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의 잠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박완서 글, 김세현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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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는 한여름을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노래 부르기 위해 몇 년이나 어두운 땅속에서 날개와 목청을 다듬는단다. 보아하니, 이 매미는 5년도 넘게 참고 기다렸겠는데? 내 짐작이 틀림없다면, 7년은 족히 됐을라, 한여름의 노래를 위해서 7년을...“

 


개미들은 지속되는 흉년 속에서 먹이를 찾지 못하고 굶주림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어린 일개미가 우연히 크고 싱싱한 먹이를 발견합니다. 하지만 이는 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깊은 땅 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가 노래를 부를 날만을 기다리던 매미 애벌레였습니다. 지혜로운 늙은 개미는 이제 곧 땅 위로 올라가 빛을 볼 매미를 먹이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배고픔에 시달리던 개미들과 갈등을 빚게 됩니다. 결국 개미들은 생명과도 같은 먹이를 포기하고 매미를 도와주기로 합의를 합니다. 개미들의 도움을 받아 두꺼운 콘크리트를 비집고 세상에 나온 매미는 마침내 허물을 벗고, 날개를 펴고 날아오릅니다.

 


<7년 동안의 잠>은 한여름 찰나의 빛나는 순간을 위해 7년이라는 긴 시간을 어둠과 외로움 속에서 보내야 하는 '매미'와 땅 속에서 잠들어 있던 매미 애벌레를 발견한 '개미'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그림 동화 입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박완서 선생님이 글을 쓰고, 출판미술상 수상자이자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도 참가했던 김세현 작가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7년 동안의 잠>2015년 화이트 레이번즈 선정한 한국도서이자 현재 초등학교 2학년 국어활동 교과서에 수록된 책이기도 합니다.

 


매미가 짧은 전성기 동안 누리는 영광은 오랜시간 고독을 견디고 두려움을 극복해낸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극심한 가뭄 속에서 매미 애벌레를 발견한 개미들이 어렵게 발견해 낸 매미 유충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번민하는 모습 속에서 원초적인 욕망 해결과 물질적 가치가 절대적으로 중시되는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배불리 먹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자연과 더불어 살며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 보다 우리의 마음을 채우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박완서 작가님의 글을 통해 깨닫습니다. 아직은 책에 담긴 메시지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딸이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아빠와 함께 책을 읽었던 지금 이 순간의 온기를 기억하길, 또 이를 통해 삶에 대한 가치를 조금씩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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