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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식이 점점 더 정확해지는만큼, 앞으로 남은 작업은 십년이나 십오년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해야 할 겁니다. 어느 미국인 설교자는 내가 성전에 대해 가지고 있는 표상이 신적인 계시에 의해 주어졌느냐고 묻더군요. 내가 신의 계시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했더니, 그는 아주 실망합니다. 그래서 내가 말했지요. 신의 계시가 있었다면 왜 내가 작업을 진행하면서 계획을 자꾸 변경해야 했겠습니까? 아니, 오직 연구와 노동만이, 무수한 시간에 걸친 노동만이 있었을 뿐입니다(And when I said to hims it's nothing to do with divine revelation, he was very disappointed. If it had been divine revelation, I said to him, why would I have had to make alterations as I went along? No, it's just research really and work, endless hours of work).
1.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것, 나는 그게 괴롭다. 신적인 존재가 계시를 내려준다면,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건 없다. 신을 믿는다 해도 그런 건 없다. 끊임없는 생각과 갈등과 노동만이 존재한다.
2. 확신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더 무서운 일이라는 것, 자신 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것,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이, 사실 그게 착각이라는 것, 하지만 그 본인은 절대 깨닫지 못한다는 것,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만 좋은 일인데, 확신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
그래서 우리는 오히려 확신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