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매일매일 알라딘 마을에 올라오는 마이리뷰를 둘러본다. 음, 오늘은 어떤 책에 어떤 감상이 붙었을까, 흥미진진. 오늘은 어떤 로맨스소설의 마이리뷰를 읽다가 재미있는 단어 하나를 발견했다. '로설'. 아마도 '로맨스소설'의 약자인가 보다. 하하, 짧게 떠오르는 추억 몇 가지. 독자서평을 처음 접할 무렵, 난 로맨스 소설의 서평에 '여주' '남주'라는 단어가 하도 나오길래, 아니 왜 로맨스소설 주인공들 이름은 다 여주, 남주인 거야 투덜거렸다. 그게 '여주인공', '남주인공'의 약자란 걸 몰랐던 거다. 얼마 후 스스로 깨닫긴 했지만.; 대학 때는 이런 일이 있었다. 친구랑 해남쪽으로 여행을 갔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었다. 교통편이 꼬이는 바람에 순천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했다. 터미널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무지하게 막히는 거다. 그때 택시 아저씨가 돌아보며 우리에게 말을 건넸다. "순대가 데모를 해서 길이 막히네요." 우리의 머릿속은 순간 백지상태. 에에, 순대가 떡볶이나 김밥하고 차별한다고 데모를 한단 말인가! 콰당. 물론 그때도 곧바로 그게 순천대의 약자란 걸 알게 됐지만, 당시에는 진지하게 (먹는) 순대가 데모하는 풍경을 머릿속으로 상상했었다.; 대학 신입생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 신학기 어리버리한 대학교 1학년, 선배들과 점심 먹고 어울리다가 한 여자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아, 피곤하네. 여관에 가서 한숨 자고 와야겠다. 난 속으로 헉, 대학생들은 낮에 쉬러 여관에 간단 말인가. 역시나 착각은 길지 않았다. 여기서 여관이란 여학생회관의 약자였던 것.; 하나 더 있는데 으, 이건 쪼끔 많이(?) 부끄러운 착각이다..(아, 생각해보니 약자는 아니네.) 전공이 국문학이라 고전문학 수업을 들었는데, <심생전>과 <이생규장전>을 비교분석하는 레포트를 쓸 일이 있었다. 보고서를 내기 직전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 엄청난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난 '심생', '이생'의 '생 生'이 진짜 사람 이름이라고 생각했던 거다. 두둥. (~모씨, ~군 이런 뜻) 그렇게 생각했기에 삶과 죽음의 의미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구절을 레포트에 써버렸고, 제출 직전 수정하느라 애좀 먹었다. 그때 그대로 냈으면 정** 선생님한테 두고두고 씹혔을 거다. 크헉. ㅠ.ㅠ 지금 돌아보면 즐거운 추억들이지만. 으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