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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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이라는 제목 때문인지 이 책은 여름에 읽고 싶었다. 독서모임도서로 선정되어 읽기 시작하였지만 때마침 지금의 계절이 여름이라 책의 내용과 날씨가 잘 어울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하늘색 책표지, ‘여름‘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게 이 소설집에 담긴 담편들은 읽으면서 자꾸만 멈칫하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야기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읽고 싶어 하루에 한 편씩만 읽었다. 처음 읽을 때보다 여러번 읽을수록 더 마음깊은 곳을 울릴 것 같다. 이야기마다 인물들은 저마다의 상실을 경험하고 있는데 그 상실의 경험들은 여러번 곱씹어야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덮었지만 다시 한 편 씩 내용을 되새기며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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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 헤어지는 건 어른들도 잘 못하는 일 중 하나이니까. 긴 시간이 지난 뒤, 자식에게 애정을 베푸는 일 못지않게 거절과 상실의 경험을 주는 것도 중요한 의무란 걸 배웠다. 앞으로 아이가 맞이할 세상은 이곳과 비교도 안 되게 냉혹할 테니까. 이 세계가 그 차가움을 견디려 누군가를 뜨겁게 미워하는 방식을 택하는 곳이 되리라는 것 역시 아직 알지 못할 테니까.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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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곱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바로 이 사실, 다른 어떤 것보다 이 사실이야말로 우리 가족을 다른 가족들과 다르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학교를 가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 P12

나는 진이 페이를 벅스피크 꼭대기에 처음 데려갔을 때, 난생처음 저 아래 읍내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그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경험을 맛본 순간의 엄마를 가끔 상상해 보곤 했다. 사람들은 아주 멀리 있었다. 산에 비해 보잘것없이 작고, 바람이 그들의 속삭임을 모두 날려 버렸다. - P56

삶을 이루는 모든 결정들, 사람들이 함께 또는 홀로 내리는 결정들이 모두 합쳐져서 하나하나의 사건이 생기는 것이다. 셀 수 없이 많은 모래알들이 한데 뭉쳐 퇴적층을 만들고 바위가 되듯이.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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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땐 ‘과거‘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나오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나를 지나간 사람, 내가 경험한 시간, 감내한 감정 들이 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ㄷ.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표정의 양식으로, 분위기의 형태로 남아 내장 깊숙한 곳에서 공기처럼 배어 나왔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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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커의 시간은 나쁜 짓을 저지른 자들을 사냥하는 데 고스란히 바쳐졌고, 언젠가는 선이 악을 무찌르리란 사실을 데커는 알았다. 결국, 그렇다고 믿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켐퍼의 말마따나 내 일을 계쏙할 수 있다는 확신을 잃고 말 테니까. 때로는 그냥 믿는 수밖에 없어. - P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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