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남녀 - 그림과 영화의 달콤쌉싸름한 만남 12
이혜정.한기일 지음 / 생각정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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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명화남녀」두 남녀의 편안한 예술





 


명화남녀 - 
이혜정.한기일 지음/생각정원



 톨스토이가 만년에 내놓은 예술론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비평가는 설명한다' 니, 대체 무엇을 설명한다는 것인가? 예술가, 만일 그가 정말 예술가라면, 자기가 체험한 감정을 자기 작품 속에서 타인에게 전했을 터인데, 거기서 무슨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 설명해야만 전달되는 예술이라는 건 큰 모순이라고 말했다. 

 「명화남녀」는 그런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톨스토이가 말한 '설명 해야 하는 예술'이라는 오류를 안고 있는 책이 아닐까 싶었다. 「명화남녀」는 영화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술에 관해 이야기 한다. 책 속의 설명으로 이해되는 예술이라면 난 더 이상 예술이라고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예술에는 예술의 기준이 되는 큰 울림 외에도 다른 요소가 있다. 바로 재미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요소다. 아는 만큼 예술이 보인다는 건 모순일지 몰라도 아는 만큼 더 재밌다는 건 확실하다.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라는 그림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이 그림을 봤을 때 그냥 넓적하게 생긴 여자가 옷을 훌렁 벗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시 매춘부들 사이에 목걸이와 구두가 유행했다는 배경지식을 알게 되면 여인의 목에 리본이 묶여 있는 게 매춘을 의미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명화남녀」는 영화나 그림 속의 알쏭달쏭한 상징이나 거창한 예술론을 펼치기보다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재미를 더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예술이라고 한다면 머리부터 지끈지끈한 사람들도 아주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책은 팟캐스트를 통해 그림을 잘 아는 여자와 영화를 잘 아는 남자가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가져왔다. 그래서 책이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문예창작과에서 글쓰기를 배울 때 교수님은 항상 말씀하셨다. 옆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으로 쓰라고, 친구에게 말하듯이 쓰라고 그게 가장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문체라고 말이다. 글을 쓴다고 하면 사람들은 쓸데없이 힘을 주게 된다. 그렇게 무거워지는 문체는 독자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명화남녀」의 대화체는 그런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해소하고 마치 미술 조금 아는 동네 누나와 영화 조금 아는 대학 선배 형과 함께 수다를 떠는 듯한 느낌을 준다. 


 톨스토이가 만년에 내놓은 예술론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예술이란 넓은 의미로는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명화남녀」의 두 남녀는 영화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술에 대한 감정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주고 있다. 그것도 아주 편안하게. 이것 또한 예술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명화남녀」는 훌륭한 예술 도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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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영화 1001 죽기 전에 꼭 1001가지 시리즈
이세기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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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을 보니 최악의 영화도 몇 편 섞여있네요. 애초에 꼭 봐야할 한국 영화가 1001편이나 될리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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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두 번째 이야기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2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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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그 곳의 관광 정보를 알아보는 가이드 북이 아니다. 가지 않더라도 여행을 갖다 온 것처럼 간접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책에 대한 근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여행 책. 정여울의 세심한 문장으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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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전2권 - 본책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 드로잉 다이어리 <My Drawing Diary : The TREE>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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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그리는 일이 곧 마음을 그리는 일임을 느낄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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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Book 아트북 파이든 아트북 2
PHIDON 지음, 이호숙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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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몰라도 상관없다. 아트북을 보는 행위 자체가 예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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