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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제9회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대상작이자, 웰메이드 심리스릴러인 <게르니카의 황소>. 한국 소설이지만, 읽다 보면 뉴욕 한복판에 서 있는 느낌이 확 든다. 폭력으로 인하여 분열된 심리를 날카롭게 표현하는 이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4년의 개고 끝에 출간된 이 책은 더 탄탄해진 스토리와 문장으로 완벽한 심리스릴러가 되었다. 어린 시절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에 빠져 화가가 된 한국계 미국인 케이트. 그녀는 환영을 보기 시작하면서 약을 복용했지만, 영감을 얻지 못해 결국 복용을 중단했고,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꿈과 현실을 넘나들게 되었다.
꿈속에서 만난 에린의 재능이 탐나 그녀와 거래를 하게 되고 그 후, 점차 꿈속의 일들이 현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느끼게 되며 케이트의 심리는 더욱 고조되었다. 실제 일어났을 수도 있는 사건에 이야기는 케이트의 억압된 욕망과 분노에 더욱 집중한다. 그 와중에도 에린은 매혹적인 면을 보여 두 여성 캐릭터는 마치 '지킬 앤 하이드'처럼 느껴지게 된다.
한국소설이지만 한국소설답지 않게 심리적으로나 배경적으로 스케일이 크게 느껴졌던 책 <게르니카의 황소>. 오랜만에 몰입하며 단번에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또 다른 스타일의 글이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꿈에서 그림을 다시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고스란히 기억한 채 깨어날 것이다. 손안의 내 수호신과 함께라면 이 주문도 조금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른다. - P64
모든 게 다 내 뜻대로 이뤄지기만 한다면. 상관없어, 이것이 꿈이든 현실이든. 나는 제한속도까지 엑셀을 밟아대며 몇번이고 되뇌고 또 되뇌었다. - P175
현실의 모든 감각이 내게서 한없이 멀어지는 듯한 아득함과 함께 나는 단 하나의 새로운 감각이 내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것을 느꼈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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