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선생님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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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굉장히 좋아하는 책인데, 아이들은 글씨가 작고 많기 때문에 선뜻 읽지 않는다. 5월 15일 방과후수업에서 1,2학년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다. 저희들이 좋아하지 않는 책이지만, 그래도 선생님이 읽어준다니 관심을 보였다. 제대로 다 읽어주기엔 좀 길어서 목소리를 가다듬고 적당히 간추려서 읽어주었다. 15분 이상 걸렸는데도 제법 긴장감을 갖고 집중하는 모습에 뿌듯했다. 읽어준 후 자연스레 독후활동을 했는데, 의외로 편지를 쓴 아이들이 많았다. 스승의 날이어서 편지라는 형식이 아이들을 끌어당겼는지도 모르겠다.^^

어른들은 첫머리에 나오는 책에 꿀을 발라 빨아먹게 하는 유대인 교육방식에 감탄하는데 아이들은 별 관심이 없었다. 살짝 그쪽으로 대화를 끌어내려고 유도해 봐도 별 반응이 없었다. 쉐마~ 교육을 모르는 아이들이라 별 호응이 없구나 생각하고 넘어갔다. 나는, 트리샤가 외할머니랑 밤하늘의 별을 보며 풀밭에서 나누는 삶과 죽음에 대한 대화가 감동적이어서 눈물까지 글썽였는데, 아이들은 전혀 감흥이 없었다. 단지 그런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슬펐겠다는 동감 정도였다. 역시 눈높이에 따라 관심과 감동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아이들이 폴커선생님처럼 친절한 선생님을 얼마나 목말라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우리 교육 현장에서 이렇게 친절한 선생님을 만나기 어렵다는 반증인 것 같아 왠지 씁쓸하고 아이들이 짠했다. 아이들의 솔직한 편지로 우리 교육현장을 살짝 들여다 보고, 선생님들은 좀 더 친절하고 상냥한 선생님이 되리라 반성과 다짐을 같이 해보자.^^

-트리샤에게-    2학년 이선우
  트리샤야! 넌, 5학년 때에도 글을 읽을 수 없었잖아. 그러면 어쩌니? 그런데 다행이다. 조지 펠커 선생님이 있었잖아. 나도 그렇게 친절한 선생님이 있었으면 좋겠어. 난 야단치는 선생님을 만났는데...... 넌, 정말 좋겠다. 그런데 에릭이라는 애는 정말 나쁘다. 우리반에도 그러는 애가 있어. 재혁이라는 애인데 날 자꾸 때린다. 얘 나쁘지? 
넌 정말 작가가 되어서 대단하다. 나도 더 잘해 봐야겠어. 

 

-폴커 선생님께-    2학년 이찬혁

  폴커 선생님은 참 친절하시네요. 지금 폴커 선생님이 있었으면 나도 더 똑똑해질텐데... 폴커 선생님은 특별하시네요. 왜냐하면 자신 없는 학생에게 용기를 줄 수 있으니까요.  폴커선생님 우리 만날 때 웬만하면 저한테도 용기를 주시지 그래요? 폴커 선생님은 옷차림이 멋지시네요. 얼굴도 미남이시고. 저도 옷차림 멋지게 하는 법하고 어떻게 얼굴을 멋지게 하는지 가르쳐 주세요. 폴커선생님은 왜 트리샤를 도와주신 거예요? 그게 제일 궁금해요. 폴커선생님, 만나면 왜 트리샤를 도와주었는지 얘기해주세요! (선생님의 역할이  잘 못하는 아이를 가르치고 도와주는 거란다~ 보충설명을 해주었지만, 아이들이 선생님의 친절을 받아보지 못해서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ㅠㅠ)
 

-고맙습니다 선생님-    2학년 정성안

  트리샤는 일곱 살에 유치원을 다녔는데 말을 더듬고 글을 쓰지도 못했다. 내가 유치원 때도 받아쓰기를 조금 틀리기도 했다. 트리샤는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서 좋겠다. 나는 이제까지 그런 선생님을 만난 적이 없는데...... 나도 그런 선생님을 만났으면 좋겠다. 우리 선생님은 공부를 가르쳐주기는 하는데 화나면 세게 때리신다. 그리고 어쩔 때는 아이들에게 좋게좋게 말하다가 말을 안 들으면 화낸다. 나는 그런 선생님은 싫어한다.  

 

-폴커선생님께-   2학년 최나람
  폴커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최나람이에요. 폴커선생님은 트리샤의 마음을 알고 계셨나요? 저는 커서 화가가 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훌륭한 선생님이 될 거에요. 제가 지금 선생님이라면 폴커 선생님처럼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글자 공부도 잘 시켜줄 거예요. 또 제가 트리샤라면 선생님에게 ‘글자 공부를 시켜주세요.’라고 말하고, 선생님에게 글자공부를 열심히 배울 거예요.

  저는 선생님이 너무 좋아요.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본받아서 아이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하고,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 거예요. 폴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2학년 임호영
  내가 트리샤라면 지긋지긋하겠다. 왜냐하면 글씨를 못 읽으니까. 내가 싫어하는 친구들은 모두 에릭이다. 내가 1학년 때 선생님은 폴커선생님이랑 비슷하시다. 지금은 내 1학년 때 선생님이 6학년 선생님이시다. 그 선생님은 좋은 분이시다. 선생님이 우리 반으로 오면 좋겠다. 우리 형 반 선생님은 친절하시다. 내가 우리 형 반에 갔을 때 선생님이 무엇을 주셨다. 뭔지는 기억이 안 난다. 나는 에릭 같은 아이가 되기는 싫다. 왜냐하면 짜증나니까! 나쁜 에릭 메롱, 나쁜 에릭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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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5-2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순오기 쌤!!!
ㅋㅋ ^*^

순오기 2008-05-21 07:5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전호인님!^^

마노아 2008-05-2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쌤께 수업 받고 싶어요. (>_<)

순오기 2008-05-22 02:21   좋아요 0 | URL
^^

알맹이 2008-05-21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글이 너무 예쁘네요;; 중학생도 귀여운데 초등학생은 정말 귀여울 것 같아요. ^^

순오기 2008-05-22 02:22   좋아요 0 | URL
정말 예뻐 보일때가 많지요~~ 그런데 귀여운 악당(?)일때도 많다는 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