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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안도 다다오 지음, 이기웅 옮김 / 오픈하우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같은 동양문화권에 살면서 그것도 동시대사람으로 사는 이가 이처럼 사고가 유연하고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조금 더 솔직하게 얘기하면 건축가로서의 재능과 사회적 평판때문에 이 책의 가치가 올라간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런 삶을 살아 온 사람을 만났기때문이다. 

  

게다가 건축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순전히 자신의 관심과 노력을 통해 재능을 발견하고 꽃 피울 수 있다는 것은 거의 천재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그의 삶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억압된 사회, 계층간의 이동이나 자식이 부모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 금기시 된 일본사회에서 어떻게 이단아가 될 수 있었나가 가장 궁금했다. 

정해진 틀 속에서만 가치를 인정받는 현시대의 한국의 실정과 맞먹는 일본의 수직적이며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꺾이지 않고 부러지지 않으며 자신이 가고자 한 건축의 길을 가는 안도의 모습에서 지나온 많은 시간과 세월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학에 진학할때도 안정적이면서도 연봉이 높은 학과에 지원서를 내야했고 졸업하기 전에 취업을 완성해야하기에 부단히 자신을 정형화된 선배들의 모습에 끼워 맞추려던 그 어줍던 노력들, 그러면서도 깊은 고민 속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들.... 

안도의 예술추구적 삶 가운데서도 발견한 이 모든 고민들... 

사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 된다면 이 세상엔 모든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현실에 지쳐 자신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좌절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안도의 도시방황에 나타난 것처럼 가장 작은 공간에서 자투리시간과 교재 한 권을 사기 위해 날마다 서점의 제일 밑 바닥에 그 책을 숨겨 놓고 반드시 사겠다고 결심하는 것처럼 그런 시퍼런 오기와 용기가 있다면 지금 시작해도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어느 정도는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책이 정말 특이하게 구성이 되어 있다.은박의 진하고 넓은 테두리가 있어서 눈이 쉽게 피로해지지 않으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휴식을 하는 기분으로 즐기면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이 여름의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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