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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05
알베르 카뮈 지음, 김진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의 장례식을 다녀온 직후
나는 일요일이 다 지나갔고
엄마의 장례식도 끝났고
내일은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니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와의 대화에서
저녁에 마리가 와서 자기와 결혼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래도 상관은 없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결혼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나는 지난번에 말한 것처럼 그건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이지만 사랑하는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나는 그런 건 중요하지 않지만 정 원한다면 결혼을 해도 괜찮다는 설명을 다시 했다.
게다가 결혼을 하자고 한 것은 마리이고 나는 그저 승낙을 했을 뿐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재판장에서
이를테면 사람들은 나를 빼놓은 채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참여도 시키지 않고 모든 것이 진행되었다.
나의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었다.
감옥에서
나 역시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모든 고통을 씻어 주고 희망을 없애 버리기나 한 듯
온갖 신호들과 별이 가득한 그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가 가진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이 열린 것이다.
세계가 그렇게도 나와 닮아 마치 형제 같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개를 잃고나서야 개가 자기 삶에 어떤 의미였는지를 깨닫게 되는 살라마노 영감의 모습처럼
뫼르소의 '이방인'적인 삶의 태도, 그리고 사형을 언도받고 난 후
죽음과 삶을 고찰하는 그의 독백을 통해
독자들은 '죽음은 삶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거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당연한 진리. 그리고 진실.
나는 지금 살아있고,
나는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삶은 더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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