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업 - 불교철학자가 들려주는 인도 20년 내면 여행
신상환 지음 / 휴(休)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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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떠나 '내면 여행'에 눈이 갔다. 그것도 불교철학자가 들려주는 인도 20년 내면 여행이라니. 믿고 읽어볼 수 있었다. 인도, 네팔 무스탕, 티벳, 중앙아시아를 오가며 직접 번역한 불교 경전을 통해 한 생의 깨달음이 이 책에 담겼으니 불교가 아닌 나에게도 뜻깊게 다가온 책이었다.



저자는 인도에서 20년간 불교를 연구하고 비스바바라띠대학교 인도-티벳학과 교수로 재직한 불교철학자이다. '제2의 붓다'이자 '대승불교의 아버지'로 불리는 '용수'의 중관사상을 전공한 학자이기도 하다. 불교에 대해 잘 모르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엔 불교를 넘어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현지를 담은 생동감까지 다 느껴볼 수 있었다. (사진 또한 저자가 직접 찍은 것이다)


"어떻게 하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였다. 인간이란 모두 죽음으로 향하는 여행을 하고 있고, 그전에 각자의 몫만큼 삶의 여행을 떠난다는데, 우린 잘 여행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인도 수업> 총 4부를 통해 진정한 여행이란 밖으로 떠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내면으로 떠나는 것이며, 그 어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떠나는 것이라는 큰 깨달음을 건넨다.


이 책을 통해 각 나라별 불교를 제대로 알 수 있었으며, 현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또한 저자와 불교적 깨달음을 통해 내면 여행을 차분히 할 수 있어 좋았다. 종교를 떠나 진정한 '내면 여행 + 명상'을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지은 것은 내가 받는다.‘ 이것이 인도인들의 유전자를 지배하는 ‘지은 것‘을 뜻하는 ‘까르마karma‘, 즉 업業이다. 그리고 당연히 뒤따르는 것이 ‘그럼 죽음 이후에는?‘이라는 문제다. 만약 죽음으로 이 업이 모두 사라진다면 ‘내가 지은 것을 내가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바로 이런 이유로 업과 윤회는 떨어질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모든 세계 종교가 강조하는 사회적으로 행할 도덕적 의무인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을 강조해도 죽음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각기 달리 해석한다. - P44

한문 경전권 불교나 티벳 불교, 아니 모든 불교가 기복과 신행을 최고로 친다면 여타 종교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지혜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불교는 다른 종교와 구별되고, 특히 대승 불교가 ‘더불어 사는 삶‘에 강조의 방점을 찍는다면 남방, 또는 소승이 추구하는 아라한의 길과 차이가 난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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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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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새롭게 돌아온 기욤 뮈소의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달라진 맞춤법과 어휘 그리고 시대에 맞게 바뀐 대화체를 통해 좀 더 재미있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시간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 또 있을까?



누구나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을 해소시켜 줄 책이 바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이다. '엘리엇'은 나이 예순에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통해 신비한 알약 10개를 손에 쥐게 된다. 30년 전 과거로 돌아가 숨진 '일리나'를 만나게 된 엘리엇. 그가 그녀를 살리려고 할수록 그의 인생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게 된다. 


사랑을 지키려니 또 다른 시련이 찾아오고, 많지 않은 기회 속 30년 전 자신과 함께 힘을 합쳐 일리나를 살려내지만, 돌아온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이대로 끝나는 거 같았지만 역시 기욤 뮈소답게 또 한 번의 반전과 감동이 남아있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기욤 뮈소는 독자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는 거 같다. 그러니 계속해서 팬들은 그의 다음 소설을 기다릴 수밖에.


옛날에 출판된 기욤 뮈소의 다른 책들도 개정판으로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엘리엇은 당혹감을 금치 못하며 노신사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그야말로 놀라울 만큼 아버지와 흡사한 얼굴이었다. 전체적인 얼굴 형태뿐만 아니라 집안 내력인 보조개까지 파여 있었다. - P22

미래의 남자가 어떤 방법을 통해 오는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는 공상과학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었지만 대학에 다닐 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여행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빛의 속도를 뛰어넘을 수 있어야만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그러나 그 기이한 방문객이 마치 슈퍼맨처럼 초당 30만 킬로미터의 속도로 날아온다는 가정은 도무지 성립되기 힘들었다. 시간 여행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해답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할 것 같았다. - P115

자네는 인생이 한참이나 남은 것처럼 일리나를 대했어. 사랑은 그런 식으로 느긋하게 하는 게 아니야.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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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 제멋대로 선을 넘나드는 사람들과 안전거리 지키는 법
서제학 지음, 봄쏙 그림 / 필름(Feelm)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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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번 너무나 신선하고 통쾌한 책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각종 '고통사고'를 불러일으키는 인간관계에 안전선을 긋고 싶은 사람 누구나 다 공감할 책이 분명했다.



10년이 넘는 사회경험이 있는 저자라 그런지 내용과 노하우 또한 알찼다. 총 다섯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 고통사고도 보험처리가 되나요?, 나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어, 변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니까, 모두가 같은 속도로 달릴 필요는 없어 그리고 가끔은 적절한 브레이크도 필요한 법 - 까지 우리가 각자 나름대로 정해놓은 선을 (알든 모르든) 습관적으로 넘는 사람들에게서 몸과 마음을 지켜내는 대처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직장이나 집, 친구나 그냥 지나치는 사람 등 결국 마주 봐야 하는 사람과는 어쩔 수 없이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그 안에서 '삶의 고통사고'가 시작된다. 무사히 넘어 갈 수도 있고, 상대방이 잘못할 수도 있고, 상대방이 잘못했으나 쌍방 과실이 될 수도 있는 고통사고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혼자 조심하고 배려하려고 애쓴다. 그럴 때일수록 더 단호히 안전선을 그어줘야 한다는 저자.


저자의 말처럼 살아가며 스스로 지켜야 할 '내면의 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나를, 나의 내면을 지킬수록 나의 행복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침범하지 않으며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을 테니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처음에서 오는 익숙지 않음은 인정하되 그 미숙함을 내 능력의 부족함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에게 먼저 화살을 돌리는 순간, 그 틈을 파고들며 비난하고 공격할 고통사고 유발자들은 주변에 널리고 깔렸기 때문이다. - P61

남들이 느끼기에 대단하지 않아도 좋다. 일상의 권태로움을 이겨내고, 작은 성취를 통한 동기부여로 오늘을 더 잘 살아 낼 수 있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일상에 즐거움을 지펴 줄 성취감의 씨앗을 당신도 심어보시길. - P159

쉼 없이 열심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조금 늦더라도 정말 이 길이 내가 행복하게 오래갈 수 있는 길인지 충분히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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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비트윈 : 경계 위에 선 자
토스카 리 지음, 조영학 옮김 / 허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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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바이러스와 사이비 교단이 만나 눈을 뗄 수 없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펼쳐진 책 <라인 비트윈 : 경계 위에 선 자>. 이 책은 마치 현재 코로나19와 종교 단체의 집단 감염 사태를 예언한 듯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다.



강렬한 커버에서 알 수 있듯 이 소설은 정말 개성이 강했다.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되어있으며, 주인공이 여성이라 더욱 민감하기도, 더욱 불편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만큼 저자의 표현력이 좋았다는 뜻) 이야기는 크게 두 개로 나뉜다. 주인공 '윈터'가 사이비 종교 단체 '신천국'의 장소 '엔클라베'에서 쫓겨난 후의 이야기와 윈터가 15년 전 이 사이비 종교 단체에 들어가 어떤 사상으로 살아왔는지의 이야기이다.


가족을 남겨두고 쫓겨난 윈터는 외부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하지만 동시에 미국 전역에서 원인 모를 바이러스가 생겨 일반 사람들에게 폭력을 동반한 치매 증상이 보이기 시작했고, 신천국에 남아있을 줄 알았던 윈터의 언니 '재클린'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샘플을 윈터에게 전해주며 이야기는 더욱 긴장감 있게 흘러간다.


어쩌면 커버의 그림이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를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윈터의 가치관이 변화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누구의 도움도 아닌, 스스로 이겨낸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치밀하게 자료를 조사하고 실화를 기반으로 재난의 풍경을 그렸다고 한다. 그만큼 이 소설은 어쩌면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일 수도 있다. 다음 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후의 이야기가 또 어떻게 흘러갈지 정말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더 역겨운 노릇은, 떠난 사람들의 이름을 말할 수 없는 탓에 그 이름이 오히려 머릿속에서 점점 더 커져가기만 한 것이다. 차라리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 P69

내 선택이라고? 나한테 무슨 선택권이 있지? ... 난 하루 종일, 몇 안 되는 가능성을 따져보았다. ... 결론은 하나. 재클린을 설득해 모두 함께 떠나야 한다. - P195

우리는 조용히 차를 몰았다. 시선은 연료 계기와 속도계를 부지런히 오갔다. 바늘이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몇 초 후 엔진이 셧다운 되었다. 우리는 길옆에 차를 댔다. 브롱코가 죽었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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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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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의 초반이 벌써 16년이나 지났다. 달라진 맞춤법과 어휘 그리고 현재에 맞는 어투를 실어 새로운 교정 작업으로 탄생한 개정판 <구해줘>.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기욤 뮈소의 작품을 읽고 느꼈던 전율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브로드웨이의 배우를 꿈꾸지만, 좌절 후 프랑스 집으로 돌아가려는 줄리에트, 정신과 의사가 되었지만, 아내를 잃은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던 샘. 둘은 우연한 사고로 만나게 되고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서로 통하는 게 분명 있었지만 줄리에트는 결국 파리로 돌아갔고, 샘은 잡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 있던 차 줄리에트가 탄 비행기가 공중에서 폭발했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 그녀를 잡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을 때, 그레이스라는 형사가 나타나 줄리에트는 비행기를 타지 않았고 생존해 있다고 말해주는데.. 


이 소설의 묘미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이외에도 조디와 마크라는 인물이 등장하며 이야기는 더욱 확장되고,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각자의 슬픔이 더해져 읽는 독자들은 더욱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되는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욤 뮈소'만의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어휘와 어투가 많이 바뀌었고 더 매끄러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전에는 조금 다가서기 어려운 느낌이 많았는데, 이번엔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는데도, 더 새롭게 느껴졌던 기욤 뮈소의 최고 베스트셀러 <구해줘>. 저자가 계속해서 오래도록 글을 써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불행하게도 샘이 제발 아니기를 간절히 바랐던 일이 벌어져 있었다. 그는 완전히 넋이 나갔고, 심장이 공포로 얼어붙었다. 다리가 후들거렸고, 거대한 파도 같은 전율이 온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 P119

샘은 누군가를 만나야 했다. 그가 삶의 위기에 처할 때마다 도움을 청했던 사람...... - P263

마크는 창가로 다가가 아침 햇살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참 동안 그는 그 자리에 서서 그레이스가 했던 말을 돼새기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마크는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그가 창문을 다시 닫을 때, 그의 가슴은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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