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모든 말들 - 지혜롭고 재치 있는 여성 작가들이 사랑을 말할 때
베카 앤더슨 지음, 홍주연 옮김 / 니들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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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은 무엇일까? 우리의 사랑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전 세계 150여 명의 여성 작가들이 남긴 사랑에 관한 문장과 이야기를 알면 그 해답을 알 수 있을까? <사랑에 관한 모든 말들>은 버지니아 울프, 뒤라스, 패티 스미스 등 여성이라면 누구나 다 좋아할 최고의 작가들이 직접 남긴 '사랑'에 대한 책이다. 지혜롭고 재치 있는 그녀들의 문장을 마음에 담아보았다.



책을 읽다 보면 다채로운 색감에 눈이 황홀할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사랑만큼 다채로운 사랑의 색들이었다. 번역이 훌륭하였지만, 같은 문장이 영문으로도 함께 쓰여있어 더 감성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총 12개의 주제로 나뉜 이 책은, 사랑에 있어 A to Z, 정말 모든 것을 알게 해주는 주제였다. 문장도 문장이었지만, 주제마다 저자만의 짧은 에세이도 담겨있었는데, 사랑에 있어 다양한 관계와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더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느꼈던 감정은 자존감이었다. 이성애, 동성애, 에로스, 아가페 등 정말 다양한 형태의 사랑 문장과 에세이가 있었지만, 읽을수록 나에 대한 사랑이 중요하게 다가왔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단지 나를 더 사랑해주어야 상대방과의 관계도 건강하고 그 사랑을 제대로 공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연인 관계를 떠나) 많은 사랑을 목격하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 어떤 사랑이라도 그 속에서 분명 우린 성장하고 깨달을 것이다. 혹 막막하고 두렵다면 너무 걱정하지 말자. 우리와 같은 마음을 가졌었던 여성 작가 150여 명이 있으니 말이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춤을 사랑하고, 달을 사랑하고, 영혼을 사랑하고, 사랑과 음식과 둥근 것을 사랑하고, 투쟁을 사랑하고, 공동체를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 그 무엇도 개의치 않고. - P50

사랑을 해 보기 전에는 어떤 남자도, 여자도 자기 자신이 될 수 없다. - P147

언제나 사랑할 무언가는 남아 있다. 그걸 깨닫지 못했다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이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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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국어 공부 : 문법편 시로 국어 공부
남영신 지음 / 마리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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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공부에는 '시'만큼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해왔었다. 간결하면서도 많은 의미가 함축된 아름다운 시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규칙과 원리가 있기 때문이다. 총 3권 중 첫 번째 책 <시로 국어 공부 : 문법편>을 통해 56편의 한국 시를 읽어보며 문법적으로 감상해보았다.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수준 높은 글쓰기 능력을 익히기 위해 우린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문법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문법은 사실 알면 알수록 어려워 지는 게 문법이다. 그렇기에 시를 통해 문법을 배운다는 건 조금이나마 더 재밌고 감성적으로 배울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형태소, 단어, 구, 절, 품사, 문장 성분, 문장 종류 등 정말 문법의 기본 개념을 확실히 담고 있는 이 책으로 조금씩 국어 공부를 해보았다. 문법을 이해하고 시를 읽으니 확실히 마음에 다가오는 느낌부터 달랐다. 그리고 나름의 글을 써보며 평소에 사용하지 않았던 단어를 사용해보기도 했는데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시와 글쓰기를 사랑한다면 정말 필수인 책 <시로 국어 공부 : 문법편>. 우리말을 정말 많이 사랑하고 아끼는 저자의 새로운 국어 운동이 쭉 이어지길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법적 감상은 시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들어 우리를 작가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해 준다. - P25

시를 읽으면서 문장의 뼈대를 알아볼 수 있다면 시의 주제를 파악하는 데도 퍽 유리해진다. 문장의 흐름은 뼈대를 통로로 삼아 이어지기 때문이다. 문장의 뼈대는 성분이라는 말로 분석된다. - P78

서술어의 종결어미 형태에 따라서 말하는 사람의 태도가 달라지는 원리를 서법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서법에는 평서법, 의문법, 명령법, 청유법, 감탄법이 있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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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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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대상작이자, 웰메이드 심리스릴러인 <게르니카의 황소>. 한국 소설이지만, 읽다 보면 뉴욕 한복판에 서 있는 느낌이 확 든다. 폭력으로 인하여 분열된 심리를 날카롭게 표현하는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4년의 개고 끝에 출간된 이 책은 더 탄탄해진 스토리와 문장으로 완벽한 심리스릴러가 되었다. 어린 시절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에 빠져 화가가 된 한국계 미국인 케이트. 그녀는 환영을 보기 시작하면서 약을 복용했지만, 영감을 얻지 못해 결국 복용을 중단했고,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꿈과 현실을 넘나들게 되었다.


꿈속에서 만난 에린의 재능이 탐나 그녀와 거래를 하게 되고 그 후, 점차 꿈속의 일들이 현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느끼게 되며 케이트의 심리는 더욱 고조되었다. 실제 일어났을 수도 있는 사건에 이야기는 케이트의 억압된 욕망과 분노에 더욱 집중한다. 그 와중에도 에린은 매혹적인 면을 보여 두 여성 캐릭터는 마치 '지킬 앤 하이드'처럼 느껴지게 된다.


한국소설이지만 한국소설답지 않게 심리적으로나 배경적으로 스케일이 크게 느껴졌던 책 <게르니카의 황소>. 오랜만에 몰입하며 단번에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또 다른 스타일의 글이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꿈에서 그림을 다시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고스란히 기억한 채 깨어날 것이다. 손안의 내 수호신과 함께라면 이 주문도 조금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른다. - P64

모든 게 다 내 뜻대로 이뤄지기만 한다면. 상관없어, 이것이 꿈이든 현실이든. 나는 제한속도까지 엑셀을 밟아대며 몇번이고 되뇌고 또 되뇌었다. - P175

현실의 모든 감각이 내게서 한없이 멀어지는 듯한 아득함과 함께 나는 단 하나의 새로운 감각이 내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것을 느꼈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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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가를 매혹한 불멸의 빛 해시태그 아트북
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 지음, 고선일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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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빛의 아우라를 뽐내는 '금'은 인류 역사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나 다름없다. 아름다움과 영원을 상징하는 이 금이 예술과 만나면 어떻게 될까? 사실 예술 작품에 노란색은 언제나 많았지만, 그 색이 금을 뜻한다고 상상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인간이 금을 알게 된 순간부터, 금은 인간의 결함이자 희망이며 현실이자 어처구니없는 환상'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기에, 그간 지나쳤던 노란빛, 금빛 예술 작품들을 다시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금'을 인지하고 나니, 이전에 눈여겨봤었던 작품들의 분위기와 작품 속 사람의 표정들이 다르게 느껴진 것 같았다. 어떤 사람은 좀 더 욕망이 드러나는 느낌이었고, 또 어떤 사람은 환희에 찬 모습이었다. 내가 본 작품들을 포함한 총 37개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책 <금>에서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작품부터 상상치도 못했던 작품까지 금과 관련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1부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걸작 18점을, 2부에는 덜 알려진 명작 19점까지, 새로운 방식으로 작품을 재해석하기도 했으며, 작품을 통해 금이 지니고 있는 상징성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 '황금비를 맞는 다나에', '검정과 금빛의 야상곡', '골드 마릴린 먼로'까지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작품이 한 권에 수록되어있으니 눈이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어떠한 작품보다도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구스타프 클림트의 '입맞춤'이 아닐까 생각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금색을 사용한 작품 중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며, 클림트의 대표작이기 때문이다. 그가 금을 사용하여 '입맞춤'이란 작품에 녹여내고 싶었던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랑이라고 한다. 금은 영원한 물질이자 영원성의 상징이니, 정말 완벽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표지 또한 클림트의 작품이다. 클림트는 정말 금색을 사랑했을 것이다) 금색을 사용한 작품들 모두 사용된 양과 그려지거나 만들어진 모양 그리고 질감 등 너무나 다르고 다양하지만, 색깔 하나로 성스러움과, 풍요로움, 영원한 사랑과 타락 그리고 허영과 타락한 자본주의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다니, 금은 그 자체로도 여러 영역을 넘나드는 하나의 아이콘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고대와 중세 미술에 조금 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완벽한 디테일과 인간이 금 앞에서 보여줄 수 있는 사실적인 묘사가 그 어떤 시대의 작품보다 더 완벽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현대미술로 갈수록 더 웅장하면서도 기발하면서도 심플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고대와 중세처럼 좀 더 깊게 표현되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본다. 그리고 분명하게도 앞으로 쭉 금은 예술계에서 빠질 수 없는 하나의 고유한 색 또는 물질이 될 것이다.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기도 인간의 꿈을 보여주기도 할 텐데, 어느 쪽이 되더라도 신선한 충격과 빛나는 아우라를 보여줄 것이다. 우리를 놀라게 할 '금'빛 작품은 과연 어떤 게 될지 너무나 궁금하다. 또한 숨겨진 금과 관련된 작품들이 한국에 더 많이 소개되길 바라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이 세상의 모든 문명에서 금은 가장 장엄하고 귀중한 표현물을 장식하는 데 쓰였다.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금을 세속적인 경제 수단인 금화처럼 이용하기로도 결정했다. 바로 여기서 인간의 딜레마가 발생했다. - P6

그는 유명인을 향한 대중의 집착, 그리고 작위적이고 날조된 것이지만 어쨌든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됨으로써 그 위험한 게임에 뛰어들었던 여배우의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볼 것을 권유한다. - P98

황금빛 신체, 어느 순간 멈춰버린 듯한 표정을 한 채 두껍게 화장한 얼굴로 이상화된 그는 이제 비현실적인 존재가 되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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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는 말 대신
강관우 지음 / 히읏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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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보건소. 왠지 모르게 조용할 것만 같은 그곳에서 하나의 휴머니즘 에세이가 탄생했다. <힘내라는 말 대신>은, 의사 강관우의 첫 저서이다. 저자는 다른 의사들의 뻔한 진료 대신 자신만의 진료를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들로부터 배웠고, 그들을 위로해주었다고 한다.



3년간 환자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던 저자는 사람들이 몸이 아픈 경우도 많았지만, 마음이 아픈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글을 읽다 보면 느낄 수가 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저자는 참 좋은 의사라는 것을. 권위적이고 무뚝뚝한 의사가 아닌 다정하고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의사였기에 저자를 통해 환자분들이 마음의 위로를 얻지 않으셨을까 한다.


아무리 보건소라지만, 그 많은 사람을 다 똑같이 정성 들여 진료하고 특히나 이야기를 차분히 여유 있게 들어주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게 했다. 진정한 배려와 진심 없인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 모든 이야기가 하나같이 다 따스하고 치유 받는 느낌인데, 마지막 이야기에 마음이 시큰했다. 부디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바란다. <힘내라는 말 대신>을 읽고 난 뒤 여운이 가시질 않았다. 진한 위로가 담긴 이 책을 소중한 사람에게 꼭 선물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괜찮냐는 물음 대신 분명 괜찮을 거라 단언해주는 일. 그런 일 갖고 그러냐는 말 대신 그런 일 갖고 오느라 애썼다고, 대견하다고 말해주는 일. 당신 마음이 와르르 무너질 때 내 작은 마음을 지켜 당신 기댈 곳이 되어주겠다고 말하는 일. - P45

그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잰걸음으로 귀가하는 할매들의 굽은 등짝을 향해 한두 마디 더한다. 하루 두 번 약을 잘 챙겨 드시라고, 불편한 거 있으면 꼭 내원하시라고, 규칙적으로 식사 잘하시라고. - P85

출발하는 버스 안에서 내가 방금까지 앉아 있었던 그 카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질문했다. 분주함은 우리가 만든 것인지, 이 사회가 쥐여 준 것인지. 안식은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것인지, 쟁취하는 것인지. 쉼이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인지, 선택하는 것인지. 쉽게 답할 수는 없었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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