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장폴 뒤부아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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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독특한 책입니다.

그래서 행복하기도 하죠^^

다른 나라 문화를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을 읽을 때면 설레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지명들과 음식, 사람들 얘기들이 꼭 영화를 보는것 같기도 하고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특히 소설을 읽다보면 날씨에 집중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소설속의 날씨들이 과거의 경험과 종종 오버랩되는 느낌을 받거든요

평행이론처럼?

어쨌든 좋은 느낌을 다시 경험하게 해줬기 때문에 당연히 좋습니다.

이 소설 초반부에는 주인공 가족의 죽음에 대한 얘기가 진행된다. 할아버지, 외삼촌, 엄마,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빠의 사망이다.

그리고 주인공의 직업이 특이합니다. 의사지만 실질적인 밥벌이 수단은 펠로타라는 스포츠 선수입니다.

벽을 향해 공을 튀겨 상대방을 공격하는 스포츠로, 스쿼시와 비슷한 경기이다. 프랑스와 인접한 스페인 바스크(Basque) 지방에서 유래한 전통 스포츠로 코트에서 공을 손이나 라켓, 배트 등을 이용해 경기를 펼친다. 그러므로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많이 행해지는 경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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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적으로는 프랑스에 태어난 주인공인 나는 현재 플로리다에 살고 있다.하지만 마지막 아빠의 사망으로 프랑스로 가게 되는데요,

따뜻할 것 같은 가족이라는 관계는 이 소설속에서 오히려 서로에게 무관심하며 상처를 남기죠. 그래서 주인공은 죽음의 기운이 자신에게 둘러붙지 못하게 하려고 벗어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노력은 펠로타라는 스포츠선수로 낯선땅이지만 고향으로부터 먼 플로리다에 주인공을 보낸 것 같네요^^

가족들이 보여준 서로에 대한 무관심과 삶에 대한 무기력한 모습들은 주인공이 우연찮게 바다로 갔다가 유기된 왓슨이라는 개를 만나면서 바뀌게 되죠.

아빠의 사망소식은 마치 예고된 것처럼 다가왔고, 이 지구상에 자신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현실속에 왓슨은 많은 위로를 주게 됩니다.

사람이라는 가족이 주지 못한 사랑과 따뜻함을 왓슨이 주는 상황이죠.

주인공이 가족에 대한 그리움보다 상처를,

밝음보다 어두운 부분을 마주할 때면 안타깝고 슬프면서,미워하는 마음이 쓰렸습니다

내가 이 사람과 닮은 점이 대체 무엇인가?

...

그것은 이제 이 지상에 나 홀로 남았다는 사실이었다

69쪽. 시체안치소에 자살로 죽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p.12 그들은 분명 자기네 유전자 가운데 최악의 것, 그 찌꺼기 염색체를 내게 옮겨놓았을 것이다

아버지 죽음을 뒤로하고,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 엄마와 외삼촌에 대한 기억, 그리고 아빠에 대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자라면서 이 가족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들을 떠올립니다.

마이애미 행 비행기 표를 손에 넣기 위해, 아버지의 그림자가 깃든 의학공부를 지워버리기 위해, 주가시빌리의 뇌조각과 갈리에니 남매의 멈춰버린 시간들을 잊기 위해 반드시 붙잡아야 할 기회였다.

퍼프가 내게 할애한 시간은 시즌이 열리는 두 달이 전부였다.

내 삶에 앞서 생존문제가 걸린 시즌이었다. 내가 자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지 여부가 두 달 동안 열리는 경기에 결판나게 되어 있었다

p.167 펠로타선수로 일류선수가 되기 위한 경기를 앞두고

주인공 폴은 가족에게 드리워진 굴레를 스스로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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