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 오늘의 젊은 작가 17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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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동네서점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서로 책을 교환했다. 나는 [딸에 대하여]를 사주고, [서른의 반격]을 받았다. 그곳에서 책을 구매해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읽고 이야기도 좀 하고 나왔다. 책갈피 적으면 커피 한 잔 공짜로 마실 수 있다는데. 다음에 문구를 생각해서 다시 방문할 것이다. 서점 옆의 빵집도 무척 마음에 든다. 천편일률적인 맛이 아니라 동네 빵집의 독특한 맛, 이라고나 할까. 심지어 가기 전에 들린 카레도 무척 맛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한 여행이었다.

 

먼저 읽은 [딸에 대하여]는 가족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매우 돋보인다. 딸의 연인을 바라보는 어머니, 직장 속 부조리를 보는 모습, 생의 마지막에 대한 생각 등 한 인간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았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없이 선하거나, 한없이 악한 사람은 없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 또 하나 자랑할 만 한 점은 작가님이 사인하고 가신 [딸에 대하여]가 있다고 책방 주인 분이 말씀해주셔서 냉큼 집어왔다. 이런 뜻밖의 우연을 만나면 다음 서점이 또 기대가 된다. 문득 책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공간과 먹을거리에 더 집중했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하다.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지만, 읽지 않고는 살아갈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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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 노동. 아무도 날 이런 고된 노동에서 구해 줄 수 없구나 하는 깨달음.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 그러니까 내가 염려하는 건 언제나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어떤 식으로든 살아 있는 동안엔 끝나지 않는 이런 막막함을 견뎌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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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애들은 삶 한가운데에 있다. 환상도 꿈도 아닌 단단한 땅에 발을 딛고 서 있다. 내가 그런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이 애들은 무시무시하고 혹독한 삶 한가운데에 살아 있다. 그곳에 서서 이 애들이 무엇을 보는지, 보려고 하는지, 보게 될지,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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