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모자 알맹이 그림책 53
조우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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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모자 속에 자신을 꽁꽁 숨기며

사람들을 피해다니는 '파란 모자'

 


사람들이 없는 숲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모자 아래로 보이는 풍경에 안도하는 '파란 모자'

 


사람들이 내 본 모습을 알면 기절할거야.

 

하지만 점점 커지는 몸 때문에 결국 파란 모자가 찢어지고,

훨씬 작은 파란 모자를 쓰게 된 파란모자는

많은 사람들 앞에 자신을 소개한다.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컴플렉스' 따위에 사실 그닥 별 관심이 없다.

나 혼자 그 컴플렉스를 끌어안고 전전긍긍할 뿐.

 

파란 모자가 그렇게 걱정하던 자신의 본래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도

사람들은 조금 놀라긴 했지만 피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호기심어린 눈으로 파란모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자신의 작은 '파란 모자'라는 틀 안에 갇혀

고작 발 밑의 세상만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짜로.

정말로.

남들은 나에게, 내 삶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정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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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 치리 높새바람 51
신이림 지음, 배현정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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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마음 속 분노를 없애지 못하면 어떤 상대도 이길 수 없어. 135

길게 생각할 필요 없어. 나무 닭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 변화가 없어야 이길 수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은 거니까. 139

생각해보니 삶은 선택의 문제였다.

목숨과 자유를 담보로 닭장 안에서 편한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늙은 수탉처럼 자유롭게 살되 스스로 자신을 책임져야만 할 것인가. 147

우리에게는 크건 작건 선택의 여지가 있다. ...

어느 쪽을 택하는지는 각자의 몫이며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도 각자의 몫이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수를 거듭하며 결과를 감내하고 꾸준히 신중하게 선택을 해 보는 훈련이 아닐까 182

*생각해 볼 문제 (토론 키워드)

- 진정한 용기란 무엇일까? (용기)

-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의 문을 어떤 마음으로 돌파할 것인가. (선택)

- 처절한 현실을 경험한 뒤 내리는 진짜 선택

- 제 힘으로, 제 몫의 선택을 하고 뒷수습도 스스로 감당하기

- 좋은 친구 하나 만나는 것 만으로도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정)

- 동물학대 vs 생명 존엄 (생명존중)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삶의 크고 작은 선택의 문제들을 떠올려봤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난 늘 쉽고 편해보이는 길을 택했던 것 같다.

당장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도망치듯 한 선택도 있었고

보다 편안한 삶이 보장되는 듯 보이는 길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 땐 어렸고,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혜안, 멀리보는 안목이 너무나 부족했음을 살다보니 느낀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내가 선택한 길인 것을.

그 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하고 과거를 붙잡고 후회하고 미련을 가져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내가 한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앞으로 내 앞에 놓일 수많은 선택들에 조금 더 신중하면 되고

나의 좁고 편협한 시선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편안하고 안전하지만 자유가 없는 삶

자유가 있지만 모든 것을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삶.

나도 이 갈림길에서 선택을 할 때가 있겠지.

그때 난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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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멋진 토끼 알맹이 그림책 52
김서율 지음, 박철민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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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양화 그림이 인상적인 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멋진 토끼>




그늘을 짊어진 아기 토끼 별이.

왜 그늘이 생겼는지,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던 별이는

부모에게 물어보지만 부모는 그늘을 알아채지 못한다.

주변 동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하나같이 도움을 주지 못하고,

우연히 '노을'을 만나게 되는 별이.




"너, 그늘을 짊어지고 있구나."


자신의 그늘을 알아봐 준 노을에게 그늘에서 벗어나는 법을 물어보지만

노을은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곁에 있어주면서 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별이가 마음껏 울고 웃으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




자신도 모르게 '그늘'에서 벗어나게 된 별이.

언제까지나 곁에 머물순 없었던 노을은

어디에서든 널 지켜주겠다 약속하며 별이와 이별하고,

그늘을 벗어던진 별이는 노을을 마음 속에 담고 혼자 살아갈 힘을 낸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게 가지고 있는 마음 속의 우울, 슬픔, 불안, 외로움, 열등감 등의 '그늘'.


"너, 그늘을 짊어지고 있구나!"

그늘을 알아봐주고 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지켜봐 주는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 그늘에서 벗어날 힘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자유롭고 편안한 관계,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에서 오는 빛은

내면의 그늘을 거둬내는 힘이 있다.


"너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이야"

"선생님은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선생님의 선택과 삶의 방향을 응원하고 지지해요!"


내가 너의 곁에 있어.

너의 마음을 알아.

너는 생각보다 꽤 괜찮은 사람이야.


이런 말은 정말 힘이 있다.

견고하게 나를 붙들어 주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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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거북 국민서관 그림동화 243
바네사 로더 지음,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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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들 다 있는 등딱지 없이 태어난 거북.





하지만 부모는 실망하지 않는다.


어울리는 이름도 지어주고


어울리는 등딱지도 마련해주고


명언도 남겨준다.



"등딱지는 껍데기일 뿐이야 겉보다 속이 더 중요한 거야."


(이런 멋진 부모에게 태어난 것도 복이란다.)



상자를 등에 지고 씩씩하게 살아가지만


세상살이가 생각만큼 만만치가 않다.


당연히 무시하고 조롱하고 핍박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마련.





거북은 자존감에 스크래치를 입고


자기혐오에 빠진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되는 것.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우여곡절 끝에 거북은


형식적인 등껍질보다 중요한 것들을 깨닫게 된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등껍질 없이 태어나든 말든


나를 있는그대로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주변 사람들.


나를 지지해주고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



오히려 내가 등껍질이 없어도


나에게 자신의 등껍질을 내주는 소라게같은 친구 하나 있는 것 만으로도


이 거북은 정말 모든 것을 다 가졌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휘황찬란한 등껍질을 가지고 있어도


그 '등껍질'을 보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 '등껍질'을 보고 내 옆에 있으려는 사람들에 둘러쌓여있으면


그건 모래로 집짓는거나 다름없다.


내 등껍질이 사라지면 언제 그랬냐는듯 사라져버릴 것들.



그런 것들에 안달복달 마음 쓰고 살기엔,


그런 것들에게 보여주려고 내 등껍질을 치장하고 살기엔


너무 아까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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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출판사 <소년을 읽다> 가제본 서평단에 선정되어 미리 책을 읽어봤다.

소년원 아이들을 가르친 국어 선생님 이야기.

읽으면서 몇 번이나 콧등이 시큰해지고 울컥 눈물이 났던 책.

내가 가진 못난 편견과 마주하며 부끄러움을 느꼈던 책.

소년원에 올 만큼 나쁜 짓(?)을 한 아이라면 난 어떤 편견을 가지고 대할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사회의 규범을 어긴 아이들을

나는 얼마만큼의 범위 안에서 포용해줄 수 있을까?

잘못을 저지른 아이들에게 어떤 잣대를 들이대는 어른인지를 반성하며 읽은 책.


그 때 알았다. 당신이 나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이 믿음이 있어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말도 마음도 자유로이 노닌다.

이러한 믿음이 없으면 꿈도 못 꿀 장면이다. 93

내가 너에게 무엇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은 얼마나 건방진가.

얼마나 진실하지 못한 자만인가.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게 될지, 누가 누구에게 어떤 마음을 받게 될지 미리 알 수 없다. 98

책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화할 것이다.

우리는 소년에게 책을 주지만 소년이 손에 받은 것은 자신을 돌보며 사는 마음 아닐까.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 수 있는 마음 아닐까 118

너의 몸과 마음을 잘 보살펴주렴.

자신을 팽개치는 일 없이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가리라 믿어.

세상이 너를 많이 안아주었으면 좋겠다. 132

어른인 나에게도 그런 존재는 필요하다.

나의 마음을 순하게 만드는 사람.

사납고 날 선 마음의 결을 조용히 빗질해서 얌전하게 만드는 사람.

싸우듯이 살다가도 팔다리에 긴장 풀고 몸도 마음도 평평하게 눕게 만드는 그런 사람.

이런 사람 하나 없다면 누구도 멀쩡하게 살아가기 힘들다.

소년에게는 더 절실한 존재, 사무치게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179

작가님도 나중에 말씀하셨다.

바로 옆에 앉아서 자신을 줄곧 꿇어지게 쳐다보던 민우의 눈빛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가식 없는 순진한 눈빛이었다고,

자신의 책을 진짜 마음으로 읽은 눈빛이었다고 말이다. 196

아이들은 신체의 자유를 제한받는 것 자체가 이미 죗값을 치르는 것이다.

소년들은 죗값을 치르면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그 교육에 좋은 삶을 직접 경험하는 것을 포함시키면 어떨까.

내가 겪은 바로는 소년원의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삶을 충분히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

좋은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 나도 좋은 삶을 살고 싶다.

소년이 이런 삶을 원하게 되는 것, 이것이 사회와 사회의 어른들이 소년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다.

소년이 좋은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좋은 삶을 욕망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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