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잇! (여섯가지 짜릿한 오르가즘) - 할인행사
틴토 브라스 감독, 사라 코스미 외 출연 / 미디어소프트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섹스에 대한 여섯 가지 에피소드를 다루는 [두 잇]은 옴니버스라고 단언하기는 힘든 점이 있다. 하지만 남자들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섹스의 정의 즉, <왜>, <어떤> 그리고 <어떻게> 섹스할 것인가에 대한 정의가 일관성을 띤다는 점에서  여섯은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관음'이라는 공통분모를 깔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일이다.
  어찌되었건, "우리는 왜 섹스를 하게 되는가?" "어떤 섹스를 원하고 또 어떤 섹스를 하게 되는가?"에 대한 감독의 고뇌(?)와 제작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라기 보다는 '포르노'에 더 가깝게 느껴지지만 일단 심의를 저쳐 DVD로 나왔다니 영화라고 하기로 한다.)

  영화의 이야기 여섯 토막을 들여다 보자.

  결혼 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남편이 준비한 이벤트는 다른 남자(호텔 종업원)와의 화끈한 동침이다.
  "난 당신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괜찮아, 해보자. 여긴 카사블랑카잖아? 난 지켜만 볼거야"

  자신이 원하는 MC자리를 얻기 위해 여(女)PD는 사장에게 몸을 맏긴다. 같은 시각 그 사장의 부인에게 몸을 던져 쾌락을 쏟아부으며 숨을 헐떡거리는 테니스 코치. 그는 다름아닌 여PD의 애인이니...
  "MC자리를 확실하게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이 사모님말고 또 누가 있겠습니까. 사모님, 제발..."

  짭잘한 "팁"을 받기 위해 부자 투수객의 사디스트(sadist) 노리개로 푸짐한 엉덩이를 기꺼이 까놓는 젊은 여인은 팁을 받아들고 애인에게 달려가 질펀한 숲 속의 정사를 치르며 외쳐댄다.
  "이젠 우리도 곧 호텔을 갖게 될거야! 그렇지? 자기야... 난... 참을 수 있어..."

  그 외에도,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의 섹스를 추억담으로 되새기는 해변의 여인과 이야기를 경청하며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그녀의 남편.
  절대로 <뒤>는 안된다며, "결혼하면 모든 걸 허락할게"로 일관하던 완강한 태도의 여인이 창문 너머에서 다른 여자와 섹스하는 애인의 모습을 보고 질투를 느껴, 애인과 놀아난 여자의 남편에게 그렇게도 보호하던 그 <뒤>를 허용하고 만다는 섹스 스와핑.
  누군가 훔쳐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자, 괴성을 질러대며 더욱 과감하고 격렬한 섹스를 주문하는 신혼여행에서의 신부.

  아내를 위해 준비한 외간남자와의 섹스 이벤트, 아내의 불륜(우리 식으로 말하자면)을 들으며 오르가슴을 느끼는 남편, 달력을 만들자며 애인의 누드를 직접 찍어대는 사진사,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서 상사에게 그리고 상사의 아내에게 각각 봉사(?)하는 연인들, 숨어서 보는 사람을 위해 좀더 과감해지기로 합의한 신혼부부의 호텔방.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우리(한국인)의 성(性)상식으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과 그런 상황을 즐기는 듯한 대사들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들에는 돈과 관계 그리고 욕심에 얽혀있다. 게다가 각각의 이야기들에서 나타나는 '훔쳐보기' 또는 '엿보기' 즉 '관음'이라는 공통된 설정은 [두 잇]을 옴니버스로 만드는 가장 큰 영향력이다.

  포르노그라피 영화를 보면서 '어찌 저리도 저들은 사고방식은 우리와 다른가!'를 연발하는 경험은 그리 자주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는 동안 줄곧 일전에 심의 과정에서부터 문제(?)를 일으켰던, 그래서 김태연이란 여인을 각인시켰던 우리영화 [거짓말]이 문득 떠올랐다.
  [거짓말]을 봤을 때는 원조교제라는 주제와 사디즘에 집중된 성행위가 우리에게는 '파란'일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두 잇]은 충분히 선정적이고 도발적인 '정신공격'에 다름아니다. 그것은 가히 강한 '문화적 충격'이었다.

  [두 잇]은 섹스를 하게되는 여섯 가지 이유와 여섯 가지 섹스유형을 엮은 "버라이어티 포르노그라피 옴니버스"다. 한마디로 범죄행위로 간주되는 깅간을 제외한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날 있는 거의 모든 유형의 섹스를 표현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영화가 끝났지만 '이정도면 삶과 그에 수반되는 인간관계의 아이러니를 거의 정확하게 짚어내서 잘도 나열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비록 섹스라는 덜 친숙한 형식을 빌긴 했더라도... 아울러 "과연 포르노와 예술의 경계는 어디인가?"하는 질문도 새롭게 던져보게 된다.
  포르노그라피의 표현과 우리의 볼 권리는 어디까지 상충되고 어느 선까지 보호(?)를 받아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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