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비히 베멀먼즈 일러스트레이터 4
퀜틴 블레이크.로리 브리튼 뉴웰 지음, 황유진 옮김 / 북극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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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삶을 그대로 투영한 그림책 작가 루드비히 베멀먼즈. 그의 신비로운 이야기에 그의 그림책 시리즈 또한 새롭게 다가왔다.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건 얼마 남지 않은 은행 잔고랍니다."라는 말까지 남긴 그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마들린느>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마들린느를 통해 그의 그림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전에 읽었던 그림책들과 다르게 평범히 그려진 선이지만 너무나 잘 표현되어있으며 뚜렷한 색감이 더해진 그림을 보자마자 푹 빠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림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특히 어린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스한 이야기까지. 그는 그림책의 면모를 너무나 잘 알고 있던 작가였다.


그는 호텔 가문에서 태어났기에, 호텔에서 태어나 생활하고 종업원으로 근무하며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만나는 사람들은 거의 다 나이 든 사람들뿐이었는데, 그 사람들과 생활한 환경을 바탕으로 그의 그림은 언제나 즉흥적이고 유쾌한 천성이 흐른다고 한다. 그의 작품 <마들린느> 시리즈는, 마들린느 프로인드와 사랑에 빠져 그녀가 한때 수녀가 되려고 했다는 사실을 잘 녹여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더 놀라웠던 사실은, 그가 그림책 말고도 벽화, 잡지 일러스트, 유화, 에세이, 소설, 영화 시나리오 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펼쳤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엔 정말 다양한 그의 작품들이 소개되어있었다. 답답한 형식이 잡히지 않은 그의 작품들이 참 좋았다. 마치 자유로움과 자연스러움이 한꺼번에 담긴 느낌이었다. 영감을 주는 장소라면 편지지든 메모든 손에 잡히는 대로 그림을 그렸다는 그였기에, 찰나의 순간을 그림으로 잘 녹여낼 수 있었을 것이다.


8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마들린느 캐릭터를 포함해 지금 봐도 현대적이며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그의 그림과 작품을 기다리는 어린이들과 어른들을 위해서라도 더 다양한 작품이 한국에 많이 소개되길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베멀먼즈는 평생 전통적인 작업실 환경에서 일하기를 어려워했다. 예술 인생을 통틀어 베멀먼즈는 북적북적한 바처럼 일상생활이 영감을 주는 장소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화면과 재료를 활용해서 쓰고 그리는 편이 가장 낫다고 여겼다. - P26

그의 그림은 마티스, 피카소, 라울 뒤피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어린이의 마음에 와닿는다. 가르치려 들거나 감상에 빠지지 않으면서, 선과 점으로 그려진 작은 소녀의 감정을 온전히 전달한다. - P53

삶의 초상은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작업입니다. 오직 당신이 직접 보고 만지고 알고 있는 것이 진짜입니다. 그때에야 당신은 캔버스와 종이 위에 삶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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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나 - 세르주 갱스부르와 제인 버킨, 그 사랑의 기억
베로니크 모르테뉴 지음, 이현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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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자아를 탄생하도록 서로를 이끌어준 두 사람, 갱스부르 그리고 버킨. 이 커플은 다른 커플에게서 볼 수 없는 예술과 성장을 눈부시게 보여준 커플이었다. 자유롭고 매혹적인 두 사람의 사랑 연대기는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천재 작곡가이자 샹송의 대부, 세르주 갱스부르와 프렌치 시크의 대명자 제인 버킨.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의 내밀한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유명세 속에서도 자유와 해방의 아이콘이었던 두 사람. 그들이었기에 서로 성장하며 더 멋진 예술을 탄생시킨 게 아닐까 싶었다.


12년 동안 함께하며 가끔 정도가 지나치긴 했어도 그들은 서로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자아를 끌어내 주기도 했으며 영혼의 뮤즈가 되어 주기도 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인터뷰와 증언 그리고 기록을 통해 이들의 사랑 속 숨겨진 이야기는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다. 어둡고 아픔도 가득했다. 그로 인해 탄생한 그들만의 아이콘적인 이미지를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헤어지게 되었지만, (갱스부르가 세상을 떠났어도) 둘은 여전히 함께 있는 것 같다. 그 어떤 연인들보다도 뜨겁고 찬란했던 만큼 그 여운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대를 앞서간 예술과 사랑을 한 갱스부르와 버킨. 이렇게 사랑 하나로 많은 영향력을 끼친 커플이 또다시 나올 수 있을까.


제인의 이 같은 탄력성은 무척 중요하다. 따지고 보면 그 어떤 경우에도 버킨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으며, 그녀의 정치적 입장이 그렇고 타고난 성품이 그렇다. - P98

갱스부르는 스타의 삶을 원했으나, 그럴 운명을 타고 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조명과 함께 하는 삶이었지만 슬라브계 특유의 ‘뭐라 말할 수 없는‘ 신중함, 죽음에 대한 존중과 엄숙함이 늘 따라다녔다. - P119

세르주는 프레데리크 쇼팽의 <연습곡 Op.10, 3번>을 변형해 멜로디를 만들었다. 이에 대한 갱스부르의 한 마디. "그것은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끝. 나는 꽃을 꺾지 않았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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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경영학 - 성공하는 기업의 4가지 혁신 전략
정인호 지음 / 파지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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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지식은 과감히 버려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수많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살펴보며 '경영'을 알아가는 책 <다시 쓰는 경영학>.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4가지 혁신 전략으로 살아남아보자.



아직은 다가오지 않을 것 같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며 비대면이 일상이 된 오늘날, 성공한 기업이 있는 가 하면, 재무 상황과 영업 환경 악화로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된 기업이 20%나 된다고 한다. 변한 사회에 발맞춰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도 더 다양해졌기에 이를 따라가야 할 기업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아직도 많은 기업이 예전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적인 경영학 지식은 과감히 버려도 좋다는 저자. 경영학 박사이자 경영 평론가인 저자는 총 4가지 파트 - '하얀 백조를 극복하라', '성과주의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라', '불문율에 도전하라', '소비자의 욕망에 주목하라' - 를 이야기하고 있다. "어제의 '최신'은 오늘의 '보편'이 되고 내일이면 '낡은 것'으로 전락한다."는 저자. 수많은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변화에 맞추고 변화를 예상해야 하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CEP(Category Entry Point)'라는 개념이었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려면 경쟁사의 제품보다 더 좋은 장점을 찾는 대신, 어떻게 어필하여 어떤 점에서 최초가 될 것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이었다. 이렇게 새롭고 혁신적인 전략과 애플, 구글 그리고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 스토리까지, 변화하는 경영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길.


'플랜비디자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쇠퇴의 징조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감안한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실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고객은 완벽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 P45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노력을 통해 도전하고 성취할 필요가 있으며 자신의 기본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 - P137

카테고리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성숙기 단계에서는 카테고리들의 분화에 의해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할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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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사피엔스 - 또 하나의 현실, 두 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인류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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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엔 가속화되는 다섯 가지 트렌드가 있다고 한다. - 탈세계화와 신냉전, 기후 위기와 정체성 위기,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찾는다는 탈현실화 - 까지. 그중 단연코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탈현실화 속 '메타버스'일 것이다.



새로운 현실이라 불리는 메타버스는 이제 아바타를 통한 게임이 아닌, 여러 개의 몸을 지닐 수 있는 미래 인터넷, 체화된 인터넷, 디지털 현실 플랫폼이 되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즉 새로운 현실은 21세기 대항해시대의 서막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우리는 메타버스로 간다." 마크 저커버그의 말이다. 이 말을 처음 접했을 때, 이제 정말 메타버스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직 아날로그적인 현실에 익숙한 우리들은 어떻게 디지털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까? Z세대는 이미 자신의 고향은 디지털 현실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놀이, 사회활동, 소비 등 모두 디지털 현실에서 더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사피엔스>는 이러한 디지털 현실이 인류 역사의 방향을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은 다른 메타버스 책들보다 더 구체적으로 인간의 뇌가 디지털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체험할 수 있는지 과학적으로 상세히 알려주었다. 또한 저자는 다중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연구 사례를 보면 이 또한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아날로그적 인류 역사의 마지막이자 새롭게 시작될 인류 역사를 앞둔 이 시점에서 우린 어떤 탈현실화 미래를 맞이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지게 될지 궁금했던 내용들을 속 시원히 알 수 있어 정말 좋았던 책 <메타버스 사피엔스>. 뇌과학적으로 접근한 메타버스가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시길.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대체 현실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할까? 탈현실화된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 P21

현실을 해석하는 우리 뇌만의 강력한 알고리즘, 바로 편가르기 때문입니다. 자기 편과 남의 편으로 가르는 편 가르기는 뇌과학적으로 인간이 지닌 일종의 착시인데, 이는 우리 스스로 자신의 믿음을 가장 주의해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 P67

그렇다면 아날로그적인 몸에 갇힌 우리가 도대체 어떻게 디지털 현실을 체험할 수 있을까요?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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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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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작가가 있는데 어떻게 미스터리를 쓸 수 있겠는가!", "충격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렌조 미키히코표 미스터리의 걸작". 이 두 문장으로 이 소설이 얼마나 큰 반전을 담은 소설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대체 어느 정도길래 그러는 것일까?



발표하는 작품마다 치밀하게 짜인 이야기 속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저자는 이번 소설 <백광>에서도 그 면모를 보여주었다. 뜨거운 여름날에 일어난 이야기, 한 가정집 안마당에서 네 살 여자아이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사망 추정 시간에 가족들 모두 알리바이를 갖고 있었지만, 정상적이지 않았다. 불륜, 폭로, 황급히 집을 뛰쳐나간 낯선 사람까지.


평범한 가족이었던 일상에 큰 그림자가 드리우며 충격적인 진실들이 드러난다. 그럴 때마다 바뀌는 범인, 끝까지 범인이 누구였는지 예상할 수 없게 만든다. 그냥 미스터리 반전 소설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의도가 없었던 말과 행동이었는데, 범죄를 저지르게 되니, 독자들에게 충격을 줄만하단 생각이 들었다. 또한 뚜렷하게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구별되지 않고 누구라도 범인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충분해 마지막 반전이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반전이 백미인 추리소설인 만큼 출판사에서 "범인의 정체에 놀라지 않았다면 전액 환불해드립니다."라는 환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studioodr)에서 확인해주시길.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건 내게는 잊지 못할 추억과 깊은 관계가 있는, 기념해야 할 시각입니다. 날짜는 관계없습니다. - P37

여전히 아무 감정도 담기지 않은 사무적인 목소리였지만, 능소화 꽃망울을 향한 그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다케히코는 그 옆얼굴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 P153

나는 고개를 들었다. 어둠 속에 나보다 두 배쯤은 큰 그림자가 우뚝 서서 당장이라도 나를 잡아먹으려 하고 있었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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