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독서 일기를 쓰거나 읽는 이유는, 읽은 것을 자꾸 잊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멋진 장소로 여행을 가서 그 장소를 즐기면서도 이 경험이 결국 잊혀질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워하는 것.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때 느꼈던 안타까움 뿐이라는 것. 즐거웠던 느낌이 아니라, 즐거운 느낌을 가졌다는 기억만이 남는 것. 그것이 두려운 것이다.

하긴, 이것이 어찌 여행이나 독서에만 국한될까. 삶 전체가 그러한 것을. 나는 그게 두려워 사진을 찍고 무언가를 적어두려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토요일에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이틀을 연달아 쉬게 된 일요일 오후, 한 사람은 차이코프스키를 들으며 자고 있고, 나는 망구엘의 독서 읽기를 읽는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내가 내 인생에서 바라는 것은 이런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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