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 나에게도 그런 존재는 필요하다.
나의 마음을 순하게 만드는 사람.
사납고 날 선 마음의 결을 조용히 빗질해서 얌전하게 만드는 사람.
싸우듯이 살다가도 팔다리에 긴장 풀고 몸도 마음도 평평하게 눕게 만드는 그런 사람.
이런 사람 하나 없다면 누구도 멀쩡하게 살아가기 힘들다.
소년에게는 더 절실한 존재, 사무치게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179
작가님도 나중에 말씀하셨다.
바로 옆에 앉아서 자신을 줄곧 꿇어지게 쳐다보던 민우의 눈빛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가식 없는 순진한 눈빛이었다고,
자신의 책을 진짜 마음으로 읽은 눈빛이었다고 말이다. 196
아이들은 신체의 자유를 제한받는 것 자체가 이미 죗값을 치르는 것이다.
소년들은 죗값을 치르면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그 교육에 좋은 삶을 직접 경험하는 것을 포함시키면 어떨까.
내가 겪은 바로는 소년원의 아이들은 사회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삶을 충분히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
좋은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 나도 좋은 삶을 살고 싶다.
소년이 이런 삶을 원하게 되는 것, 이것이 사회와 사회의 어른들이 소년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다.
소년이 좋은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좋은 삶을 욕망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