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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거북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43
바네사 로더 지음,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들 다 있는 등딱지 없이 태어난 거북.
하지만 부모는 실망하지 않는다.
어울리는 이름도 지어주고
어울리는 등딱지도 마련해주고
명언도 남겨준다.
"등딱지는 껍데기일 뿐이야 겉보다 속이 더 중요한 거야."
(이런 멋진 부모에게 태어난 것도 복이란다.)
상자를 등에 지고 씩씩하게 살아가지만
세상살이가 생각만큼 만만치가 않다.
당연히 무시하고 조롱하고 핍박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마련.
거북은 자존감에 스크래치를 입고
자기혐오에 빠진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되는 것.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우여곡절 끝에 거북은
형식적인 등껍질보다 중요한 것들을 깨닫게 된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등껍질 없이 태어나든 말든
나를 있는그대로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주변 사람들.
나를 지지해주고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
오히려 내가 등껍질이 없어도
나에게 자신의 등껍질을 내주는 소라게같은 친구 하나 있는 것 만으로도
이 거북은 정말 모든 것을 다 가졌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휘황찬란한 등껍질을 가지고 있어도
그 '등껍질'을 보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 '등껍질'을 보고 내 옆에 있으려는 사람들에 둘러쌓여있으면
그건 모래로 집짓는거나 다름없다.
내 등껍질이 사라지면 언제 그랬냐는듯 사라져버릴 것들.
그런 것들에 안달복달 마음 쓰고 살기엔,
그런 것들에게 보여주려고 내 등껍질을 치장하고 살기엔
너무 아까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