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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선생님과 도토리 약국 ㅣ 돌개바람 52
윤선아 지음, 신지영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5월
평점 :
코만 차가워 지는 약을 달라는 염소 메아리.
혹시 몰라 이마를 잎어보니 열도 난다.
엄마가 두꺼운 옷을 입으라고 하면 반팔 옷을 입고
아빠랑 형들이 들길로 가라고 하면 산길로 가던 염소 메아리.
가을 바람을 먹고 더 빨리 뛰고싶다는 염소 메아리.
람선생님의 처방은 바람을 담은 약!
약을 만들다가 건넨 풍선을 불며 염소 외아리는 외친다.
람 선생님, 그러면 내 가슴 속에도 사실은 바람이 있다는 거에요?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아빠랑 형들이 나만 남겨 놓고 산길로 가면
여기가 뻐근하게 아프더라고요. 그게 증거에요.
여기 들어 있는 바람을 이렇게 뽑아낼 수 있겠어요.
그럼 애써 쫓아가지 않아도 될 거 같아요.
39p
혼자 있고 싶지 않아서
바람을 먹어서라도 형과 아빠가 있는 들판으로 가고싶어
산길을 가로질렀던 꼬마 염소 메아리의 마음을 떠올리니 울컥,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이런 저런 마음의 상처들로 인해 엉뚱한 신체증상을 보이는 동물들을
따뜻하게 보듬고 치료해주는 람 선생님
하지만 이러한 람 선생님도 걱정이 있고 고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손님이 무섭다는 것.
하아...
아이들이 무서운 선생님...
학교 가기 전 날 잠 못 이루는 선생님...
왜 내 얘기같냐.
이런 나라도 괜찮을까?
212p
이런 나라도 괜찮을까.
람 선생님은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어요.
오묘한 힘이 깃들어 있는 도토리들은 람 선생님의 도토리 약장 안에서
올망졸망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122p
오늘도 녹초가 되어 교실에서 수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뭘 놓고 간 반 아이가 교실로 쪼르르 들어와 서랍에서 준비물을 꺼내고는
날 보고 팔로 크게 하트를 만들며
"선생님, 사랑해요."
라고 말한다.
나는 그 답으로 손가락 하트를 날린다.
우리는 서로를 보고 마구 손가락 하트를 뿅뿅뿅!!!
"선생님 도와줄사람!"
하면 어디선가 튀어나와
"저요!!!!!!!!!!!!!!!"
하고 나를 에워싸는 열정가득 우리 1학년 녀석들.
이런 나라도 괜찮을까.
밤마다 뒤척이는 나에게 무한 사랑을 부어주는 녀석들.
요 밤톨같은 아이들이 사랑과 무한 에너지에 힘입어
다음주도...
얘들아...
다음주도 잘해보자...
(그 에너지 반만 떼어서 나 좀 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