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탐정 사무소 1
박하민 지음 / 로담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사실 작년부터 장바구니에 담겨있었다. 사고 싶은 마음은 컸으나 중요하고도 필요한 책이 몇 권 있어서 매달 밀려서 결국 3월에서야 샀다. 그것도 1권만 샀다. 3권까지 사면 그것만 읽을까 걱정도 좀 됐고, 3월에도 살 책이 제법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게 술술 넘어간다. 근데 약간 아쉬운 마음이 있다. 주인공이 서로에게 마음이 가는 게 보이는데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추리' 로맨스니까 이해한다. 사건도 여러 사건이 단편적으로 나오는데 좀 길었으면 좋겠다. 추리 소설에서 추리하는 과정을, 주인공이 돋보이는 모습을 매우 좋아하는 독자인 지라 하는 말이다. 1권에 등장한 에피소드 중에서는 경성제국대학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역사적인 고증과 망국의 아픔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후반부로 갈수록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 매우 기대된다. 4월에 2, 3권 정도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동자, 쓰러지다 - 르포, 한 해 2000명이 일하다 죽는 사회를 기록하다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17
희정 지음 / 오월의봄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고 말하고 싶은 것은 별로 없다. 너무 많아서 어느 것부터 이야기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책에서 공감한 문장으로 말과 생각을 대신한다.

 

201

  우리는 서로의 노동과 고용의 지위에 무심하도록 길러져왔다. 노동 3권 한 번 제대로 교육 받아본 적 없고, '자아실현'이라는 추상적인 네 글자를 제외하고 노동이 갖는 가치를 소리 내어 말해본 적 없다. 타인의 노동은 물론 내 노동에조차 무심할 수밖에 없었다.

 

352-353

  영국에서 '기업살인법'으로 첫 유죄판결을 받은 기업은 지질환경 측정회사였다. 노동자가 시험 광구에서 샘플을 채취하다 웅덩이에 빠져 사망한 것이다. 기업에 부과된 벌금은 38만 5,000파운드(한화 7억 원)였다.

  당시 판사는 판결문에 이 말을 덧붙였다.

  "벌금 때문에 회사가 파산한다 해도 이것은 불행하지만 필연적인 결과다."

  회사가 안전관리를 소홀하게 해서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대가로 적절하다는 판결이다. 2007년 시행된 영국의 살인기업법의 벌금은 하한(50만 파운드)만 있을 뿐 상한선이 없다. 벌금 액수가 징벌적인 성격임을 분명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사고가 났다. 이런 소식을 언제쯤 그만 들을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동네서점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서로 책을 교환했다. 나는 [딸에 대하여]를 사주고, [서른의 반격]을 받았다. 그곳에서 책을 구매해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읽고 이야기도 좀 하고 나왔다. 책갈피 적으면 커피 한 잔 공짜로 마실 수 있다는데. 다음에 문구를 생각해서 다시 방문할 것이다. 서점 옆의 빵집도 무척 마음에 든다. 천편일률적인 맛이 아니라 동네 빵집의 독특한 맛, 이라고나 할까. 심지어 가기 전에 들린 카레도 무척 맛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한 여행이었다.

 

다시, 다른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서른의 반격]은 말 그대로 사람이 사는 이야기다. 이런 저런 부당함을 겪은 사람들이 소심하면서도 대담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드라마나 영화처럼 확, 터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장면이 나오고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결말이었다면 더 실망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밑줄 긋기

80~81

“(……) 비판하는 건 쉬워요.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성, 상식을 잣대 삼으면 되거든요. 그런데 인간이 이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순간에 놓이면 존엄성과 도덕, 상식을 지키는 건 소수의 몫이 돼요. 내가 그런 환경과 역사를 통과했다면 똑같이 되지 않았으리란 보장이 있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결국 뭔가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어떤 노력이요?”

적어도 내 몫을 위해서만 싸우지는 않겠다고 자꾸자꾸 다짐하는 노력이요. 마음에 기름이 끼면 끝이니까. 정답이 어디에 있는지는 몰라요. 더 나은 어떤 것을 향해 차츰 다가가고 있기만을 바랄 뿐이죠.

 

80쪽의 문장을 보고 특히나 공감했다. 요즘 한국사를 공부하고 있는데 생각할 지점이 참 많다. 기쁠 때는 한없이 기쁘고 안타까운 순간에는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처럼 슬프다. 굴곡으로 얼룩진 그 역사를 직접 살아간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다음 책으로는 노동에 관한 책과 박시백 작가님의 <35> 만화책 세트를 마련해두었다. 나라를 위해 힘썼으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이 나올 것 같다. 눈에 새기고 마음으로 한 번 불러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딸에 대하여 오늘의 젊은 작가 17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동네서점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서로 책을 교환했다. 나는 [딸에 대하여]를 사주고, [서른의 반격]을 받았다. 그곳에서 책을 구매해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읽고 이야기도 좀 하고 나왔다. 책갈피 적으면 커피 한 잔 공짜로 마실 수 있다는데. 다음에 문구를 생각해서 다시 방문할 것이다. 서점 옆의 빵집도 무척 마음에 든다. 천편일률적인 맛이 아니라 동네 빵집의 독특한 맛, 이라고나 할까. 심지어 가기 전에 들린 카레도 무척 맛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한 여행이었다.

 

먼저 읽은 [딸에 대하여]는 가족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매우 돋보인다. 딸의 연인을 바라보는 어머니, 직장 속 부조리를 보는 모습, 생의 마지막에 대한 생각 등 한 인간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았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없이 선하거나, 한없이 악한 사람은 없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 또 하나 자랑할 만 한 점은 작가님이 사인하고 가신 [딸에 대하여]가 있다고 책방 주인 분이 말씀해주셔서 냉큼 집어왔다. 이런 뜻밖의 우연을 만나면 다음 서점이 또 기대가 된다. 문득 책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공간과 먹을거리에 더 집중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하다.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지만, 읽지 않고는 살아갈 수 있으니까.

 

밑줄 긋기

22

끝이 없는 노동. 아무도 날 이런 고된 노동에서 구해 줄 수 없구나 하는 깨달음.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 그러니까 내가 염려하는 건 언제나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어떤 식으로든 살아 있는 동안엔 끝나지 않는 이런 막막함을 견뎌 내야 한다.

 

149

이 애들은 삶 한가운데에 있다. 환상도 꿈도 아닌 단단한 땅에 발을 딛고 서 있다. 내가 그런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이 애들은 무시무시하고 혹독한 삶 한가운데에 살아 있다. 그곳에 서서 이 애들이 무엇을 보는지, 보려고 하는지, 보게 될지,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사실 고백하자면 [마션]의 영화도 소설도 모두 보지 않았다. 그런데 띠지에 홀려서 무척이나 읽고 싶었고 출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만나게 되었다. 이번 이야기 배경은 화성이 아니라 달이다. 우리가 막연하게 상상하는 곳이기도 하다. 가끔 보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은 몽환적이면서도 깨끗한 표면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상상할 거리가 많다는 뜻이다.


작가는 그런 달에 기상천외한 공간을 창조했다. 주인공인 소녀는 '아르테미스'라는 공간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공동체의 유력한 권력자에게 밀수품을 전달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하면서. 그러다 한 가지 제안을 받게 되고 그것이 바로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다. 여러 인물의 사정이 중첩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물론 천재 소녀인 주인공은 위협 받고 선택의 순간에 이르긴 하지만 결국에는 멋지게 헤쳐 나간다. 주변 인물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다른 사람도 아닌 사이가 나쁘다는 재즈의 아빠가 생각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딸에게 도움을 준다. 훨씬 빠른 시간에 할 수 있지만 최대한 많은 시간을 들여 정성을 다한다. 그녀가 묘사한 366% 이상이 느껴진 순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식간에 흘러 간다. [아르테미스]도 영화로 만들어지면 재미있을 것 같다. 물론 달의 환경을 어떻게 구현할 지가 가장 큰 관건이겠지만, 그것을 해결한다면 굉장한 SF 영화가 탄생할 것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