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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레베카 블러드 지음, 정명진 옮김 / 전자신문사 / 2003년 10월
평점 :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나름대로 볼만했던 책. 블로그라는 인터넷 형식에 관하여 간략하게 정의하고, 그 역사를 말해주고, 그 안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갖추고 어떤 방법으로 도전해야 하는지,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를 정리해 놓은 글이다.
사실 국내에서 블로그는 그 개념의 모호함때문에- (블로그를 설명해 주는 여러가지 형식적 특징, 최근의 글이 위에 올라온다, 링크를 건다, 주제에 따라 분류된다, 코멘트를 달 수 있다- 등등은 이미 한국 게시판 문화에서는 익숙한 것들이라서, 블로그가 그런 것이다-라고 하면 사람들이 잘 이해를 하지 못한다. 게시판과 차이가 뭔데? 라고 묻는다. 사실 얼핏 보면 게시판 방명록과 매우 비슷하다.) 이 나라에서는 주로 '편리한 개인 홈페이지' 정도의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 급작스럽게 발전하고 있는 한국 블로그 문화는, 주로 '개인의 감상'을 끄적거리는 노트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레베카가 말하는 블로그는, 주로 '필터 역할'의 블로그,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이 정보를 수집하고 거르고 정리해서 웹에 게재하는 형태가 중심이다. 그리고 블로그의 진면목은 바로 그곳에 있다고 말한다. 수없이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그 정보를 정리하는 인간 필터의 역할, 그런 블로거들이 모이고 모여서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그 네트워크 속에서 또다시 새로 생성되는 힘.
블로그에 관심이 있거나 블로그를 기획하고 있거나, 앞으로 네트워크 상에서 인터넷 이용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 인터넷 커뮤니티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 것인지 궁금한 사람들은 반드시 읽을 것을 권한다. 다만- 이것은 디지털 관련 서적의 번역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긴 하지만, 구체적인 관계를 해설하는 것에 있어서의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 한국 사회에서 영어발음으로 쓰는 단어와 한글 번역으로 쓰는 단어들의 잘못된 번역등은 조금 눈에 띈다. 그 부분은 감안해서 읽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