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형  제
1회

 

주막에서 술과 약간의 안주로 배를 채운 武松(무송)은 그르륵 트림을 했다.

그 술트림 소리가 어찌나 큰지 주모(酒母)의 눈이 휘둥그래지고 있었다.

 

무송은 자리에서 일어나 셈을 치렀다. 그리고 옆에 세워 두었던 몽둥이를 집어들었다.

그 몽둥이는 창술(槍術)과 봉술(棒術)에 능한 무송이 언제나 지니고 다니는 호신용이었다.

 



그 몽둥이를 들고 주막을 나서려는 무송을 주모는 놀란 표정으로 새삼스럽게 바라보았다.

“여보, 젊은양반. 고개 위에 무서운 호랑이가 나타난다는 것은 알고있지요?”

주모가 던진 말에 무송은 뒤를 돌아보며 히죽 웃는다.

“알고 있소”

“조심하구려. 사람을 보는 족족 잡아먹는 지독한 놈이라우”

“그 놈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요”

“어머나! 젊은이가 아무리 힘이 세고 몽둥이를 가지고 있다지만 호랑이를 당해낼 것 같수?

 어림도 없어요. 縣廳(현청)에서 사냥꾼을 수없이 풀어서 잡으려 해도 사람도 죽고 소용이 없었다오.

 목숨을 부지하고 싶거든 절대로 혼자서 고개를 넘을 생각일랑 말아요”

“고맙소. 그러나 염려 놓으시구려”

무송은 빙그레 웃음으로 감사를 표하고는 몽둥이를 끌고 어슬렁 고갯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경양강(景陽岡)이라는 고개였다.

산동으로 가는 경계에 있는 높은 산등성이를 넘는 고갯길인데, 꾸불꾸불 길고도 험했다.

 

삼사 마장 가량 올라가니 산신묘(山神廟)가 나타났다.

아니나 다를까. 그 산신묘의 문짝에 관인을 찍은 방문(榜文)이 나붙어 있었다.

무송은 그 앞에 검음을 멈추었다.

 

- 고개 위에 한 마리의 호랑이가 근래에 나타났는데, 이마에 흰 털이 돋은 이 호랑이는 통행인을 곧잘 잡아먹는다. 이번에 현청에서는 각 부락과 사냥꾼들에게 널리 알려서 상금을 걸어 조속히 이 호랑이를 잡기로 하였다. 잡은 사람에게는 일금 삼십냥(兩)을 준다.

그리고 이 고개를 넘어가려는 나그네나 상인들은 사(巳) 오(午) 미(未)의 세 시각에만 무리를 지어 통행을 해야 한다. 비록 낮이라 하더라도 그 외의 시각에는 통행을 금하며, 혼자서 고개를 넘는 일은 어느 시각이든 절대로 안 된다. 자칫하면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게 될 터이니 각자 명심하도록 하라.  

 

출 처 : 인터넷 한경 [2004.12.15] - 글/그림의 모든 저작권은 한경에 있음을 밝힌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5-06-24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유인 2005-06-25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들켰습니다. 저는 어딜 가나 자유인이랍니다.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인]은 꼭 기억해 주시되... 유사상표에 주의하세요. ^&^
요즘 책값이 궁해서... 알라딘에 진출했습니다. 코멘트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5-06-25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유인 2005-07-0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마음씨에 감사 드립니다.
리뷰 당선이야 글이 따라야 되는데... 실력이 없어서...
그래도 끊임없는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자유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