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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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쪽의 종이에 이 단순한 사건을 어떻게 한사람의 시점으로 이토록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며 몰입하게 할 수 있는지 놀랍다.

1인칭 시점 소설의 끝판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모든 이야기가 진행되니 그와 교감하면서 때론 동조하고 연민을 느끼게 되는 묘한 감정이 생기기도 했다.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패륜, 학대, 폭력 등의 반사회적 범죄

그 동기는 매우 단순한데 수위는 너무 잔인하다.

이 태성적 본능의 발현이 현대사회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는데 경각심이 생긴다.

작가는 그 악인이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누구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존하는 법과 더불어 기다리는 법을 배운다. 먹는 법과 먹을 수 있을 때까지 굶는 법을 동시에 터득하는 것이다. 오로지 인간만 굶는 법을 배우지 못한 생물이었다. 오만 가지 것을 먹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먹으며, 매일 매 순간 먹는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먹을 것을 향한 저 광기는 포식포르노와 딱히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인간은 이 지상의 생명체 중 자기 욕망에 대해 가장 참을성이 없는 종이었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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