝날 때 용돈이 500원씩 올라가는 것.
              
책임이란, 내가 그린 용돈계획표대로 일주일에 천원만 쓰는 것.
시험이란, 산더미 같은 문제지를 쌓아놓고 죽어라 공부하는 것.
이기심이란, 남들보다 빨리 먹으려고 급식실에서 새치기 하는 것.

행복이란, 길에서 500원짜리를 보았을 때, ‘500원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어야지!’
자신감이란, 아빠랑 개울물에서 물고기를 처음으로 낚았을 때 ‘이제 나도 물고기를 낚을 수 있다!’

자신감이란, 색종이를 접을 깨 계속 실패하다가 성공했을 때 ‘와아 됐다’
약속이란, 동생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꿀밤을 맞기로 하고 진 사람이 꿀밤을 맞는 것
행복이란, 부모님께 효도할 때 부모님이 행복해 하시니까  ‘내가 이제 효녀가 다 됐구나!’

----------------그리고 책읽는 가족이 단 댓글 중에 우수작으로 뽑힌 댓글은~
고우니(책읽는 가족3) 2008.05.28 11:57:59  

배려란, 책 쓴 사람, 책 만든 사람, 책 읽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
이기심이란, 다른 사람의 서평을 가져다가 슬쩍 자기 독후감으로 바꿔 내는 것
책임이란, 열심히 책을 읽고 좋은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꼭 소개시켜 주는 것
시험이란, 최종 교정지를 갖고 사장님께 올라가는 것
기쁨이란, 내가 만든 책을 작가 선생님이 좋아라 하고, 독자들도 좋아라 하는 것

----------그래서 이분께 책을 한 권 선물했는데, 신청한 책이 굉장한 책이었다.

네팔을 비롯한 여러 개발도상국가에 3,000개의 도서관을 지은 자선사업가 존 우드의 에세이. 존 우드는 빌 클린턴이 '말보다는 행동하는 사업가'라며 엄지를 치켜세운 사람, 오프라 윈프리가 세상을 변화시킨 20명의 인물 중 하나로 꼽은 사람, 주먹구구식 자선사업에 혁신을 도입한 인물이다.

이 책 설명을 보고,
존 우드야말로 인간에 대한 '배려'를 실천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내가 1980년부터 인천(부펑)에서 다녔던 교회는 종탑의 다락방에 도서관이 있었지요.
교회를 가려면 버스를 타고 가야 했는데도 도서관이 좋아서 다녔지요.
도서관에 소장된 모든 책의 대출카드(책 뒤에 꽂혀 있었죠)에 내 이름 올리는 게 목표였던...^^
그래서 '책의 달'이면 다독자로 뽑혀 책 선물도 받았고,
1987년부터 2년간 교회도서관 사서로도 일했어요.
당시로는 파격적인 선교활동으로, 농촌이나 섬지방에 도서를 보급하는 일을 했어요.
교회당보다 교육관을 먼저 짓고, 당시 일만권의 장서를 DDC분류로 대학도서관처럼 운영했지요.
이 책 소개를 보면서 20년 전의 일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지금도 마을도서관을 꿈꾸고, 오늘도 우리집이 작은 도서관 역할을 하고 있다지요.
마을도서관이라면 이 책, 히말라야 도서관을 꼭 갖고 있어야겠죠?

그래서 오늘 저한테도 선물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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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5-30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일을 해냈군요. 히말라야 도서관! 눈에서 별이 총총입니다.
순오기님의 마을 도서관에서도 빛이 나요. ^^

순오기 2008-05-30 20:05   좋아요 0 | URL
참~ 세상은 이런 사람이 있어서 살맛 나겠죠!
우리나라도 찾아보면 훌륭한 일을 한 사람들이 많을텐데...그런 걸 알려서 자긍심을 한뼘이라도 보태면 좋겠어요.

뽀송이 2008-05-3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진 벤트 하셨군요.^^
전 정신없이 바쁜 바람에 늦게서야 구경했답니다.^^
<가치 사전>, <히말라야 도서관> 담아 갑니다.^.~

순오기 2008-05-31 10:08   좋아요 0 | URL
벤트를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어떤 분이 이틀간 게시판을 도배하길래...한 승질하는 제가 걍 볼수가 없잖아요.ㅋ
그래도 승질을 부릴 순 없어서 우아하게 '배려'란 글을 올린거였어요.^^
그랬더니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고...당첨자를 뽑자는 댓글에 내맘대로 선정했지요. 도배하던 분도 충분히 느끼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