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마녀 아틀리에 도넛문고 8
이재문 지음 / 다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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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하나 없는 마녀가 운영하는 가게인 마녀 아틀리에에
은서, 하람, 서윤이 발을 들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마녀의 제자 - 일진의 조건 - 굼뱅이 시간으로
각 아이들의 시점으로 총 3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어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각자 다른 시선으로 서술하고 있었다.

마음속에 깊은 곳에서 부터 모여있던 그들의 응어리를
밖으로 꺼내어 인정하고 해소시키는 과정들이
나에게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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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서의 이야기 - 마녀의 제자


마녀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데 과연 손수건이 있다 한들 효력을 낼 수 있을까요? 이봐요, 어린 마녀. 똑똑히 알아둬요. 저주을 풀기
위해선 손수던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바로 간절한 마녀의 마음이죠. 아무도 날 믿어 주지 않아도 자기 자신만큼은 스스로를 믿어야 해요. 마법이란게 원래 그런 거라고. 기적 같은거. 근데 우습게도, 자기 자신을 온전히 믿는 걱이야말로 기적만큼이나 어려운 거예요.

p.51

간절함이죠. 간절함이 모이고 모여서 놀라운 마법을 만드는 거예요.

p. 52



간절함, 간절하게 원하고 원하다보면 결국 무슨 일이든 이루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본적이 있다. 예전에는 R=VD 하고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을 적으면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니까. 그때 한참 많이 적어뒀던 것 같은데 그때의 소망들이 다 이루어졌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뭘 적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어찌되었든, 거짓일지 진실일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그렇지만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간절히 원하면 계속 생각하게 되고 결국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알게 모르게 열심히 그것을 이루기까지 열심히 노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은 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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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람의 이야기 - 일진의 조건


이대로 계속 모른 척 하면, 영원히 아빠를 부끄러워하게 될 것 같았다. 그건 싫었다. 남들에게 자랑 하진 못할지언정 더는 아빠를 숨기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했다. 아빠를 인정하는 용기. 잘못을 솔직히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용기. 만약 아빠가 용서해주지 않더라도,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다.

p.120

문득 아틀리에 블로그에서 본 홍보 글이 하나 떠올랐다. 복수를 완성하고 감옥에서 해방되라는 문구 말이다. 감옥에서 해방되는 열쇠는 사실 복수가 아니라 믿음이 아니었을까?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 도준에게 맞설 수 있고 아빠를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 하람은 앞으로도 그 믿음을 소중히 간직하리라 다짐하며 크게 인사했다.

p. 123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용기 또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내가 실패할 것만 같아서 포기한 적이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포기한 것들이 아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만에하나 실패를 하더라도 그 경험은 나의 피가되고 살이되는 것들일테니 말이다. 실제로 도전했을 때 실패하더라도 생각보다 그렇게 큰 타격도 없었고… 도전을 통해 얻었던 것들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고 그 기억들로 살아가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제는 두려움이 하나도 없다는 말은 아니다. 여전히 새롭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무섭기도 하고 그렇다. 경험해보지 않은 것이라서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지레 겁을 잔뜩 먹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다는 일단.. 해낼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시도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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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의 이야기 - 굼벵이의 시간

돌이켜 보면, 그것은 일종의 신앙이었다. 믿음대로 이루어질 거라는 신앙. 함부로 좌절해서는 안 됐고, 쉽사리 슬픔에 잠식돼도 안 됐다. 단단한 믿음으로 무장하여 우린 괜찮을 거라고. 이대로도 행복할 거라고. 세뇌 아닌 세뇌를 반복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믿음 속에서 살았다.

p. 165

매미는 매미대로, 굼벵이는 굼벵이대로 자기 삶을 살면 된다. 그런데 땅 위의 삶만 값지다고 생각하고, 땅 아래 삶을 폄훼하다 보면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불행한 삶만 살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것을 감사함으로 누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땅 아래의 삶이자, 행복한 ‘굼벵이의 시간‘ 이다. 굼벵이러 살아가는 동안에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p. 170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스토리였다. 매미는 매미대로, 굼벵이는 굼벵이대로 자기 삶을 살면 된다는 말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나 역시도 알게 모르게 내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거나 눈치를 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 문장을 들으며 ‘너는 너의 삶을 살아가면 돼’ 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았다. 이미 굳어버린 습관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남들에 맞추는 삶이 아니라 내가 정한 기준의 나의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의 기준에 맞춘다고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겠지만 ^_^)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처럼 (요즘에는 원영적 사고라고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긴 하지만) 여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내 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 매미이면서 굼벵이의 삶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닌 혹은 반대로 굼벵이이면서 매미의 삶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는 것이다. 이것저것 비교하고 부러워하면 끝도 없달까. 결론 = 내 삶의 주인공은 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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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어른들 - 고통의 중심축에서 보내는 절실한 위로
부순영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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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와 연숙(사하의 어머니) 그리고 휘광(사하의 아버지)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 시간이 아니라 각각의 시간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 굉장히 독특하게 느껴졌다. 각각의 시점은 흔히' 청춘' 이라고 불리는 시점이었는데 보통 청춘이라고 하면 찬란하게 빛나는 시절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들의 삶은 그러지 않았다. 그들의 청춘은 바다 저 아래의 깊은 곳 마냥 어둡고 캄캄했다.

그들의 사정은 조금씩 달랐지만, 어찌되었든 찬란하다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같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칠흙같은 어둠이 있을 뿐이었다. 오빠의 방황으로 인해 계속 해서 빚은 쌓여가지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집안의 눈치를 보면서 계속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사하, 물을 무서워했지만 돈을 벌기 위해 물질을 나갔던 연숙,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때문에 기술을 배워야 했던 휘광. 그들의 사연 하나하나 읽으며 나의 지난 날들을 생각해봤다. 

나 역시도 그들만큼은 아니었지만, 포기한 것들이 있었다. 물론 그만큼 노력을 했는가? 라는 질문에 100% 그렇다라고 이야기할 자신은 없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뜬 때때로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눈물 흘리는 날도 있었던 것 같다.

중간에 사하의 공무원 준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김밥집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아주머니의 속사정에 대해 나오는 점이 인상깊기도 하고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던 것 같다. 

김밥집 아주머니가 사하의 공무원 준비에 부정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자신의 딸 때문이었다. 그녀의 딸도 10년 넘게 임용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한 두해는 다음엔 붙을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것이 점점 늘어날수록 지치게 되는 것이다. 뒷 이야기를 읽으며 그녀가 사하에게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속사정을 알아버린 기분이랄까. 사하가 정말 딸과 같은 상황이었기에, 차마 자신의 딸에게는 할 수 없지만 하고 싶었던 말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사하의 입장에서는 정말 기분 나빴을 것 같다. 자기 딸에게는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의 딸에게는 한다는 것이, 속사정을 알고난 후에는 조금 이해가 갔지만 그래도 오지랖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던 것 같다. 열심히 해보려던 마음을 밟는 것 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찝찝한 마음이었다.

그런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도 가끔 물 속에서 보는 달빛처럼 희미하지만 빛은 보였다. 하지만 그 잠깐 동안의 희미한 빛 때문인지 그 빛이 사라지면 더욱 어두캄캄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금이라도 보이던 희망이 사라지면, 더욱 절망에 빠져버리기 마련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또 다른 빛을 찾아 다시 나아갔다. 사하는 오랜기간동안 준비하던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고 취직을 준비했다.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보러 다녔다. 

사실 나 역시도 이제 대학교 4학년 2학기, 즉 졸업반이기 때문에 차차 취업을 준비해야한다. 공무원 준비도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이런 사하의 이야기에 가장 몰입되어 읽었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사하는 빛을 보고 또 잃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빛을 잃어버린 채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또 다른 빛을 찾기 위해 일어나 나아간다. 과연 그 길이 또 다른 빛을 향해 나아가는 길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일어나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일어나 나아가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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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를 위하여 - 이우 소설집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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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를 위하여 / 이우 

페르소나를 위하여는 짤막한 이야기들을 모아둔 단편모음집이다. 각가의 이야기들에서 ' 무언가를 갈망하는 ' 주인공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다 여운이 깊게 남았다. 어떻게 보면 조금 오싹하기도 하달까. 하나의 미스터리 영화를 본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생각하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나를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소설이 좋다. 재미와 교훈을 둘 다 얻어가는 기분이랄까. 

어찌되었든, 매력을 한가득 가지고 있는 책이었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이야기는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페르소나를 위하여' 라는 에피소드였다. 왜냐하면 나 역시도 인스타그램을 비롯하여 블로그 등 다양한 SNS를 즐겨하기 때문인 것 같다. 심지어 어찌보면 지금도 나는 SNS를 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물론, 등장인물처럼 인플루언서는 아니지만. 특히 인스타그램은 예쁜 사진을 올려서 하트를 받는 구조는 사람을 굉장히 그것에 빠져들고 집착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나 역시도 사진을 올렸을 때 '좋아요'를 많이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니 말이다. 최근에는 이 좋아요를 숨기는 기능도 생겨났지만. 물론 SNS 자체를 나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의 소통 창고가 될 수도 있고 나만의 공간 그리고 나만의 기록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때때로 주체가 뒤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인스타그램을 위해 삶을 살아가는 느낌이랄까? SNS를 어떻게 활용해나가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임을 느꼈다.

이 외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그저 자신이 해오던 것을 갈망하는, 하지만 결국 갑오개혁으로인해 과거제가 폐지되어 갈망하던 것을 잃어버린 자의 이야기 '갑오년의 유가'
그리고 성형을 통해 예뻐지면서 먹이사슬의 한 단계 위로 올라간 자의 이야기 '생태교란종' 의 이야기도 인상깊게 읽었다. 

갑오년의 유가를 읽으면서 특히 이제는 10년이 아니라 5년 또는 더 짧은 시간이면 강산이 변한다 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만큼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많은 것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또 많은 것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나는 과연 이러한 사회에 발맞추어 함께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아닌 걱정이 조금 들었다.

그리고 생태 교란종을 읽으며 성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성형을 통해 주인공은 많은 남자들의 대쉬를 받기도 하지만,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멀어지기도 했다. (그 친구를 친구라고 하는게 맞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조금 찝찝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자신의 컨플렉스를 고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없어서 내성적이고 움츠렸던 그녀였지만 성형 후 외모에 자신이 생겨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변했다. 친구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마치 다른 사람 같다고 이야기 했지만 그 또한 그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의 다짐처럼 '행복해지길' 빌어본다.

페르소나를 위하여는 작품해설이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작품해설은 맨 마지막에 읽는 것을 좋아한다. 작품해설을 먼저 보면 왠지 스포를 당한 기분이랄까. 그리고 내가 작품 해설과 같은 생각을 하면 정답을 맞춘 기분이고, 다른 생각을 했더라도 해설을 보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는 그 시간이 즐거웠다.

대표적으로 '야생의 사고' 의 작품해설을 읽으며 그 즐거움을 느꼈는데, 나는 단순히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빠르게 적응하는 것 만을 생각했다. 하지만 해설에서는 이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갈망하는 것이 달라지는 것, 즉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그가 원래 살던 곳을 '사회' 그리고 조난 당한 곳을 '야생' 이라고 칭해본다면 사회에서 정말 소중하게 여기던 롤렉스 시계는 야생에서는 그저 도구로 전략해버리고 대신 울퉁불퉁한 피부를 갈망하게 된다. 그리고 구조되어 다시 사회로 돌아온 후에는, 울퉁붕퉁한 피부는 잊어버리고 롤렉스 시계를 갈망한다. 이를보며 정말 가치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 부침개를 뒤짚듯이 확 바뀔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가치란, 영원한 것이 아니었다.

이처럼 다양한 생각 주머니를 만들 수 있었던 재미있던 책이었다. 300페이지가 좀 넘는 책이지만 앉은자리에서 금방 읽어내려갔다. 

P. 112
갑자기 이 모든 것이, 내가 갈망하는 이 모든 것이 하찮게 여겨질 뱃고동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P. 238
먹이사슬의 피라미드에서 한 단계 위로 올라간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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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의 고장난 시간
마가리타 몬티모어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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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읽어왔던 시간여행자와는 조금 다른, 색다른 시간여행자의 이야기


앉은 자리에서 500페이지 가량이 넘는 책을 한번에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우나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우나의 시간여행은, 내가 여태까지 읽어왔던 시간여행에 대한 이야기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보통 내가 읽어왔던 시간여행은, 대부분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로 이동해서 (혹은 원하지 않았더라도) 어떠한 사건을 해결하고 다시 현재의 시간으로 돌아도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과거이든, 미래이든 이동한 후에 결국 자신이 살고 있는 현재로 되돌아도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나의 타임리프는 조금 많이 달랐다. 


일단, 우나의 타임리프는 한마디로 제멋대로, 뒤죽박죽이었다. 2015년이었다가 2003년이었다가 1995년이었다가 2017년이었다가. 어떠한 패턴도 없이 제멋대로 였다. 

그녀의 첫 리프는 19살때 일어났다. 19살인 우나는 51살인 우나의 몸에서 눈을 뜨게 된 것이었다. 훌쩍 흘러버린 시간 속에서, 그녀는 얼마나 두려웠을까?

매년 1월 1일 그녀는 새로운 시간 속에서 눈을 떴다, 매년마다 리프를 반복한 것이다.

하지만 어느 년도에 눈을 뜰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믿고 의지하는 또 그녀를 믿고 의지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적으로 그녀의 엄마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엄마는 평범한, 엄마의 이미지와는 조금 달랐다.

자유롭다고 이야기 해야할까, 어찌되었든 그녀는 때로는 그녀의 멘토처럼 ˖로는 그저 친구처럼 그녀를 대했다. (정말 친구처럼 싸우기도 하고)

하지만 애정이 가득했음을 글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엄마는 그녀의 곁에서 항상 그녀를 지켜봐주고 응원했다. 

우나도 그녀를 의지하고 있었다. 그녀의 삶 속에서 엄마는 크고 소중한 존재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이러한 존재가 있다는 것, 이러한 유대감을 쌓아간다는 것은 큰 행운인 것 같다. 내 곁에도 이러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든, 우나의 타임리프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하자면

우나는 매번 이전의 우나에게 새로운 해에 눈을 뜰 우나를 위해 남겨둔 편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 편지가 그렇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들과 약간의 팁이 적혀있었지만 우나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또한 어떠한 사건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적혀있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녀의 삶에서 중요한 일들은 하나도 적혀있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우나는 아픔과 슬픔, 고통, 배신 그리고 후회 등을 마주했다. 다가오는 불행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가오는 행복과 행운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것은 우나의 선택이자 결정이었다. 우나는 미래나 과거를 사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여행자라고 불리긴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삶에 다가오는 크고작은 사건들을, 좋은 사건이든 나쁜 사건이든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있었다.

우나는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한 여성이었다. 단지 시간의 순서가 뒤죽박죽, 고장난 시간을 살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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