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 - 미드나잇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나를 위해 하루 15분 차분한 글쓰기
단디 편집부 지음 / 단디(도서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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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미드나잇>은 시, 명언, 소설 등을 다양한 그림과 같이 구성하여 독자들이 자신만의 필체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책의 성격상 필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독자들은 여기에 구속될 필요는 전혀 없다. 차분한 마음으로 정성스레 한획, 한획 그어가면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필체가 완성되어갈 것이다. 만년필을 처음 사용하거나 오랜만에 사용하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런 독자들을 위해서 선 긋기 페이지도 따로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이 있는 그림 위에 선 긋기를 하다 보면 나만의 그림이 완성될 것이다. 채색 여부의 선택도 독자들의 자유다.

 

 

 

필기구가 왜 만년필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도 책에 포함되어 있다. 책에서 만년필은 아름다운 손글씨에 최적화된 필기구로 정의된다. 그 이유는 만년필은 잡는 법은 볼펜과 비슷하지만, 붓글씨를 쓰는 것처럼 필체수정에 적합하다는 점, 펜촉의 필압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필압과 촉압의 강약을 고려하며 글씨 쓰는 연습을 할 수 있다는 점, 글씨를 쓸 때도 펜촉의 리듬과 탄력을 살려서 쓰기 때문에 쓰는 사람의 감정과 의지가 나타나는 필기구라는 점을 들고 있다. 사용자의 마음과 감정상태가 필체에 그대로 나온다는 것, 정말 매력적인 필기구가 아닐까? 이러한 만년필 사용을 위한 팁과 펜촉 세척 등 관리방법에 대한 설명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책은 Part1 한글쓰기, Part2 영문쓰기, Part3 한문쓰기의 3가지 Part로 이루어져 있다.

 

 

 

 

Part1의 한글쓰기는 다양한 명화들과 명언과 소설문구, 시구절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내 마음 안에 정답이 있다.’는 빈센트 반 고흐의 명언은 고흐의 자화상과 같이 구성되어 있고, 김소월의 시 <산유화>와 디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은 내용에 걸맞는 아름다운 그림과 같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독서에 어찌 장소를 택해서 하랴, 향리에 있거나 서울에 있거나, 오직 뜻을 세움이 어떠한가에 있을 따름이다. 부지런히 공부하고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는 퇴계 이황이 아들에게 남긴 편지 문구를 필사하면서는 학자로서의 이황이 아닌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로서의 마음이 느껴져 가슴을 울렸다.

후쿠자와 유키치의 <학문의 권유>는 원고지 형식을 차용하여 독자들이 다양한 형식에 자신의 필체를 적용시켜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Part2의 영문쓰기는 영문 캘리그래피 (calligraphy, 손으로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의 기초를 익힐 수 있는 알파벳 필사 연습 페이지가 영문필체를 연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볍게 따라 써보면서 영문 필사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영어명문을 따라 써보는 동시에 이에 대한 해석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Part3의 한문쓰기는 무엇보다 감각적인 페이지 구성이 눈길을 끌었다. 이규보의 <술을 보낸 벗에게 사례하다>나 강세황의 <노상소견>, 권필의 <뚝뚝> 등의 페이지 구성은 한시와 그 배경이 되는 그림의 조화가 하나의 소장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구성되어 있다.

 

 

 

 

 

 

 

 

블레즈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가지, 고요한 방에 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비롯한다.”고 말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단순함이야말로 궁극적인 세련됨이다.” (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는 말을 했다. 바쁜 하루를 마감한 저녁, 잠시 소란스러운 일상에서 벗어나 하루 소설 속 글쓰기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여기 여유로운 마음으로 따라 쓰며 그리는 라이팅 & 드로잉 노트가 있다. 준비할 것은 만년필 한 자루와 진정한 나와 마주할 시간뿐이다. 행복은 결코 종착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는 길에 펼쳐져 있다고 로이 굿먼이 말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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