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뿌리를 내린 불교는 로마 제국의 그리스도교가 그랬듯이 상심에 빠진 생존자와, 전쟁과 질병의 희생자들에게 위안을 주었다. 불교는 물론 인도에서 유래했는데, 인도는 차가운 기후대에서 발달한 문명들에 비해 질병발생률이 높은 곳이었다. 그리스도교 또한 기온이 낮고 인구가 적은 지역에 비해 전염병이 발생하기 쉬운 예루살렘,안티오크,알렉산드리아 같은 도시적 환경 속에서 탄생했다. 따라서 처음부터 그리스도교와 불교는 질병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죽음을 인생에서 중요한 사실의 하나로 다룰 수밖에 없었다. 결국 두 종교가 죽음이란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내세에서 다시 만나 이승에서 받았던 핍박이나 고통을 보상받을 수 있는 축복이라고 설파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1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