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화장‘, 박민규의 ‘갑을고시원 체류기‘, 정이현의 ‘삼풍백화점‘은 예전에 이미 읽은 단편소설이다. 각 작품을 해당 소설가의 대표 단편으로 삼아도 될 것이라 여겼다. 그렇게 내 멋대로 빼어나다고 생각했었는데 황석영 선생이 뽑아서 진열해놓은 걸 보니 반가웠다.

황정은의 ‘묘씨생‘은 고양이의 관점으로 쓴 소설. 읽는 동안 진짜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놀라운 작품. 이래서 다들 황정은 황정은 하는가 싶다.

박형서의 ‘자정의 픽션‘은 솔직히 좀 유치하고 지루했다. 내재한 에피소드가 별로...

김애란의 ‘서른‘도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다시 곱씹을 만했다. 슬프고 암울한 이야기도 김애란이라는 필터를 거치면 특유의 경쾌함이 느껴진다. 서글픈 경쾌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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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계 전공에 돈 감각 딸리고 숫자 보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회사를 계속 다니고 그 안에서 성장해야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아주 도움이 되는 책. 

회계 왕초보자를 위한 입문서 가운데 제일 나은 것 같다. 대기업 재무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저자가 쉽고 친절하게 핵심을 일러준다.

이 책으로 회계에 대한 문턱을 넘은 뒤 다음 단계로 나아가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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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3분의 2 지점 쯤에 나오는 주요장면, 누운 배를 세우는 과정이 난 너무 지루했다. 그래서 통독으로 건너 뜀. 조선소의 작업과정을 세밀하게 그린 점은 높이 사야겠으나 딱히 매력 있지는 않았다.

최 부장, 정 이사 등 몇몇 등장인물은 호칭이 너무 성겨서 헷갈렸다. 이게 누구였더라? 어느 부서 소속이지? 러시아 소설의 인명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혼란을 줬다. 한두 번 나오는데 굳이 이름 붙인 인물들은 도대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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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제목만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 있다. 장강명 작가의 경장편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내겐 그랬다. 제목 때문에 책에 관심이 갔고 읽기 시작했다.

10년차 초등교사가 쓴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도 이와 비슷했다. (장강명 작가가 SNS에서 언급하여 알게 된 책이다. 이런 신기한 책연이라니!)

읽고 나니, 코드가 맞고 내 또래인 교사친구와 깊은 대화를 나눈 기분이 든다. 이 책은 통계나 학술도구를 이용해 문제의 원인을 실증하진 않는다. 글쓴이의 주관에 의존하여 문제를 인식하고 원인을 추적하며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정교하고 치밀하진 않지만 충분히 공감간다. 교양있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으레 그렇듯.

권력에 취해 또라이짓을 하는 교사, 하급자에게 상납 받은 관리자의 사례는 선량한 대다수에 비해 미미한 일부 미꾸라지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고 싶다. 어느 분야든 또라이와 악당이 있지만 민간기업에 비해 공직, 교직 사회는 정화 속도가 좀 느린듯 하다.

글쓴이가 교원평가 이슈로 투쟁한 전교조를 두고 ˝늘 위를 향해서만 외치는 것 같다. 들을 의지도 이유도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말이다. 들을 의지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들어야만 하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견 밝힌 부분은 핵공감.

우리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글쓴이와 같은 교사를 담임선생님으로 만나길 바라는 건 로또 당첨을 꿈꾸는 것과 다르지 않은 걸까? 부디 내 불안이 터무니 없는 것이길... 수많은 훌륭한 선생님들이 지금도 현장에서 아이들을 묵묵히 가르치고 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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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민하고 재치있는 작가 김영하가 쓴 산문모음. 작가활동 초기라고 할 수 있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내놓은 글들이다. 가볍게 읽기 좋다.

작가의 통찰력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쌓이는지, 내가 보기엔 김영하가 최근에 내놓은 에세이(보다, 읽다, 말하다 3부작)가 이 책에 비해 원숙하고 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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