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워크 - 강렬한 몰입, 최고의 성과
칼 뉴포트 지음, 김태훈 옮김 / 민음사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딥 워크 (Deep Work)는 인지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완전한 집중의 상태에서 수행하는 직업적 활동으로 정의된다. , 딥 워크는 심층적 작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이 책의 저자 칼 뉴포트가 새롭게 정립한 용어이다. 딥 워크는 지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고, 종종 다른 곳에 정신을 팔면서 수행하는 부수적 작업을 지칭하는 피상적 작업 (Shallow Work)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딥 워크로 대표되는 집중과 몰입이 경쟁력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은 네트워킹이 강조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주목할만한 신선한 아이디어이다. 저자는 이를 책에서 언급한 분석심리학자 카를 융,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 등 탁월한 성과를 낸 딥 워크의 사례를 통해 입증하고 있다. 온전한 몰입으로 인해 창조적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일견 집중과 몰입을 방해하는 네트워크 도구가 딥 워크를 피상적 작업으로 변질시킨다는 주장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칼 뉴포트는 기술 낙관론자의 네트워크 긍정론과 기술 회의론자의 네트워크 부정론 사이의 지루한 철학적 논쟁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저자는 네트워킹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간에 피상적으로 변해가는 업무 문화 속에서 심층성을 지향하는 일의 잠재력을 깨달은 소수에게 경제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엄청난 기회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저자의 문제제기 자체에는 동의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는 4차산업혁명의 현실 속에서 딥 워크는 어려운 일을 신속하게 습득할 수 있게 해주거나 질과 속도면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올릴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 뉴포트의 딥 워크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이다.

 

 

첫번째는 분업의 효과이다. 아담 스미스는 그의 저서 국부론 (The Wealth of Nations)에서 분업의 효과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핀공장에서 한 사람이 전과정을 도맡아 핀을 만들면 10명당 하루 20개도 채 만들기 힘든데 비해, 이 공정을 18가지로 나누어 분업을 하면 동일 인력으로 48,000여개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딥 워크는 기본적으로 자기완결형 행위이다. 딥 워크의 수행자는 자신의 인지능력을 기반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내기까지의 전 과정을 오롯이 혼자서 달성해야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네트워킹에 대한 효과이다. 생각주간 (Think Week)을 가진다는 빌게이츠는 "경쟁자는 두렵지 않다. 경쟁자의 "생각"이 두려울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현대사회는 게임이론적 상황이다. 내가 선택하는 최적의 전략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경쟁자의 전략 및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상황에라도 통하는 만능전략이 존재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

 

 

"오래 일하지 마라. 깊이 일하라!"라는 저자의 외침은 업무의 깊이와 밀도가 낮아지고 업무의 영역이 파편화되고 있는 현대사회에 있어 분명 의미 있는 문제제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딥 워크는 기본적으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적 역량을 기반으로 창조적 가치를 창출해내는데 있어 유용한 작업이다. 나는 책에서 언급된 딥 워크의 사례들을 보면서 딥 워크의 심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카를 융의 성공사례는 뉴튼이 거인의 어깨를 기반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과 마찬가지로 기존에 누적되어 있던 심리학과 신경과학 분야의 연구자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카를 융은 자신의 인지능력과 기존의 누적된 연구결과들을 기반으로 분업이나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 없이도 새로운 이론을 정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빌게이츠는 정기적으로 1년에 2번의 생각주간을 갖는다. 평상시에는 회사의 최고경영자로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의 조직관리와 리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다가 1년중 2주만 집중적으로 사업의 방향성과 신사업에대한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처럼 프로그래머든, 저술가든, 마케터든, 컨설턴트든, 창업자든 딥 워크의 효과 자체는 성공적일 수는 있다. 하지만 딥 워크의 효과가 높은 대상직군이나 대상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일정기간 동안 완전한 외부와의 단절을 통해 성공적인 학술적 업적을 남겼던 카를 융의 사례가 있는 반면에 평상시에는 네트워킹과 분업의 혜택을 이용하다가 짧고 간헐적인 딥 워크를 통해 성과를 창출한 빌 게이츠의 사례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칼 뉴포트의 넥스트 스텝은 딥 워크의 효과를 통계적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딥 워크의 실전에의 적용영역과 적용대상을 유형화하고 사례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또한 딥 워크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딥 워크의 진화를 응원하며 딥 워크의 심화편을 빠른 시일내에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