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두크는 신 중의 어머니 티아마트를 검으로 살해했지. 붉은 피를 뿌렸지. 몸을 둘로 나눈뒤 그 몸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어. 그 공으로 신들의 왕이 되었지.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는 거, 명예롭지 않아?“
테라포밍이란 우주 개척을 하면서 지구외의 다른 천체에 지구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과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SF에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어원은 지구를 뜻하는 ‘테라 (Terra)‘와 무엇인가를 ‘형성‘한다는 의미의 ‘포밍(Forming)‘을 합성한 것이다. 쉽게 풀이하자면 우주내 다른 천체를 인간이 살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 즉, ‘지구화‘를 하는 것이다.
테라포밍이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류의 영속적인 삶을 위해서는 지구외의 다른 천체를 개발해야 하기때문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생전 "인류가 멸종을 피하려면 100년 이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핵무기, 인공지능(AI) 등으로 지구와 인류의 생존은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으며, 특정 시점에 국한해서는 지구에재앙이 닥칠 가능성이 상당히 낮을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경고했다. 따라서, 그는 우주를 개발하여 지구의 재앙으로 인해 인류의 종말을 뜻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븐 호킹의 말은 신종 전염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그럼 테라포밍하기 적합한 행성은 어디가 있을까? 먼저 일반적으로 태양계에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으로 알려진 금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금성은 평균 온도가 섭씨 462도에 이르고 기압도 지구의 90배나 되기 때문에 애초에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또한, 대기에 존재하는 황산 구름들을 제거하고 이산화탄소에 따른 온난화 현상을 걷어내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태양계 행성 각각의 공전궤도를 감안하여 지구와의 평균거리를 기준으로 보면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은 금성이 아닌 수성이다. 하지만, 수성도 대기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없는 수준인데다가 태양과 가깝기 때문에 온도가 너무 높아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우리는 이 작은 발걸음으로..“
승무원들 한가운데 선 레이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인류가, 더 이상 푸른별의 외톨이가 아님을 선언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태양계 행성 중 지구와 가장 비슷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현실에서도 가장 많이 거론되고 본 작품 <붉은 별의 조난자>에서도 인류의 지향점으로 등장하는 화성이 있다. 화성은 대기와 물을 갖추고 있고, 기온도 최저 영하 143도에서 최고 영상 35도로 인류의 과학기술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환경이다. 또한, 화성의 하루는 지구의 하루와 1시간 이내의차이밖에 안 난다는 점도 심리적 거리를 좁힌다. 이는 우주를 대상으로 하는 수많은 스토리텔링의 무대로 화성이 선택된 이유이기도 하다.
마음의풍경 작가님의 <붉은 별의 조난자>는 화성 개척이라는 인류의 오랜 꿈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과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거대한 음모,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다. 소설상에서만 등장할것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2013년 마스원이 화성 이주민을 모집하자 지구로 돌아올 길 없는 편도 티켓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20만명이 넘는 사람이 신청했다. 마스원은 2019년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지만 지금도 희망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미지의 영역,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데에는 당연히 수많은 위험과 희생이 뒤따르기 마련이지만 사적인 이익 추구를 위해 인류의 숙원을 이용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희생을 당한 조난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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