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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 1089 ㅣ 씨앗읽기
노형진 지음, 김병하 그림 / 바나나북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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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달리는 쫄깃쫄깃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동화책 <비밀번호 1089> 입니다. 두 아이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면서 즐거워합니다. 이 아이들과 비밀번호 1089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쫄깃쫄깃한 이야기를 찾으러 가봐요.
#노형진 글 #김병하 그림
차례
책의 줄거리
현준이는 열한 살이다. 학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서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른다. '1089'. 현준이는 이를 '십중팔구'라 부른다. 엄마 아빠는 아직 퇴근하지 않았을 테니까. 언제나 현준이를 맞이하는 건 캄캄하고 텅 빈 거실이다. 얼마 전까지 할머니랑 같이 지냈지만, 고모네 아이가 태어나서 아이를 돌봐주러 가셨다. 현준이는 혼자여서 게임도 실컷하고 재밌을 것 같았지만,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어둠 속에서 외롭고 슬퍼졌다. 엄마 아빠가 일하시며 바쁜 걸 알면서도 친구들에 비해 과제물을 챙기기도 힘들어지고 학원을 빠져도 모르는 엄마 아빠를 보니 어쩐지 마음 속에서 불길이 일어났다가 울고 싶어졌다가 한다.
학원을 빠진 현준이는 놀이터에서 우연히 같은 반 성우를 만난다. 친하게 지내지 않았는데 그날따라 현준이는 성우와 성우의 여동생과 같이 놀며 시간을 보낸다. 성우는 여덟살 때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셨다. 아빠가 생계를 책임지며, 동생을 돌보는 것은 성우 차지가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성우네 집에서 밥까지 먹게 되고, 자신보다 좁은 집에 살면서도 성우 아빠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세 사람의 모습에 현준은 부러워진다.
그러는 와중에 현준의 생일날이 되었다. 오늘만큼은 자신을 챙겨줄 것이라 기대하며 부모님의 퇴근을 기다렸던 현준이는 빈손으로 들어온 부모님과 말다툼을 하게 된다. 이윽고 "엄마 아빠는 나 하나도 안 중요하잖아. 오늘이 내 생일인데 아무도 기억 못하고 정말 엉망진창이라고!" 소리지르며 엉엉 울어버리는데..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아이는 열한 살이지만 아직 어려요. 엄마 아빠의 품이 그리운 나이입니다. 주인공 현준이는 바쁘게 일하는 엄마 아빠를 이해하는 듯해도, 캄캄한 밤에 텅 빈 거실에 홀로 있어야 하는 외로움에 화도 나고 눈물이 나기도 해요. 엄마 아빠가 하는 일에 양가 감정을 가져요. 왜 나랑 못 놀아줄까, 왜 내가 먼저이지 않을까. 맞벌이를 하는 부모라면 누구나 다 고민하는 부분일 거예요. 우리 아이가 이러한 생각과 감정으로 힘들어하진 않을까 하고요.
최근 한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맞벌이를 할 수 없는 사회 구조라며 쓴 글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보통 학령기 전의 아이들은 어리니까 엄마들이 1차적으로 직장을 포기합니다. 그러나 어떻게서든 버텨보려는 엄마들이 있겠지요.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유치원,어린이집보다 일찍 하교합니다. 아이의 하교 이후에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직장에 다니기 힘들어지며 2차적으로 포기하는 상황이 와요. 그래도 일과 육아를 양손에 쥐어보려는 엄마들의 노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초등 고학년이 되어도 아이는 여전히 엄마 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나이가 많다고 직장에서는 아이와 관련된 일로 빠질 경우 눈치를 줍니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 결국 버텨던 엄마들마저도 직장을 포기하게 되는 현실을 말하던 글이었어요.
이 동화속에서 현준이의 엄마는 본인의 꿈이었던 잡지사 편집일을 맡으면서 너무나도 바빠집니다. 아들의 생일날까지 잊어버리게 되지요. 아이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함께 엉엉 울었던 현준 엄마는 어떻게 했을까요? 다행히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습니다. 동화 속에서는 아이와 타협이 되어요. 현준이도 알고 있어요. 자신은 그저 엄마 아빠와 좀더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을 뿐이라는 걸요. 그리고 엄마 아빠도 현준이를 위해 직장과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을 조정하려고 애씁니다.
현준의 부모님은 어떻게 하는 게 더 현준이를 위한 길인지 고민을 합니다. 현준이 아빠는 현준이를 위해 인라인 스케이트 타는 법을 배웁니다. 같이 타고 달리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입니다.
아빠는 현준이에게 말해요. "연습할 때 느낀 건데 마음이 기울어도 넘어지기 쉽더라. 몸도, 마음도 중심을 잘 잡아야 바람을 느낄 수 있어." 현준이도 아빠의 근사한 말을 들으며 마음의 중심을 잡는 법을 깨닫습니다.
맞벌이를 포기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어쩔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현준의 부모. 세상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 다 같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아이의 마음을 한번 더 보듬어 주게 될 거예요. 아이도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느낄 테고요. <비밀번호 1089> 동화책을 아이들과 부모님께 추천합니다.
이 책은 출판사를 통해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