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로 읽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일러스트로 읽는 시리즈
스기마타 미호코 지음, 김보라 옮김 / 어젠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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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일러스트로 읽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천재는 생각보다 우리와 가깝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이하 다 빈치)하면 떠오르는 생각. 천재. 예술가. 건축가. 다재다능. 미술. 모나리자. 이렇게 많은 단어들이 나열된다. 전부 우리와는 거리감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셰익스피어와 더불어 하느님 다음으로 많은 것을 창조했다고 일컬어 지는 명실상부한 천재다. 빈틈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완벽한 모습이 떠오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는 의외로 빈틈이 많고 많은 실패를 겪은 사람이다. 우리의 삶과 매우 동떨어진 판타지 같은 인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일러스트로 읽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다 빈치의 출생부터 죽은 이후까지 그의 삶을 뒤쫓으면 그동안 다 빈치에 관해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되돌아 보게 한다. 책상을 탁! 치면 억! 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릴 거 같았던 그는 굉장한 노력파였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세를 잊지 않았다. 이런 모습은 책에 실린 여러 도면이나 수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책에는 책 제목에 걸맞게 많은 일러스트로 채워져 있는데, 이는 다 빈치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하고 색다른 재미를 준다. 그가 설계한 도면이나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이 그가 살았던 인생을 하나의 길로 거니는 기분이다. 

 


 

 다 빈치를 통해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예술성? 노력? 기발한 생각? 내가 다 빈치를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인생을 즐기는 자세였다. 행글라이더나 낙하산, 수상보행기, 여러가지 무기(실현된 것은 거의 없다) 등 항상 흥비롭고 다채로운 생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데 애를 쓰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예술가라 하면 흔히 고뇌와 갈망으로 가득찬 어두운 모습이 상상되는데 다 빈치에게서 그런 모습은 볼 수 없다. 수수께끼로 가득하고 고독한 천재가 아닌, 자연을 사랑하며 농담하기를 좋아했던 친숙한 다 빈치의 모습은 일러스트로 가득한 이 책과 딱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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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1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1
잭 캔필드.게이 헨드릭스 지음, 손정숙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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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인생을 바꾼 책들에 대해 나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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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할 권리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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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감성에 치우친 수많은 여행 에세이와는 다른 여행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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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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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이 아닌 여행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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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시공 - 책 읽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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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책인시공」책의 신비로운 시간과 공간

 


 

 

책인시공 - 
정수복 지음/문학동네

 

 책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시공을 초월한다는 점이다. 1000년 전에 쓰였던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지금 읽은 책이 앞으로 1000년 후에도 읽힐 수 있다. 한국에서 쓰여진 책이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 읽힐 수도 있고, 미래에는 우주에서 쓰여진 책도 한국으로 날아올 수 있다. 인간의 물리적 힘으로는 닿을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책이라는 간단한 도구로 해결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이 책 안에 담긴 이야기에 관해 생각했다. 여기서 질문 하나를 해보자. 우리는 책이라는 도구의 시간과 공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책을 읽다가 이런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연합군이 독일을 점령 했을 때 지리적으로 독일에 가까운 소련군은 독일의 과학자들을 재빠르게 소련의 연구소로 빼돌렸다. 뒤늦게 독일에 도착한 미군은 독일 도서관과 연구실에 쌓여 있던 책을 본국으로 실어날랐다. 독일 과학자를 빼돌린 소련은 과학기술 경쟁에서 50년대까지 미국을 앞섰지만 독일에서 온 과학자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점차 과학발전의 속도가 느려졌다. 그 반면 책을 실어나른 미국은 그 책을 해독해 수많은 과학자를 교육하여 결국 소련을 앞서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식과 정보의 원천으로서 책은 사람보다 힘이 세고 오래간다.

 

 「책인시공」P. 39 

 

 

 

 

 

 「책인시공」은 책의 시공을 이야기한 책이다. 저자 정수복은 마치 고요히 시간이 정지된 공간을 산책하듯 책을 생각한다. 책이란 무엇인지, 책을 어떤 시간에 읽는지, 인생의 사계에서 읽는 책의 사철 등 신비로운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하듯 책의 시간을 거닌다. 공간 역시 마련해놓았다. 책을 읽는 장소는 집안에서도 다양하다. 서재, 거실 소파, 부엌 식탁, 침대, 화장실, 다락방, 마루 등은 이야기가 주위 환경과 조화되는 영적인 장소와도 같다. 바깥으로 나가면 카페, 지하철, 버스, 배, 비행기, 기차, 호텔방, 바닷가, 병실, 감옥, 묘지 등 온 세상이 책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나만의 보금자리 같다. 

 

 

 김영하의 주인공은 그곳에서 책을 읽으며 이렇게 독백을 한다.

 

  "돈키호테를 생각해봐. 모험을 떠나자마자 친구와 식구들이 책을 불태웠잖아. 그에 비하면 넌 얼마나 행복해? 네가 사랑했던 책들과 여전히 같이 있잖아."

 

 골방, 그곳은 혼자만의 내밀한 독서가 가능한 환상의 공간이다. 그러기에 서재가 없다면 골방에서라도 책을 펼칠 일이다.

 

 「책인시공」P. 154 

 


 


 

 「책인시공」은 빠르지 않다. 비행기는 고사하고 KTX조차 못되는 새마을호같은 속도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수복 씨와 함께 책이라는 특권을 손에 쥐고 시간과 공간을 여행하는 기분이다. 시간의 자유로움과 공간의 탄력있는 근육이 느껴진다. 내가 가지고 있던 시간에 책이란 어떤 시간을 가리켰는지, 내가 보낸 공간에 책이란 어떤 자리를 마련했는지 되돌아가는 과거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앞으로의 시간에 어떤 책이 지나갈지, 앞으로의 공간에 어떤 책이 머물지 미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도서관은 쥐라기의 화석들과 빙하기에 사라진 동물들의 흔적과 여러 겹으로 켜켜이 쌓인 지층을 떠올리게 한다. 도서관은 썩지 않게 처리한 지식의 표본들을 보관하는 지식의 박물관이다. 도서관은 지혜의 보고이며 정보의 원천이다. 그곳은 세상과 우주에 대한 온갖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책의 우주다. 도서관은 사유의 냉장고다. 상하지 않게 잘 보관되어 있는 다양한 사유의 재료들을 꺼내 생각을 요리할 수 있는 곳이 도서관이다. 요리에 필요한 불은 머리에서 나온다. 책 속의 문장에 눈길이 닿으면 냉동되어 있던 생각의 얼음들이 녹아 따뜻해지면서 생각의 아지랑이를 무럭무럭 피어나게 한다.

 

 「책인시공」P. 232 

 

 

 

 

책인시공 - 
정수복 지음/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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