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와 융 -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두 영성가의 가르침
미구엘 세라노 지음, 박광자.이미선 옮김 / BOOKULOVE(북유럽)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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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와 칼 구스타프 융은 내 인생에 있어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다. 헤세가 쓴 책의 구절과 그림, 융이 연구한 심리학 등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귀한 인생의 가르침들이다. <헤세와 융>, 처음엔 이 두 사람의 뜻깊은 우정을 그린 책으로만 생각했었다. 벅찬 기대감을 안고 찬찬히 읽어보았는데, 제 3자의 입장에서 본 두 사람의 모습과 만남이었다. 살짝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이전에 알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 정말 좋았다.



실제로 헤세와 융은 중년에 만나 평생을 교류한 사이였다. 힘든 시기를 보내던 헤세의 마음의 병을 융이 치료해줬기 때문이었다. 저자 미구엘 세라노는 두 사람을 각각 만나 대화를 나누고 편지를 주고받았다. 비록 헤세는 10년 동안 4번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그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헤세라는 인물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고, 그가 심취해있던 동양철학과 신비로운 사상을 이 책에 잘 풀어주었다. 저자와 융의 만남은 심리적으로 도움을 받으며 시작되었다. 그와 나눈 대화를 통해 정신 분석 심리에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본 둘의 성향은 정반대였지만, 그들의 가치관과 철학은 비슷했다고 한다. <헤세와 융>에서 그들의 이야기엔 언제나 철학, 심리학, 문학, 물리학 등 다양한 주제가 펼쳐졌고, 그것을 제 3자의 입장에서 지켜본 저자의 입장이 은은하게 펼쳐진다. (사진과 그림 그리고 편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든 이야기가 다 인생의 가르침이었지만, 모든 것을 아우른 마지막 가르침은 어떻게 해야 인생을 잘 살 수 있는지 그들의 경험과 소신이 담긴 가르침이었다.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잘 돌보고 비울 땐 비우고 채울 땐 채워줘야 하는 것.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게 아닐까 싶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한 번 더 읽어보고 나서야 더 깊은 마음으로 어려울 거란 두려움까지 덮을 수 있었다. 두고두고 읽어봐야 하는 책. 정말 오랜만에 벅찬 마음이 들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에 헤세가 돌로 된 흉상에 손을 얹고 했던 말, "우리는 형상으로, 순수한 형상으로 되돌아갑니다."라고 했던 말이 이해가 되었다. - P51

하지만 사람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본성을 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기대하지 않은 것의 중요성도 인정하면서 혼자 가야 합니다. - P128

우리가 제대로 관찰하면 꽃은 우리에게 인사로 답하고, 사랑의 형태로 돌려줄 것이다. 즉시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가 대지로 돌아갈 때면 그렇게 할 것이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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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습니다 - 무사히 나이 들기 위하여
박현희 지음 / 뜨인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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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 살. 아직 나에겐 크게 와닿지 않는 나이지만 언젠가 다가오게 될 나이이다. "달리고 쓰면서, 반백 살에 진짜 내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이 문장이 너무나 멋져 보인다.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관리하려는 저자의 모습이 느껴지면서도, 자신을 찾아가려는 그 작지만 큰 열정이 강력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아하고, 당당하고 멋지게. 우리 여자들은 그렇게 나이 들어가길 원한다. 아직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주변에서의 반백 살은 가족에게서 자유로워지는 순간의 시점이 된다는데 .. 이 순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면 <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습니다>를 꼭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몸에서 느껴지는 노화의 신호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기로 했다. 틈틈이 또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들! 바로 달리기와 글쓰기였다.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운동이 있지만, 달리기는 언제든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비용도 들지 않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근육과 몸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되고, 사랑하는 아들에게서 진심 어린 경탄의 박수를 받았을 때 괜히 내가 다 뭉클했다. 그리고 저자는 100일 동안 글 쓰는 것을 습관화시켰다. 이 부분을 읽으며 컴퓨터 앞에 앉아 골똘히 집중해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는 뒷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자신감이 생기고 행복을 느꼈다는 문장에 또 한 번 큰 울림이 느껴졌다.


우리 모두 딸, 엄마, 아내이기 전에 여자이다. 다양한 삶을 살아가도 결국 나 자신을 찾아가고 온전한 나를 받아들이며 나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오늘부터 나를 돌보기로 했습니다>를 통해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하는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마냥 늦게 다가오는 나이가 아니라, 기분 좋게 행복하게 받아들일 나이가 될 수 있도록 저자의 진심 어린 조언에 따라 미리 연습해두어야겠다. 나를 돌보며 사랑해주기 위해서.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규칙적인 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내 몸에 관심을 두게 되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서,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일상적이지 않은 강도로 움직이다 보면 내 몸을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 P42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구든 결국 된다. 스스로를 몸치라고 규정하고 좌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 전에 다시 생각해보자. 기준을 낮추고 자신에게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 P149

뻔뻔한 여자만 글을 쓸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니 글을 쓰고 싶은 당신의 소망을 있는 대로 드러내라고, 좀 더 뻔뻔해지라고,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고, 이렇게 부추기는 일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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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는 제주
귤귤 지음 / 북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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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많이 가는 여행지는 단연코 제주도라 생각한다. 요새는 한 달 살기가 트렌드가 되어 날을 잡고 한 달을 머물다 가는 사람들도 많아진 제주도. 재미와 힐링을 찾으러 가는 곳에 저자는 갑작스럽게 발령된다. 아무런 연고 없이 제주도에서 1년을 넘게 살았던 저자는 근무하면서 쉬는 날마다 틈틈이 여행을 다녔고, 사진과 그때의 추억과 감정을 담은 <탐라는 제주>를 완성했다. 단순한 즐거움의 짧은 여행이 아닌 오랜 시간 제주도민처럼 살아가며 그 어떠한 여행가이드보다 더 섬세하고 알찬 내용을 담은 <탐라는 제주>. 깊게 살아본 시선에는 어떤 제주가 담겨있을까.



맛집도 맛집이지만, 제주도에 이렇게 멋지고 감성적인 카페가 (제대로 된 카페가) 많을 줄 누가 알았을까.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결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 SNS에 올라오는 사진 몇 장으로 분위기를 알고 끝나지 않았을까. 저자는 카페의 구조와 인테리어, 가장 좋은 좌석과 뷰 그리고 맛있는 메뉴까지 제대로 알려주었다. 각 카페의 정체성을 알고 방문할 수 있으니 여행 또는 한 달 살이할 때 방문해보면 참 좋을 것이다. 저자의 '인생 카페'니 더욱 신뢰할 수 있다.


읽다 보면 소개된 관광지, 맛집 그리고 카페 리스트에 눈이 번쩍여진다. 그러다 어느새 저자의 솔직한 경험과 생각에 더 재밌게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단순한 광고성의 홍보 글이 아닌, 저자가 직접 보고 먹고 느껴본 정확한 정보이기에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먼저 살펴보고 여행 루트를 짜길 바란다. 분명 후회 없이 알차게 다녀올 수 있으니.


언제쯤 마음 편히 제주도에 다녀올 수 있을까? 저자가 추천한 곳은 다 다녀와야 하는데.


* @book_thanksmom 님 서평단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에서 제주의 매력을 보고 여행을 결심한다면, 계획을 짤 때 한 번 다시 열어보는 책이 됐으면 한다. - P13

영화에 나왔던 처음 발견한 행성의 표면처럼, 바닷물 사이 곳곳에 돌들이 융기해있고 그 위에 초록색 이끼가 앉아있는 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신비로웠다. 곳곳에 고여있는 물은 깊은 산 계곡물처럼 맑아 사진을 찍으면 하늘이 비칠 정도였다. - P89

누군가에겐 사소하고 보잘것없다고 생각될 수 있는 것이 누군가에겐 여행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정표가 여행을 더 풍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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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 - 풀꽃 시인이 세상에 보내는 편지 아우름 50
나태주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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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마이너라 여기고 풀이 죽어 있는 젊은이들에게, 그래도 메이저를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풀꽃 시인이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건넨다. 그것도 정말 따스하게.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쉰 번째 주제 '풀꽃 시인이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지혜'라고 한다. 그리하여 대중과 만나게 된 나태주 시인의 책 <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 나태주 시인의 희망과 응원의 메세지는 어떤 것일까.



이 책은 나태주 시인이 전국을 돌며 강연해온 내용 중 젊은 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만 엮은 책이라 그런지 평소 출판된 시집과는 다른 개념의 에세이집이었다. 매번 시집으로만 접하다 에세이로 만나니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시인이자 교사이기에 젊은이들에게 나태주 시인의 이야기는 인생 멘토에게서 듣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랜 세월 살아오며 체득한 경험과 생각 그리고 지혜는 그 누구보다도 진심이 담겨있기에 젊은이들에게 힘이 될 것이 분명했다.


파트마다 나태주 시인이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주제가 달랐다. 자신의 인생을 소개하고 마이너 인생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바람직한 마음가짐과 성공, 인생의 터닝 포인트 시점, 살아가면서 다가오는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법 그리고 17편의 시와 이야기까지. 그의 애정 어린 조언과 위로가 마음을 울렸다.


살아가며 이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또 힘든 과정을 계속 버티고 또 견뎌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아직 마이너에 머물고 있지만, 메이저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희망차게 갖고 있었는지 또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나태주 시인의 따스한 부탁에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의지가 피어났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모든 것을 포기하지 말라는 부탁. 마이너가 지나면 메이저가 찾아올 테니.


나태주 시인의 시 중 가장 와닿은 시는 '선물'이었다. 그 시의 구절 하나하나가 꺼져가던 나만의 희망 불씨를 되살렸기 때문이다. 당신에게도 그러한 시가 되길 바란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없으되 시에게는 끝없는 끌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는 시에 대한 호감이 있었습니다. - P27

어떤 분야에서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 명예를 얻은 사람을 보면 그에게 눈물겨운 마이너의 시절이 있었음을 봅니다. 여러분이 지금 보내는 시간들이 바로 그 마이너의 시기이고 시련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P108

나는 가끔 사람의 얼굴에만 눈이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에도 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눈과 마음이 합쳐진 그 어떤 새로운 눈입니다. 그냥 눈이 아니라 마음을 가진 눈입니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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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스페이스 베타
실케 헤르만.닐스 플래깅 지음, 한창훈 옮김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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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닌 이상, 어려운 책이 틀림없다. 전문 지식이 없으니 조금 삐걱거리며 읽게 되지만, 또 다른 신세계가 펼쳐지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한 <오픈스페이스 베타>. 'Openspace Beta 오픈스페이트 베타'는 이 자체가 초대이며, 개인의 책임 그리고 자기조직화에 기반한다.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속성 때문에 '좋은 게임'이라고도 불리며 조직의 변화를 위해 자신들에게 알맞은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과연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저자는 경영학의 기초인 맥그레거의 'XY이론'을 기본으로 2개의 조직을 말해준다. 중앙집권적인 '알파 조직'과 분산형인 '베타 조직'으로. X이론의 특징은 두려움과 보상으로 인해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며, 이를 믿는 알파 조직은 계획과 조종 등 강요적 분위기를 뜻한다. 반대로 Y이론의 특징은 사람의 내적 동기와 성취욕으로 인해 움직이는 것이며, 참여와 자율의 분위기를 뜻한다.


고객을 위해 일하는 기업일수록 시대가 변하며 무너지기 마련이다. 또한 조직내 에서의 심각한 분열이 좋지 못한 성과를 가져오기에 조직의 구성원과 분위기가 바뀌어야만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오픈스페이스 베타라는 것이다. 베타로 변화를 하기 위해, 90일의 기간을 주는데, 이 책은 아주 친절하게도 사용법을 알려주며, 그림으로도 어떻게 90일을 이용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인간은 변화방식에 저항할 뿐이라는 저자의 말을 곱씹어보게 된다. 오랫동안 전통적이게(?) 전해 내려온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서라면 성과를 위해서라면 베타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새로운 리더십으로 서로 간의 믿음을 되살려 소통하고 시대에 맞춰 변화에 대응하는 것. 조직을 이끄는 기업의 관리자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플랜비디자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


강요하면 참여도는 떨어집니다. 반면 초대와 참여에 대한 선택권을 제공하면 참여도는 올라갑니다. 참여는 바르고 지속적인 베타 대전환의 핵심입니다. - P27

잘 만든 주제는 참가자들이 변화 이야기를 써나가는데 참여하고 싶어지도록 동기부여를 해줍니다. - P127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힘을 가진 이들은 세 가지 구조에서 변화 이야기에 맞게 의도적으로 행동하고, 누구나 전파할 수 있을 만한 스토리를 남겨야 합니다. 에를 들어 공식 권한 관리자가 무엇인가에 주목하면 조직 구성원들은 그것이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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