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
마이클 셰이본 지음, 이선혜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나에게 여름,

여름이란 단어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아이스크림처럼 이가 시리도록 차갑지만 달콤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일탈]이 주어지는 시간.이다.

이런 뜨거운 여름에 읽게 된, 갈팡질팡하는 뜨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아트와 그 친구들의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쪽으로 튀어! 1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읽은 이야기 중에

가장 화끈하고, 뭉클하며, 모락모락 무언가가 샘솟게 하는

엉뚱한 가족의 깜찍한 이야기.

 

우울할때마다 배를잡고 쓰러졌던 부분을 들춰보고 싶어진다.

두려울때마다 물컥물컥 가슴속에 무언가를 차오르게 하던 용기있는 지로를 떠올리고 싶어진다.

가끔 혼자있고 싶을때마다, 가족은 함께있든 떨어져있든 무언가로 가족이 되는 것 같다는 지로의 멘트를 떠올리겠다.

 

"남의것을 훔치지 않는다, 속이지 않는다, 질투하지 않는다, 위세부리지 않는다, 악에 가담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나름대로 지키며 살아왔어. 단 한 가지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 있다면 그저 이 세상과 맞지 않았던 것 뿐이잖니?"

"그게 가장 큰 문제 아냐?"

 

세상과 맞지않는, 특별한 아버지를 둔 6학년 지로는 괴롭기만 하다.

툭하면 공무원과 싸우질 않나, 가끔씩 시커먼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집 주위를 돌아다니며 감시를 하지 않나, 대단한 책을 쓴다면서 뒹굴거리기만 하고, 수학여행 비용에 불만이 있다면서 학교에 찾아가 큰소리를 내지 않나.

듣기만해도 한숨이 나오는 아버지다.

 

그런 아버지가 좋기만 한 [나]란 독자는 어떻게 된걸까?

 

무언가 마음속에 불끈불끈 샘솟지만,

이내 현실과 타협하며 자기합리화를 하곤 하는 나란 인간의 마음을 뻥 뚫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씩,

 

"이 세상에는 끝까지 저항해야 비로소 서서히 변화하는 것들이 있어. 노예제도나 공민권운동 간은 게 그렇지. 평등은 어느 선량한 권력자가 어느날 아침에 거저 내준것이 아니야. 민중이 한 발 한 발 나아가며 어렵사리 쟁취해낸 것이지. 누군가가 나서서 싸우지 않는 한, 사회는 변하지 않아. 아버지는 그중 한 사람이다."

 

이런 뭉클한 이야기를 쿨하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오쿠다히데오란 작가에 큰 선입견이 있었다.

너무 유명한 작가란 타이틀에 대한 거부감이랄까.

하지만 명성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법.

대충읽고 넘겨버린 공중그네도 다시 꺼내 보게 만드는 남쪽으로 튀어!의 위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드 feed
M. T. 앤더슨 지음, 조현업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만약,

피드의 세계속에 살고있다면,

 

피드를 읽는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물음.

피드의 세계속에 살고 있는 나.

 

피드는, 미래 - 어쩌면 영화속에서 가상으로 만들어보는 홀로그램속 세상, 그래 생각만해도 눈이 휘둥그래지는 그런 막연한 미래의 모습일지도 모르지만, 직립보행을 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끊임없이 [편의]를 위해 [부]위해 우리의 삶의 모습을 바꾸며 살아온 현 인류에게 곧 닥쳐올 미래일지도 모르겠다.

공상과학 만화나 S/F영화속에서나 등장할법한, 이 아니라 어느새 우리 속에 스며들어있는 그런 미래. 각자 뇌에 피드를 장착하고, 내가  사고하는 즉시 피드넷을 통해 제공되는 수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살고있는 우리들. 얼마나 편리한가.

난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에네미 앳더 게이트와 제 5원소가 오버랩되었다. 불과 몇 년전에 영화속에서 등장했던 장면들이 현실이 되어있는 피드의 세상.

더이상, 컴퓨터가 부속품 아니 필수품도 아니고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세상.

내 뇌속에 컴퓨터를 집어넣는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친구들과 함께 달나라로 여행을 떠난 타이터스는, 우연히 바이올렛이란 소녀를 알게된다. 그리고 운명처럼 이 두사람은 해커에 의해 피드를 손상당하게 된다.

피드의 회복. 피드 기술자의 치료.

몸이 아픈데, 컴퓨터프로그래머가 치료를 해 준다는 것, 얼마나 우스운일인가.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기술이 생명존재에 관여한다는 일은,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피드세대로, 어렸을때부터 피드에 익숙해진 타이터스에게 피드의 부재는 어쩌면 생명의 부재와도 같은 것이었을지 모른다. 반면, 성숙하고나서야 피드를 장착하게된 바이올렛에게 피드가 있는 삶은 어떤의미였을지.

 

함께있어도, 각자에게 채팅을걸고. 마약을 먹는대신 사이트에 접속해서 멜이란 상태를 즐기고, 어디를가든 무언가를 생각하든 그 즉시 상품의 정보가 내 눈앞에 나타나는 세상.

대화의 부재, 문자의 부재. 사고의부재.

 

피드를 읽으면서, [부재]가 갖는 여러가지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챕터.

바이올렛의 상태를 퍼센트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약간 슬프기도.

89.1%--------- 50%---------

피드의 활성화율.

그리고 그녀의 생명이 남아있는 시간.

 

우리는 대체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미래의 에필로그. 그 끝을 이렇게 비관적으로만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내가 지금.

피드의 세계에 살고있지 않음에 감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쇼퍼홀릭 1 : 레베카, 쇼핑의 유혹에 빠지다 - 합본 개정판 쇼퍼홀릭 시리즈 1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신데렐라. 백설공주, 효녀심청, ...

누가 이런 이야기를 진부하다고 하는가?

 

 

대책없는 쇼핑킬러 레베카.

뜨는동네 풀햄에 살고있지만 사실은 거의 친구집에 얹혀사는 신세. 경제지 기자라고는 하나 시시한 경제 칼럼이나 금융상품 홍보등을 주로 다루고, 그녀 말 대로라면 대충 시간을 때우며 설렁설렁 일해도 되는 그냥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게다라 일에 비해서 꽤 높은 급여를 제공해주는 곳에. 그리고 그녀의 인생을 뒤바꾸지 못하는 매 챕터마다 제시되는 은행으로부터 날아오는 친절한 대출금 상환 통보 편지들... 레베카의 일상생활은 직장에서 대충 시간을 때우고, 적립포인트를 쌓기위해 어이없는 상품들을 죽--- 구매하거나 이런저런 핑계들을 붙여서 쇼핑을 한다. 그리고 쇼핑의 결과물로 날아오는 청구서를 몰래 버리고, 은행에서 오는 편지들을 무시하며 피해다니고 심지어 편지가 자기를 모독했다는 반발의 답장을 보내는 쇼핑중독. 쇼퍼홀릭이다.

그, 러, 나

누가 그녀를 미워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나, 여자든 남자든, 나이가 많건 적건 쇼핑에 대한 욕망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집 안 가득히 옷을 쌓아놓아도 무엇인가 부족한것 같은 느낌.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고싶은 욕심.
 
인간이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를 갖다대며 날 비난한다고 해도, 이 쇼핑이란 유혹을 쉽게 물리칠 수 없다.
 
쇼퍼홀릭인 레베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나의 모습을 들킨것 같아 살짝 민망하기도 했지만, 로또에 당첨된 것도 아닌데, 더이상 숨을곳도 피할 곳도 없을 것 같은 그녀의 인생이, 일과 사랑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 역전을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또 살짝 부럽고, 시니컬하게 뭐 이런 소설이 다있어? 똑같은 결말과 똑같은 과정을 보여주잖아? 라며 독설을 퍼부어 주면서도,
 
절약을 결심하며 고군분투 하는 모습하며, 말도안돼는 핑계들로 거짓말로 어려움을 벗어나는 모습속에서 그녀의 번뜩이는 재치들에 푸핫 웃음을 내뿜고, 쌓여가는 청구서를 해결해줄 수 있는 15대 부타의 수표책에서 자신의 거짓말로 인한 양심의 가책으로 손을 떼는 모습이라든가, 모든것에서 벗어나고싶다며 집으로 도피하는 모습속에서 지극히 그녀다운 행동들로 인해 안심이 되는, 묘한 매력을 연신 내뿜는 그녀.
 
세상이 그녀에겐 너무나 쉽게 풀린다고, 어이없는 신데렐라 짝퉁같은 결말에 침튀기며 항의하고싶지만...
나도모르게,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오기를 기대해 보며,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책을 놓게되는 그런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참을 수 없는 월요일 - 참을 수 없는 속마음으로 가득한 본심 작렬 워킹 걸 스토리
시바타 요시키 지음, 박수현 옮김 / 바우하우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처음, 직장인이 되고나서 절실하게 깨달은 것 한가지는, 바로 아버지들의 위대함 이었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을, 과연 어떤 힘으로 수십 년 버티고 계실까.

그 육중한 책임감을 짊어지고, 더럽고 치사한 사회생활을 기꺼이 마지않는 것일까.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일요일의 소중함] 이었다.

이건 다시 말하면 참을 수 없는 월요일의 증오가 일요일로 조금은 위안을 받는다는 뜻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20-30대 여성들에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쇼퍼홀릭 같은 칙릿 스토리는

매력적이긴 하지만 읽고난 다음엔 무언가 모를 허무감에 휩싸이면서 괜한 자격지심 같은 게 들었다.

참을 수 없는 월요일은, 분명 그런 이야기들과 차별화 된 이야기다.

신데렐라 스토리도 아니고, 명랑만화 스토리도 아니다.

그저 28살 외롭고 쓸쓸한, 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여자 캐리어우먼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이다.

그녀의 일주일을 들여다보면서, 꼭 일본 드라마의 소탈한 모습이 연상되곤 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일상은

따분하지도 지치지도 꽤나 슬프지도 꽤나 기분좋지도 않다. 아..... 나도.... 라는 공감대가 형성될지언정.

 

일부러 매 요일마다 매 요일의 이야기를 읽으려고 노력했다. 나의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를 그녀의 일상과 비교해보면서.

참을 수 없는 월요일이라고 했지만, 어쩌면 그래도 참을 수 있는 또 다른 하루일 뿐이라는 걸,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이야기.

역전 히스토리나 달콤한 러브스토리가 없지만 꽤나 멋진 하루하루들.

 

 

 

 

 

 

나는,

좀 더 무덤덤하게

좀 더 초연하게

좀 더 자연스럽게 하루하루를 보내길 바라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