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랑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책을 읽으며 행복했는데,

제대로 된 감상을 쓰려면 언제나처럼 미루고 미루다 안 쓸 것 같아, 

지금 눈에 띄는 귀여운 문장 3개만 남긴다.


310-311쪽.

(대만에서 선물로 노트를 사려고 구경에 심취한 저자에게 같이 간 동행이 섭섭해하면서 싸운 이야기.)

"그딴 노트 사다 줘도 아무도 안 좋아해!"

"무슨 소리야? 한국 출판계는 노트 선물로 돌아간다!"

(중략)

물론 대만에서 산 노트 선물은 모두에게 환영받았다. 장장마다 시와 소설이 적혔을 것이다. 알지도 못하면서.


371쪽

수돗물의 경도가 세서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카락이 해그리드처럼 거칠게 부풀어 올라 해리 포터 스튜디오에 적합해졌다.


379쪽

(찰리와 초콜릿 공장 뮤지컬을 보러 가서 초콜릿 바를 산 후)

문제는 초콜릿 바의 가격이었는데, 평범한 초콜릿 바가 7천원 정도 하다 보니 W에게 아무리 먹자고 꼬셔도 "한국 돌아가서 가족들과 나눠 먹겠다"고 가난하고 애틋한 찰리처럼 거절했다. 그래서 모두가 초콜릿을 먹을 때 우리만 다소곳이 앉아 있었는데 나는 그런 방식으로 작품과 연결되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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