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하는 여자들
주진숙.이순진 지음, (사)여성영화인모임 기획 / 사계절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창립 20주년이 된 여성영화인모임이 30년동안 여성 영화인들이 보인 활약과 성취를 기록한 책

<영화하는 여자들>

심재명, 안정숙, 임순례. 박곡지, 채윤희,

전도연, 문소리, 강혜정, 류성희, 최은아,

남진아, 신민경, 박혜경, 김영덕, 제정주,

엄혜정, 김일란, 윤가은, 전고운, 천우희

이렇게 20명의 여성 영화인을 인터뷰한 책이다.

일단 내가 아는 영화인 챕터부터 읽었다.

임순례 감독, 전도연, 문소리 배우, 윤가은 감독, 천우희 배우.


여기 실린 인터뷰중에 가장 흥미로웠고 인상적이었던 인터뷰이는

<방구석 1열>에도 출연하셨던 미술감독 류성희님이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것을 전달하기 위해서 저렇게 배경을 보여줄 수도 있구나.

진짜 멋있다. 라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아요. 166(방구석 사춘기 소녀의 세계를 바꿔놓은 영화 <엘리펀트 맨>)

문화마다 전통이 있고 잘할 수 있는 게 따로 있는데, 내가 왜 시간과 열정을 흉내내는 데 쓰는거지? 169

아니야, 그래도 나는 다수가 보는 영화를 끌어올리는 일을 하고 싶어.

우리 대중영화도 그렇게 후지지 않아. 이정도는 돼. 라고 말할 수 있는 일에 내 시간과 노력을 쓰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172

저는 미술이 두드러지지 않아도 감정이 잘 전달되는 영화들을 좋아했고

저도 그런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뭘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지금 있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보고, 거기서 골라내고 하는 것들이 당시의 저한테는 필요한 작업이었어요. 178

그리고 정.말. 매력적인 배우 천우희 :)

무언가를 창조하려고 고민하는 순간은 괴로워도 재미있잖아요.

그런 순간을 계속 만들고 싶으니까 작품안에서만 살고 싶은 시기도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은 내 삶과 나 자신이 올바륵 중심을 잡아야 연기도 잘할 수 있다고 깨닫게 되더라고요. 380

이 책 읽고나면

보고싶은 영화 리스트가 아주 그냥... 종합선물세트로 따라온다.

오늘은 뭘 보지?!

PS.

근데 여성 영화인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변영주 감독님은 왜 없나요. 힝.

<벌새> 김보라 감독님이랑

<미쓰 홍당무> 이경미 감독님도 빠져서 쪼금 아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보 꼬마 모두를 위한 그림책 32
이마무라 아시코 지음, 사카이 고마코 그림, 조혜숙 옮김 / 책빛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카이 고마코의 신작 <울보 꼬마>


내 인생영화 <토이스토리>가 떠오르던 그림책이었다.

<토이스토리1>에서 장난감을 망가뜨리는 옆집 꼬마나

<토이스토리3>에서 공포의 써니사이드... 만큼의 공포물은 아니었지만

장난감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격하게 다루는 아이의 존재가 공포스러울 수도 ㅎㅎㅎ

(코끼리 귀로 코를 풀고, 사자의 코를 이빨로 물고, 기린의 목을 잡고 던져버리는 꼬마...

응??? 써니사이드에서 많이 보던 장면같은데?? ㅎㅎㅎ)




<토이스토리1,3>과 같은 대탈출극까진 아니지만

이 그림책은 자신을 마구 다루는 꼬마 때문에 가출한 세 인형의 이야기가너무나 사랑스럽게 펼쳐진다.



가출은 했지만 막상 나와보니 낯설고 막막해진 인형들.

그 때 지붕 쥐가 나타나서

그 꼬마가 자신의 인형들이 사라졌다며

울고불고 난리를 친다고 알려주고...



("내 코끼이가 없어, 내 기잉이 없어, 내 사쟈가 없어"

음성지원 되는 대사. 귀여워...)

(결말은 스포하지 않을게요.)


이 그림책을 주원이와 읽으면서 주원이에게

"장난감 입장에서 얼마나 아프고 무섭겠니. 집을 나가고 싶을 정도라잖아."

장난감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준다.

ㅎㅎㅎ


*함께 제공되는 엽서가 인간적으로 너무 귀엽다.

하아... 이 책의 주인공 꼬마를 보니

완전 꼬꼬마 주원이 시절이 떠오르는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상, 몰래카메라였습니다 높새바람 50
강정연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아노

엄마는 그렇게 울음을 터뜨렸다.

딱 아홉 살 소녀였다. 26

누렁이, 자살하다

오상문의 아랫부분은 심하게 긁혀 있었다.

아마도 누렁이가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아무도 몰래 이곳에 와서 문을 열기 위해 부닥히 애를 썼을 누렁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44

까탈마녀에게 무슨 일이

나는 쓸쓸히 집을 나와 눈물과 콧물로 뒤범벅이 된 얼굴을 소매 끝으로 계속 훔치며 동네 여기 저기를 터덜터덜 걸어다녔다.

누나가 언제부터 아팠을까?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은 것 같았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어제까지만 해도? 65

김밥천국에 천사가 나타났다

생각해보니 우리 엄마 아빠도 위로가 필요할 것 같아!

왜 여태 이런 생각을 한 번도 해 보지 못했을까? 92

그냥 무조건 막 힘내라고만 할 수 없다는 거 조금 알겠거든요.

...

하지만 더 나빠지더라도 변하지 않는 건 우리가 가족이라는 거잖아요.

우리 힘내서 더 사랑해요! 95

이상, 몰래카메라였습니다

아, 재윤이가 날 보고 이렇게 외쳐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상, 몰래카메라였습니다!

라고. 124


중,고학년 아이들이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단편동화집.

<피아노>에서는 나도 몰랐던 엄마의 어린 시절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누렁이, 자살하다>에서는 반려 동물과의 우정과 이별을,

<까탈마녀에게 무슨 일이>에서는 남동생 눈으로 본 사춘기 누나의 이상한 변화를,

<김밥천국에 천사가 나타났다>에서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엄마아빠에게 바치는 위로를,

<이상, 몰래카메라였습니다>에서는 단짝친구와의 우정을 테스트해보고싶은 묘한 심리를!

이 책의 뒷표지에는 이런 구절이 적혀있다.

 

진짜 마음은 오래오래 들여다보아야 알게 되는 것

 

 

 

엄마가 들뜬 이유

누렁이가 옥상에서 떨어진 이유

내가 쓴 소원쪽지때문에 마음이 덜컹 내려앉은 이유

기타 치는 천사 앞에 얼어붙은 이유

너무 좋아하는 친구를 모른척하는 이유

누군가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안에는

진짜 마음이 숨겨져 있다는 걸 보여주는

따뜻한 다섯편의 동화였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방인 을유세계문학전집 105
알베르 카뮈 지음, 김진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의 장례식을 다녀온 직후

나는 일요일이 다 지나갔고

엄마의 장례식도 끝났고

내일은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니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리와의 대화에서

저녁에 마리가 와서 자기와 결혼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래도 상관은 없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결혼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나는 지난번에 말한 것처럼 그건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이지만 사랑하는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나는 그런 건 중요하지 않지만 정 원한다면 결혼을 해도 괜찮다는 설명을 다시 했다.

게다가 결혼을 하자고 한 것은 마리이고 나는 그저 승낙을 했을 뿐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재판장에서

 

이를테면 사람들은 나를 빼놓은 채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참여도 시키지 않고 모든 것이 진행되었다.

나의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었다.

감옥에서

나 역시 모든 것을 다시 살아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모든 고통을 씻어 주고 희망을 없애 버리기나 한 듯

온갖 신호들과 별이 가득한 그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가 가진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이 열린 것이다.

세계가 그렇게도 나와 닮아 마치 형제 같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개를 잃고나서야 개가 자기 삶에 어떤 의미였는지를 깨닫게 되는 살라마노 영감의 모습처럼

뫼르소의 '이방인'적인 삶의 태도, 그리고 사형을 언도받고 난 후

죽음과 삶을 고찰하는 그의 독백을 통해

독자들은 '죽음은 삶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거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당연한 진리. 그리고 진실.

나는 지금 살아있고,

나는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삶은 더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이다.

 

 

#이방인#알베르카뮈#을유문화사#문학#고전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더지와 들쥐 : 아름다운 날들 어린이문학방 저학년 2
앙리 뫼니에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이슬아 옮김 / 여유당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벵자맹 쇼의 삽화가 매력적인 저학년 어린이 동화 <두더지와 들쥐>

총 3편의 짧은 동화가 들어 있다.

1. 목요일의 화가

 

주변에 온통 물감이 튄 이 장면, 특히 열정적으로 예술혼을 불태우는 두더지의 모습에 빙긋 미소지어지던 장면.

 

모든 걸 다 담으려 하지마.

다정한 두더지의 말에 왜 내가 위로를 받는걸까.

 

2. 낚시 소풍

 

친구와 매일 함께하는 하루 하루가 기적같다고 말하는

구절이 참 따뜻하다.

 

 

두더지가 잡은 물고기(?) 대신 달팽이 요리를 제안하는 들쥐의 섬세한 배려심도 감동!

3. 사랑에 빠진 두더지

 

 

눈이 어두운 두더지를 예비신부(?)에게 인도하는 들쥐.

그들이 밤길을 걸으며 이야기하는 사랑 얘기가 낭만적이었던 명장면!

 

저학년을 대상으로 출간되었지만

어른인 나에게도 많은 여운을 남긴 멋진 동화였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