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읽고 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던 발생반복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것도 득이고, 쉽고 단 책에 길들여진 입맛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도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었다(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아주 하드한 책이라는 건 아니지만). 분류나 생태를 경멸하면서 물리학을 닮으려고 애썼던 그 비틀어진 유전학 교수도 생각났다. 아무튼, 훌륭한 책이긴 하다. 이제까지 우습게 생각해온 발생반복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게 해준 것도 고맙고, 생물학 전체에 대한 조망도 훌륭하고, 마지막 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이념을 버리고 안정경제 이념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훌륭하다.

 책 앞 표지의 몇 줄의 글도 왠지 모르게 마음에 안 들었는데, 오늘 뒷표지의 글을 발견하고 어이가 없어져버렸다. 뉴욕 타임스에서 인용한 문장 다음에, 이런 문장이 쓰여있었다.
'분자생물학과 진화생물학이 만나면서 생명과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 책과 함께 몸과 마음이 출간한 [분자생물학, 실험과 사유의 역사]를 함께 읽는다면 생명과학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뻔뻔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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