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백마 - 상
엘리자베스 구지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국민학교, 지금은 초등학교에 다닐 때, 그 학교에 작은 도서관이 있었다.

지금과는 비교도 못할 만큼 이라는 것에 열중해 있던 어린 마음에, 학교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을 돌려주지 않기도 했다. 그 중에서 돌려주고 싶지 않았던 책이 천사는 백마를 타고라는 책이었다.

그토록 풍부한 묘사, 그 책이 풍기는 신비로운 분위기에 나는 금방 매료되었다. 특히 제라늄이 뿜어내는 향기에 나는 질식할 것만 같았다. 그 때 처음 나는 제라늄이라는 이름의 꽃을 알았다.

그때 그 책이 지금은 베스트셀러 해리포터의 영향력 아래 다시 작은 백마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단언하건대, ‘해리포터와 상관없이 이 책은 단연코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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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자전거 2009-02-18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 비슷하시군요. 전 4학년 때 학급문고에 있는 걸 대출해서 읽었다가.. 학년말에 반납하지 않는 방법으로 결국 제 것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들킬까 봐 어찌나 두근두근했던지.. .그런데 언젠가 이사하다가 잃어버린 것 같아요.
그래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가... 새로운 버전으로 나온 걸 봤는데... 아무래도 예전에 <천사는 백마를 타고>가 번역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영화는 비주얼로 봐도.... 빼빼 마르고 섬세하면서도 도전적인 달아가씨 마리아를 살려내지 못하는 것 같고... 문에이커는 너무 웅장하고요... 초라하고 먼지 쓴 맛... 퇴락한 정원의 기괴한 분위기... 그런 게 좋았는데 말이죠.

zipge 2009-02-19 09:53   좋아요 0 | URL
아, 강이 님, 정말 반갑습니다. 아무리 <천사는 백마를 타고>라고 외쳐봐도 주변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저는 <해리포터> 막 나오기 시작하면서 문학수첩에서 그 여세를 몰아 처음 출판했을 때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했어요. 처음에는 베스트셀러 붐이 일면 으레 양산되는 아류작인 줄 알았죠. 그런데 차례를 살펴보는데 가슴이 두근두근했어요. 금세 알아챌 수 있었죠. 그리고 화가 났어요. 그런 식으로 값싸게 이 책을 포장하다니... 말이지요.^^

hanicare 2009-06-2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제목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
뾰족한 펜화가 인상적이던 삽화.
마리아의 신발 묘사,하프시코드.
천사는 백마를 타고...이 책 읽은 사람 저도 저 밖에 못 봤어요.
작은 백마를 읽고는 이 책이 바로 '천사는 백마를 타고' 였구나 하고 탄식했지요.
그러나 옛날의 그 동화가 제겐 더 신비롭게 느껴지네요.

zipge 2009-07-10 09:18   좋아요 0 | URL
[hanicare님]도 아시는군요! <천사는 백마를 타고> 이 책 아시는 분 만나면 무작정 반가워요. 그 옛날, 처음 그 책 읽고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서 품에 꼭 안고 자기도 했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이라 피눈물 머금고 돌려줬던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