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제도는 도시 주변의 녹지공간을 보존하여 개발을 제한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다. 따라서, 그린벨트구역 안에서는 건축물의 신ㆍ증축, 용도 변경, 토지의 형질 변경, 토지 분할 등의 행위가 제한된다. 하지만, 개발제한구역을 지정한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 한해서는 허가권자의 승인이나 허가를 받을 경우 국민생활의 편익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을 설립하는 등의 개발행위를 할 수 있다.



<친애하는 오영>에서는 전세계 농가의 95%가 사용중인 비료가 치명적인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 지구적인 환경 재난이 발생한다. 소설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환경 재난에서 안전한 그린벨트 지역이 대두되면서 이주를 위한 경쟁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소설에서 거론되고 있는 재난은 농작물의 생산과 관련된 농업 공급 체인상의 재난으로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은 소설에서 언급되고 있는 그린벨트 지역이 아니라 오히려 도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그린벨트라는 제도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여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확보하기 위하여 도시의 개발을 제한할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다. 하지만 소설상 설정과 같이 비료로 인해 토양이 오염되는 등 농업의 기초가 되는 자연환경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경우 그린벨트는 그 대안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의 근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소설상에서 직접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도시농부들이 등장하는 모습이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러한 설정상의 논란은 개인적으로 소설에의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로 느껴졌다. 소설에서 이러한 설정을 하게된 작가의 의도가 있다면 독자들을 이해시키는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상의 작은 이슈를 제외하면 코코아드림 작가의 <친애하는 오영>는 인간의 삶에 대한 한편의 아름다운 우화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오영이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모습은 작가가 가진 아포리즘이 구현된 것으로 참 감동적이다. 개인적으로 오영이 지하철을 타고 선을 만나러 가는 대목을 보며 동물원의 노래 ‘혜화동‘이 떠올랐다.



‘오늘은 잊고지내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네. 내일이면 멀리 떠나간다고.


어릴적 함께 뛰놀던 골목길에서 만나자하네. 내일이면 아주 멀리 간다고.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길.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어릴적 넓게만 보이던 좁은 골목길에 다정한 옛 친구 나를 반겨 달려 오는데...‘



우리는 눈 앞의 현실만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 것일까? <친애하는 오영>은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잘 짜여진 단편이다.



https://britg.kr/novel-group/novel-about/?novel_post_id=112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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