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뉴스
김중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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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작가는 독특한 소재들로 이야기를 만들어 궁금증을 유발하고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또한 그의 문장들은 유머와 위트가 있어 나로 하여금 미소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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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든 룰이라는 것은 참 가혹한 것이다. - P332

어쩌면 스무살이 내삶의 정점이었고 그 이후의 모든 시간은 죽음을 향해 미끄러져 가는 뗏목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 P349

거대한 죽음 속에 아주 작은 죽음이 있다.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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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는 긴 시간이다. 1초 만에 사랑에빠질 수도 있고 1초 만에 죽을 수도 있다. - P224

녀석과 나의 대화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조금씩 빗나갔다. 빗나갔다기보다는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거다. 빗나갔다는 건 서로를 겨냥하고 있어야 하는 거니까. - P226

속도에도 표정이 있다는 걸 나는 조금씩 깨닫고 있었다. 나는 내 속도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내가 걷고 있는 속도, 말하는 속도, 달리는 속도, 민영과 가까워지는 속도, 그 모든 것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각자에겐 자신만의 속도 감각이 있을 것이다. 몸 어딘가에 분명 자신만의 속도계가 있을 테지. - P233

마라톤은 압축을 모른다는 점에서, 달려야 하는 거리를 길게 늘여놓았다는 점에서,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 P240

지루함이 속도의 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41

- 몸이란 건 말야, 의외로 기억력이 좋아. 한 번 입력되고 나면 삭제 버튼이 잘 안 먹혀. 자전거 타는 법을 알아버린 뒤처럼 - P254

삶이란, 따분하고 따분하고 따분한 것이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 P262

적이라는 건 아무 데도 없어. 만약 적이라는 게 있다면 따분함 속에만 있는 거야. 그것만 이긴다면 전쟁에서 이긴 거나 마찬가지지 - P291

우리들 삶도 리필될 수 있는 걸까?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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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동정심이란 때때로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무한하다. - P127

실수는 용서받을 확률이 높다. - P150

솔직히 나는 뭔가를 선택하는 데는 자신이 없다. 선택에 자신이 없다기보다 선택에서 제외된 나머지 것들의 무가치를 자신할 수 없다. - P162

살아 있는 사람은 살아 있기 위해서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법이다. - P200

자전거란 인생을 닮아 있었다. 뒤로 갈 수 없는, 뭐랄까, 전진할 수밖에 없는 삶의 비애랄까, 뭐 그런 게 닮지 않았나 싶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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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디자인을 하든 가장 중요한 순간이 바로 자료를 수집하는 시점이다. 자료는, 너무 많아도 안 되고 너무 적어도 안 된다. 세상에 있는 모든 자료를 수집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순간 상상력이 없어져버린다. 반대로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안도하는 순간 평범한 제품 디자인으로 전락하고 만다. 중용이야말로 디자이너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인 것이다. - P19

어떤 디자이너의 말처럼 라디오란 ‘현세의 규칙 너머에 존재하는 물체인 것이다. 규칙을 무시할 수 있고 시간을 넘나들수 있고 공간을 건너뛸 수 있는 것이 바로 라디오다. - P23

모든 것은 바로 눈앞에 있다. 우리는 손만 뻗으면 된다. - P33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듯하다. - P69

존재가 없으면 버림받을 일도 없다. - P76

어째서 기억이란 것은 매개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온전하게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는 것일까. - P78

오차와 오류는 어디에나 있다. 지도에도 있고, 자동차에도 있고, 사전에도 있고, 전화기에도 있고, 우리에게도 있다. 없다면 그건, 뭐랄까, 인간적이지 않은 것이다. - P80

오차 측량원이라는 직업이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그 단어의 미묘한 울림이 마음에 들었다. 무언가 정의롭고 올바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세상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차 측량원은 말 그대로 오차를 측량할 뿐이었다. - P87

모든 일에는 반드시 원인과 결과가 있는 것일까? 원인이 없는 결과도 있지 않을까? - P87

달이나 별을 보지 않고서는 누구도 자기 위치가 어디쯤인지를 알 수 없다. 위를 올려다보지 않으면 아래에 뭐가 있는지 절대 알 수 없다. - P94

어떤 때는 공간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많은 게 바뀌는 법이란다. - P99

모든 존재의 목표는 그냥 존재하는 것이지 훌륭하게 존재할 필요는 없어. - P99

세상의 끝은 지구가 네모라고 생각했을 때에야 가능한 장소이다. 지구가 둥근 이상 모든 곳이 세상의 끝이다. - P100

진정한 해커라면, 사람의 마음을 뚫고 들어가 심장 속에 들어 있는 핏줄기의 흐름까지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핏줄기의 방향을 거꾸로 돌릴 수 있어야 한다. - P113

인간들의 믿음이란 참으로 허망한 것이다.
인간들의 믿음이란 정보를 기반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이미지가 믿음으로 바뀌는 것이다. 의사는 돈이 많을 것이라는이미지, 변호사는 말을 잘할 것이라는 이미지, 소설가는 담배를 많이 피울 것이라는 이미지, 해커는 지저분할 것이라는 이미지. 인간들은 그런 이미지를 자신의 머리 속에 차곡차곡 저장해 놓고, 그것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실이 모여 정보가 된다. - P116

두려움을 이용한다는 것은 사람들을 쉽게 속일 수 있는 단축키와 같다. - P121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은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 어떤 도구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느냐, 어떤 과정으로 자신의 존재를 하나씩 증명해 나가느냐, 오직 그것만이 문제다. 해킹 역시 창조적인 예술의 한 분야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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