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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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그리도 어두웠었기에 더 절실했던 낭만
지금 와선 촌스럽다해도 그땐 모든게 그랬지.
그때를 기억하는지. 그 시절 70년대를...
무엇이 옳았었고 무엇이 틀렸었는지
이제는 확실히 말할수록 있을까.
모두 지난 후에는 누구나 말하긴 쉽지만
그때는 그렇게 쉽지는 않았지.

<신해철, 70년대에 바침>



나는 80년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 시절이 얼마나 엄혹했고 얼마나 암울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그 시절의 젊음이 다른 시기에 비해서 더 돋보인다는 것이다. 억압된 현실에 저항하며 가슴속에 저마다의 꿈을 담고 있던 시기라서일까?
시대마다의 젊음들은 수많은 사연과 할말을 담고 있지만 유독 이 시기에 젊은은 내게 

살아움직이는 그 무엇처럼 설득력 있게 다가오곤 했다.

"대한민국 학교 다 X까라 그래"라고 학원의 부정부패한 현실에 일침을 가한 말죽거리 잔혹사의 현수가 그랬고, 어릴적부터 꿈꿔온 가슴속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지만 

결국에는 평범한 소시민의 삶으로 돌아온 천명관의 소설 '나의 삼촌 블루스 리'의 삼촌의 삶이 

그랬다. 이런 나에게 다행히 졸업에서 다룬 9편의 학교 연대기 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당연히 김상현의 '나 선도부장이야'였다.

사실 젊음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무 노력 없이 신체적으로 성장하고 정신적으로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시절을 의미한다. 또한 무언가를 계속 잃어버리면서도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시절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그것의 소중함을 모르는 시절이라고 생각한다. 

때론 그 시절, 그 시기가 어른을 만들지만 어떤 관점에서는 열정, 양심이 살아 있는 순수의 시절.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웠던 시절, 그 시기를 잠깐이나마 간접경험해볼수 있어서 좋았다.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밝힌대로 이 소설을 모티브로 구상하고 있는 장편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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