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여, 살아 있다면 힘껏 실패하라 - 최정례의 시읽기
최정례 지음 / 뿔(웅진)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여러 시를 설명한 책..
이 책은 마지막에 최승자를 설명한 글을 싣는다... 최승자 강한 어조로 육체 고통적 시어로 현실의 모순을 실랄하게 아프게 적은 작가네..
이 책을 보면서 70년대 말 80년대초 감수성 풍부한 여대생 최승자의 자본주의적 폭력 남성중심적 폭력 관념론의 폭력을 잘 표시한 작가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 작가의 위대한 점은 육체적 폭력을 당한 경험을 가진 것 같은 시어를 적으면서 관념론의 폭력을 공격하는 점이다.
요즘 젊은 여자들은 관념론을 지지하면서(대단한 관념론도 아닌 폭력은 나쁜 것 ,손해를 보면 안되,등등 쾌락적 관념론)폭력을 비판하는 글을 적는다. 그러나 최승자는 육체적 아픔의 경험으로 모든 관념론을 공격하면서 현실을 직시하다.. 육체적 폭력보단 관념론의 폭력을 두려워하는 매력적인 작가다.


But 이 책에 실린 시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는 ‘권혁웅‘님의 돈 워리 비 해피이다.

돈 워리 비 해피

1.
워리는 덩치가 산만한 황구였죠
우리집 대문에 줄을 매서 키웠는데
지 꼴을 생각 못하고
아무나 보고 반갑다고 꼬리치며 달려드는 통에
동네 아줌마와 애들,여럿 넘어갔습니다
이 피멍 좀 봐,아까징끼 값 내놔
그래서 나한테 엄청 맞았지만
우리 워리, 꼬리만 흔들며
그 매,몸으로 다 받아냈습니다
한번은 장염에 걸려
누렇고 물큰한 똥을 지 몸만큼 쏟아냈지요
아버지는 약값과 고기 값을 한번에 벌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한성여고 수위를 하는 주인집 아저씨,
수육을 산처럼 쌓아놓고 금강야차처럼
우적우적 씹고 있습니다
평생을 씹을 듯했습니다

2.
누나는 복실이를 해피라고 불렀습니다
해피야, 너는 워리처럼 되지 마
세 달 만에 동생을 쥐약에 넘겨주었으니
우리 해피 두 배로 행복해야 옳았지요
하지만 어느날
동네 아저씨들, 장작 몇 개 집어들고는
해피를 뒷산으로 데려갔습니다
왈왈 짖으며 용감한 우리 해피, 뒷산을 타넘어
내게로 도망왔지요
찾아온 아저씨들, 나일론 끈을 내게 건네며 말했습니다
해피가 네 말을 잘 들으니
이 끈을 목에 걸어주지 않겠니?
착한 나,내게 꼬리치는 착한 해피 목에
줄을 걸어줬지요
지금도 내 손모가지는 팔뚝에 얌전히 붙어 있습니다
내가 여덟살, 해피가 두살 때 얘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