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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도시 ㅣ 물구나무 세상보기
안토니오 보난노 지음, 이정주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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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달빛을 스칠 때 낡은 입체경으로 보면 나타나는 모자 도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표지부터 독특한 모자 도시는 눈길을 끕니다. 바다 위에 섬 하나가 솟아 올랐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집니다. 이 아슬아슬한 섬 위에 지어진 집들. 세차게 부는 바람이 모든 걸 날려버린다는 모자 도시예요.
이 그림책을 쓰고 그린 #안토니오 보난노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항구도시인 카타니아에서 태어났어요. 작가의 삶이 모자도시에도 영향을 끼쳤나 봅니다. 어린이 책 작가이자 삽화가로 삽화 전시회도 가지면서 현재도 이탈리아 베르가모에 살면서 그래픽 디자니어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모자 도시는 바람이 모든 것을 날려버립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고요. 사람들은 그 바람에 맞서지 않고 순응합니다. 바람을 이용해 그네를 타거나 연날리기 대회도 열어요. 바람은 많은 것을 날리게 합니다, 옷의 무늬도 지우고 기억도 지워버리지요. 사람들은 편지도 바람에 실어 보냅니다. 제대로 전달된 적이 없겠지요. 그런 사람들이 유일하게 집착하는 건 바로 모자예요.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끈으로 꽉 묶고 다니지요. 그러나 모자 역시도 바람에 뺏기고 맙니다. 언젠가 모자를 찾으러 간다며 누군가가 옷으로 하늘을 나는 발명품을 만들어 출발했지만 그 역시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어요.
모자 도시는 바람에 순응하며 사는 행복한 도시처럼 보여요. 그곳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놓치지 않고 싶은 게 있지요.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누군가는 깊숙한 곳에 잘 보관해두고, 누군가는 금고에 넣어두기도 합니다. 여기 모자 도시의 사람들은 모자를 가장 아낍니다. 참 신기한 일이에요. 그들은 편지마저도 바람에 맡겨서 보낼 정도이고, 그들의 기억도 바람에 흩날려 지워진다는데 말입니다.
이 그림책을 보면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당신에게 소중한 건 무엇인가요?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나요? 내 옆에 있는 이들과 함께 한 추억들, 서로에게 나누는 마음을 담은 편지, 사소한 것이라도 잊지 않으려고 담아두는 기억의 물건들 등. 그림책 속에서는 머리 위의 모자는 소중히 여기면서 편지는 상대방에게 도착하든지 말든지 신경을 안쓰는 모습이 나와요. 모자는 끈으로 묶어두지만 한 아이는 바람에 떠나디다가 물품 보관소까지 넘어갑니다. 모자보다 아이가 더 중요할 것 같은데 아무도 그 아이를 신경쓰지 않고 있어요. 모자 도시의 사람들은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잃어버려선 안 될 게 뭔지 모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
모자 도시는 모자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진정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것들에 대해 되묻고 있어요. 각자 어떤 걸 소중하게 여기는지 그림책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모자 도시에 산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위태롭게 보이는 섬 위에서,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상대하며 어떤 지혜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까요? 이 역시 아이들과 생각해 볼 좋은 주제입니다.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모자 도시> 아이들과 함께 읽을 그림책으로 추천합니다.
이 책은 책세상맘수다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지만, 솔직한 저의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