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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회사 - 청년백수 파란만장 신입일기
구로이 유토 지음, 육은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코이케텟페이로 인해 사게 된 소설이다. 이 책이 도착했을 때쯤 나에겐 작은 변화가 있었다. 회사에 사직서를 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이 지금의 회사에 도착하는 마지막 책인 셈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 소설은 나와 많은 부분 닮은 구석이 많았다. 내가 신입사원이었을 때 나도 마맨과 같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작고 사소한 부분들에선 그러한 부분들이 더 크게 느껴졌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무도 퇴근하지 않는 사무실에서 멍하니 있기도 했다. 소설 속 이야기지만 실화라고 하니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신문들을 들춰보면 백수청년이 갈수록 늦어난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나도 잠시 서울을 떠나 강원도로 갈 예정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곳은 강원도이다.
아름아름 친구의 소개로 석 달 정도 이곳에서 머무를 예정이다. 서울을 떠나오면서 나는 블랙회사라는 이 소설을 책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한 회사를 5년을 다니면서 적었던 일기와 메모를 챙겼다. 다른 뜻이 있었다기보다는 모든 것을 잠시 손에서 놓고 싶다는 알 수 없는 끌림이 강했던 탓이다. 기차를 타고 오면서 빠르게 읽히는 소설에 정리할 시간을 잠시 미뤄두기도 했다. 어쩌면 그런 느낌을 갖고 싶어 이 소설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와 같은 IT 계통의 사람들.
그는 남자이고 난 여자이고
이 차이만 빼면 모든 모습이 한국의 어느 회사와 비슷하다. 인물들의 이름이 가명이라는 이야기를 어느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다. 이러한 것들을 볼 때면 우리의 마음속에는 이런 마음이 하나씩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업무는 한 사람이 처리하기에는 꼭 무리라고 생각할 만큼 많은 양을 두고 가는 ㄱ 차장님을 볼 때면 마맨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꿋꿋하게(?) 일을 해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니트족 생활이 길어질수록 무기력해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텐데 그래도 마맨은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보기가 좋았다.
그런데 회사생활이 만만치 않은데 문제가 있다. 한계라 불리는 것보다도 더 많은 부분, 나는 마맨의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한다. 그런데 나는 그 한계를 어떻게 해결 했는가..... 그 생각이 들자 머릿속이 삶의 벅찬 느낌으로 가득 찼다  

나를 잠시 잊기 위해 읽기 시작한 소설에서 용기를 얻어 본다. 그리고 마맨의 행동 하나하나에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궁금해하면서 읽었다. 쉽게 잘 읽힌다.
머릿속으로 댓글을 달고 있는 나를 보면서 컴퓨터와 인터넷이 우리의 사회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마맨을 응원하다가 나도 힘을 얻었다.
마맨의 한계를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백수들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은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었다. 나의 동행에 함께 해 준 책이어서 참 고맙게 느껴진다.
3개월을 버틸 곳, 그 곳에서 내 옆에 두고 무기력해질 때마다 아무 페이지나 펼치고 읽어야겠다.
블랙회사, 제목을 입 안에 굴려본다. 참 알싸한 느낌이다. 다시 그런 곳으로 들어갈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소설을 다 읽고는 어느 정도 마음이 정해졌다.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 마음먹은 것은 쉽게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일단은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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