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형  제
5회
 
뒷발질도 실패한 호랑이는 분한 듯 다시
 
“으흥! 으흐흥!”
 
아가리를 짝짝 벌리며 포효를 하고는
이번에는 꼬리를 빳빳하게 쳐들기가 무섭게 그것으로 무송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무송은 잽싸게 그 사나운 꼬리 채찍질도 잘 피해냈다.
 
대체로 호랑이란 놈은 사람을 잡아 먹으려 할 때 세 단계로 공격을 한다.
 
첫 번째는 훌떡 뛰어서 덮치려고 달려드는데, 그것으로 쓰러뜨리지 못하면
다음은 뒷발질로 공격을 가한다.
그래도 안될 경우에는 마지막으로 꼬리를 채찍삼아 휘둘어 대는 것이다.
 
아무리 무서운 힘을 지닌 호랑이라곤 하지만,
맹렬한 기세로 그 세단계 공격을 치르고 나면 어느 정도 힘이 빠지게 마련이다.
 
무송은 호랑이의 그런 속성을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세가지 공격을 무사히 피해내자
이번에는 자기 쪽에서 반격을 가해야 된다는 생각이 번쩍 머리에 떠올랐다.
 
호랑이가 반원(半圓)을 그리며 몸을 돌려 다시 어슬렁 다가오자
무송은 자기도 냅다 고함을 내지르며 있는 힘을 다해 몽둥이를 휘둘렀다.
 
그런데 재수없게 호랑이는 비켜버리고, 몽둥이가 나뭇가지에 부딪쳐 두 동강이 나버렸다.
나뭇가지도 우지직 꺽어지며 낙엽이 휘날린다.
 
이제 무송의 손에는 부러진 몽둥이 반쪽이 쥐어져 있을 뿐이다.
무송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섭게 으르렁 거리며 호랑이가 재차 달려들자
무송은 훌떡훌떡 날 듯이 뛰어 뒤로 열 걸음 가량 물러섰다.
 
무송을 덮치지 못한 호랑이는
두 앞발을 쳐들어 날카로운 발톱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할퀴려는 듯이 다가든다.
 
무송은 반 토막이 된 몽둥이를 휙 내던지기가 무섭게
죽기 아니면 살기로 훌떡 뛰어올라 냅다 호랑이의 대가리 털가죽을 불끈 움켜쥔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내리 짓누른다.
 
호랑이는 버둥거리며 일어나려 했으나 이미 힘이 꽤나 빠진 듯 대가리가 차츰 밑으로 내려간다.
 
무송은 계속 사력(死力)을 다해 내리누르며 발길로 냅다 호랑이의 눈깔을 연달아 걷어찬다.
눈에서 피가 지르르 흐르면서 호랑이는 울부짖으며 발톱으로 마구 흙을 할퀴듯 파헤친다.
 
그 파헤져진 구덩이 속으로 호랑이의 대가리를 밀어넣어 콱콱 사정없이 짓이기듯 눌러댄다.
그리고 오른 손 주먹으로 쾅쾅 내리치기까지 한다.
 
마침내 호랑이는 축 늘어지고 만다.
 
그러나 아직 숨이 끊어지지는 않은 듯 꿈틀거리는 것을 보자
무송은 얼른 가서 부러진 몽둥이 토막을 주워와 그것으로 다시 뒷마무리를 하듯 두들겨 댄다.
 
호랑이가 이제 시뻘건 혓바닥을 축늘어 뜨리고 꼼짝을 하지 않게 되자
무송은 이마에 내밴 땀을 손등으로 썩 문지르며 냅다 환호성을 지르듯 외친다.
 
“야, 잡았다! 호랑이를 잡았어! 삼 십냥은 내 것이다!”
 
출 처 : 인터넷 한경 [2004.12.16] - 글/그림의 저작권 일체는 한경에 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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