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에 비하면, 이번<일곱개의 회의>에는 중심이 되는 주인공이 없다.
이케이도준의 소설을 읽다보니 몇가지 특징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일본소설들의 특징이 될 수도 있지만, 내용들의 공통점들이다.
1.등장인물의 성장배경이 꼭 나온다. 가족구성원, 학교공부, 이 직장을 선택하게 된 배경
2.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의 위치와 형태 등 지리적인 특징에 대해서 소개한다.
3.퇴근후 술문화에 대한 설명이 있다. 시원한 맥주 한잔, 그리고 일본주 등등
4.불륜에 대한 일반화???, 남자인물은 유부남이고, 여자인물은 미혼인데, 회사안에서 비밀연애를 한다.
5.주인공과 가까운 회사내 정보통이 존재한다.
이것말고도 많은 것 같은데, 대충 이렇다.
항상 소설속에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서 힘들게 성공을 목표로 하는 인물과 주변동료들에게 가차없는 피한방울 나지 않는 차가운 인물들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도리'가 살아남는 것 같다. 인간으로서의 자기가 해야 할 '도리'를 하는 사람은 항상 최후에 웃는 것 같다.
나름 명대사들을 뽑아 봤다.
p19. 분명 아버지 말마따나 내 인생을 개척할 사람은 나 자신이리라. 하지만 지금까지 인생을 '개척해왔다'라는 느낌은 전혀 없다. 보잘것없는 월급쟁이라는 광차를 타고 때로는 급커브에 농락당하면서 떨어지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매달렸을 뿐이다. 아니, 애초에 개척할 정도의 가치도 인생의 깊이도 없었던 게 아닐까. 이제 하라시마는 그것마저 의심스러웠다.
p83. 하나에 얼마 하지도 않는 나사로 나라 전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먹고사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시대든 이 일로 큰 돈벌이를 할 수는 없었으리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나사를 만드는 인간에게는 한결같음이 요구된다. 단골거래처의 희망을 충족시키며 튼튼하고 오래가는 나사를 공급한다. 창업자인 미사오 로쿠로부터 선대 사장 고로를 거쳐 이쓰로에 이르기까지, 사업의 부침은 있었어도 나사를 만드는 한결같은 마음만은 단단히 계승해왔다고 생각한다.
p.232 하지만 닛타는 덤벼들지 않았다. 그런 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느지를 모르는 저능한 인간이나 하는 짓이다. 이 나라에서 싸움으로 이기는 것은 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p.325 "영혼을 판 남자의 말로가 고작 이거냐" 핫가쿠는 기타가와에게 경멸 어린 시선을 던졌다. "야, 가짜 사자. 말해봐, 너한테 사노나 사카도를 탓할 자격이 있어?"
p.400 기타가와가 왜 그랬는지 마음속 한구석에서 이해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과연 나라면 기타가와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물론 이런 가정법에 의미가 없다는 것은 잘 안다. 죄는 죄이다.
p.446 이 남자가 어떻게 보통이 아닌 영업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가. 핫카쿠는 이제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형에 대한 경쟁의식과 패배,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은혜와 의리, 어찌할 수 없는 가정사정...... 협소한 정신 구조 속에서 발버둥 치면서 현실 도피를 할 수 있을 만큼 느슨한 사람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