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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고용절벽 시대가 온다 - 4차 산업 혁명은 일자리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이노우에 도모히로 지음, 김정환 옮김 / 다온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오늘날 기술이 진보하는 속도를 보면 사실 무섭기까지 하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생각되는 새로운 기술은 몇 개월만 지나면 벌써 퇴보되고 더 좋고 더 진보된 기술이 세상에 깔린다. 익숙해지려 하면 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우리들에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가끔 혼동스럽기도 하다.
가장 쉬운 예로 핸드폰 역시 그렇다. 신상품이라고 구매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새로운 상품이 팡팡 세상에 찍어 나온다. 당연히 성능은 상상을 초월하고 앞으로도 계속 진보될 것이 예상된다. 누구나 공감할 것 같다. 가끔 "핸드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란 말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핸드폰이 잠시 내 옆에 없으면 불안증을 느끼기도 한다. 모든 기록, 연락처, 사진, 일정들이 내 핸드폰에 고스란히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의 뇌는 텅 빈 상태로.
2030 고용절벽 시대가 온다는 이 책의 제목은 이제 새롭지 않다. 많은 책들이 AI 나 제4차 혁명 시대, 고용절벽 시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딴 세상 다른 별 이야기를 하는 듯하지만 이 세계가 우리 지구 상에서 현재 어딘가에서 계발되고 구축되고 있는 as is 현황들이다. 두렵지 아니한가. 그렇다고 이 모든 걸 멈출 수는 당연히 없겠지 싶기도 하다.
경제와 사회의 모습이 크게 바뀌게 될 미래에 대해 조금이나마 앞서 생각하고 덜 충격을 받으려고 이런 종류의 책을 읽게 된다. 세상이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돌아가는지는 알아야 하기 때문이랄까.
저자는 2030년경에는 '범용 인공 지능'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한다. '범용 인공 지능'은 인간처럼 다양한 지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인공 지능이다. 인간과 같은 수준의 지적 행동을 하는 인공 지능이 실현되어 보급된다면? 상상만 해도 무섭다.
이미 자연스럽게 기존에 있던 일자리들이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택시, 택배 배송 기사, 트럭 운전기사 등은 자율 주행 자동차나 인공지능 탑재 드론이 대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은행의 텔러 역시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항상 그랬지만 요즘 다시 비정규직 해고에 대해 말이 많다. 내가 잘 사용하는 쿠팡 역시 비정규직들을 빨리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빨리 해고하거나 하는 기사를 읽었다. 쿠팡맨의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를 로봇이 대체한다면 그 많은 인력들은 당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범용 인공 지능이 보급된 끝에 찾아올 세계는 모든 사람이 풍요롭게 살 수 있는 유토피아일까, 아니면 일부가 풍요를 독차지하고 나머지는 가난해지는 디스토피아일까? 그것은 우리 자신이 어떤 미래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pg13
이 책은 크게 5장으로 나뉜다. 1장은 인류 대 기계라는 대립 축을 둘러싼 최근 화제거리를 소개하고, 2장은 2045년경까지 인공 지능이 어떻게 진화할 것이며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지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3장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4장은 제4차 산업 혁명 이후의 경제에 대해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5장은 4장의 예상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노동이 사라진 미래의 세계에 기본 소득이 얼마나 적합한 제도인지에 대해 언급한다.
저자가 예상하는 미래에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기보다는 컴퓨터 공학전공을 하고 거시 경제학을 가르치는 이노우에 도모히로 교수가 전망하는 미래는 어떤 것인지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이런 책을 요즘 접하다 보니 우리 아이들의 육아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창의력을 외치면서 여전히 주입식 교육을 시키는 학교, 학벌이 중요한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은 하지만 여전히 특목고를 보내기 위해 선행학습 시기가 앞당겨져 초등학생 때부터 무리한 교육을 시키는 학부모, 미래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돈을 열심히 벌어놓아야 할 것 같아 양육보단 돈을 선택해서 집에는 들어오지 않고 일만 하는 부모들, 외로운 아이들을 생각하며 혼란스러움과 착잡함을 느끼며 이 책을 읽었다.
긍정적이고 편리해 보이는 인공 지능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고 새로운 기술에 충격을 덜 받기 위해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미래를 미리서 책으로나마 만나보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고용 절벽 시대가 올 미래를 대비해서 앞으로 내가 어떤 일자리를 만들고 어떤 교육을 자녀들에게 시키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