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수업 한달 8차시 중에 한번은 일기쓰기를 한다. 그날이 그날인 초등생의 일상에서 일기감을 찾는 훈련과, 같은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풀어내는 차원에서 필요하다. 어제 일기를 쓰게 했더니, 수입소 문제를 글감으로 삼은 아이들이 다섯이나 되었다. 정부가 무식한(?) 수준으로 보는 국민중에 가장 어린 초등생들도 알 건 다 알더라~~~~ 그런데 왜 그들만 모를까? 정말 몰라서 그딴 짓을 했다고 믿는 국민은 한사람도 없겠지만 말이다. 아이들 일기를 보면서 여기가 5월 정신이 살아있는 '광주'가 확실하구나 새삼 느꼈다. 녀석들~ 제법이다!

<광우병 이야기>  3학년 김건희
(건희는 자기 일기장을 '피터'라고 이름 짓고, 피터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일기를 쓴다)

  피터야, 내가 오늘 들려줄 이야기는 광우병에 대해서야. 아참 광우병은 미국산 소고기가 대통령이 바꾸(뀌)기 전에는 30개월 된 소는 수입하지 못했어. 그런데 대통령이 바꾼(뀐) 뒤는 30개월 된 소도 수입을 할 수 있게 됐어. 그래서 그 소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려, 바로 이것이 광우병이야. 그런데 광우병은 아주 무서운 병이야. 정말정말 무섭지. 그 이유는 광우병에 걸리면 죽어버려. 정말 무섭지? 그런데 광우병이 낫는 약을 아직 만들지를 못했어.
다른 것도 있어 무엇이냐면, 이명박이라는 대통령이 있어. 그 대통령은 우리만 광우병 걸리는 소고기를 주고 이명박 대통령은 비싸고 좋은 한우고기를 먹어. 정말정말 짜증이 나지. 나도 화가 나 빨리 대통령을 바꿨으면 좋겠어. 재미있었니? 다음에도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게.

>> 접힌 부분 펼치기 >>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4학년 김현경(위의 일기 쓴 건희의 누나다)

  미국에서 30개월 이상 된 소도 수입한다고 했다. 그래서 국민들이 반대를 했다. 나도 반대한다. 그 미국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이 걸릴수도 있는데 치료약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며칠 전 TV뉴스를 보았다. 뉴스에서는 우리나라 온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고 있었다. 나도 갈 수 있다면 그곳에서 가서 촛불을 들고 반대를 외쳤을 것이다. 나는 진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전에는 우리나라 경제를 살ㄹ린다고 해 놓고선 아예 국민들을  죽이는 것 같다. 국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먹고 이명박 대통령은 돈 많아서 비싼 한우고기를 먹는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광우병>  4학년 정윤혜

  미국산 쇠고기는 좁은 곳에서 사는 소가 광우병에 걸려서 우리 한국으로 온다는 생각은 정말 끔찍하다. 더 어이없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은 좋은 한우고기를 먹고, 미국에서는 쓰레기가 되는 것까지 마구마구 우리나라로 보낸다는 것이다. 그럼 이명박 대통령은 좋은 한우고기를 먹어서 건강하고, 우리나라는 미국의 쓰레기를 청소해주니까 피해 입는 건 우리다! 어서 빨리 안전한 우리나라 쇠고기를 마음 펴니 놓고 먹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반대!" 난 지금도 빨리 서울로 올라가서 미국산 쇠고기 반대하는 것을 시민들과 같이 외치고 싶다. 
(아이들이 광주에서도 촛불시위를 한다는 건 모르고 있어서 알려줬더니 토요일에 가겠단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정부의 책임>   5학년 유정균

  요즘 뉴스에서는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문제가 많이 나온다. 내가 들어봤는데 미국 정부는 광우병 위험이 있는 소고기를 우리나라에 수출하려고 한다. 충격적인 것은 미국 정부는 벌써 인간 광우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나라 소에는 아무 이상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더구나 미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광우병 소를 수출하려는데 우리 정부가 쇠고기 협상을 잘 못했다.
  나는 정부가 하는 일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벌써 한달이 넘게 사람들이 촛불 시위를 하고 데모를 해도 꿈쩍도 않는 정부가 나쁘다고 생각한다. 도대체 정부는 시(국)민의 안전이 중요할까? 아니면 돈이 중요할까? 책임감 없는 정부가 미워진다.
만약 내가 정부라면 시(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미국에서 광우병 위험이 있는 소고기는 절대 들여오지 않을 것이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한 아이는 휭~ 가벼려서 미처 복사하지 못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글샘 2008-05-29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아이들은 아직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모르는군요. ㅠㅜ
정부가 하는 일이 이해가 가지 않으니 말입니다. 대통령이 정부임을...ㅠㅜ
그놈들이 가장 책임감 없는 놈들임을...
때마다 의병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나라가 이 땅임을...

순오기 2008-05-29 12:25   좋아요 0 | URL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알려면 좀 더 커야겠죠?
그래도 세상 돌아가는 걸 알아 듣는 초등생들이 기특하잖아요.^^

전호인 2008-05-29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들도 귀가 뚫린 인간일 진데 어찌 모르겠습니까. 모르는 체 옛날 하던대로 다시 곤봉 앞세워서 조지면 된다는 생각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넘들이니까 문제인 게져. 똑같이 듣고 말하고를 하는 인간이거늘.....그들에게 정녕 너희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에 속하기는 하냐 라고 묻고 싶습니다.

순오기 2008-05-29 12:26   좋아요 0 | URL
정말 뭐 하자는 인간들인지...쩝!

마노아 2008-05-30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광주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 아이가 고학년이라고 가장 글을 질서있게 썼네요. 아휴, 애들 보기 부끄러워요.

순오기 2008-05-30 20:0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역시 1년의 차이가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다르게 하죠.^^

뽀송이 2008-05-31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같아서는 우리나라 온 국민이 울화병에 걸릴 것 같아요.ㅡㅜ
뉴스만 봐도 답답... 한창 꿈을 먹고 자라야 하는 어린 친구들이 이렇게 아픈 현실에 마음을 다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픕니다.

순오기 2008-05-31 10:00   좋아요 0 | URL
정말~ 아이들이 존경할만한 대통령을 갖지 못한다는 게 너무 슬퍼요.
이건 대통령이 완전 애물단지에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